[중·대기업 공갈사건으로 본 원-하청 문제] 악성민원까지 하청업체 통해 해결

지역내일 2012-01-03
삼성물산, 비리폭로 협박받자 하청업체 거쳐 수억원 지급

대형건설사가 하청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이것이 약점으로 잡히자 또 다른 하청업체를 동원해 금품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최근 등장한 동반성장, 상생 구호 이면에는 대기업의 악성민원까지 해결해주는 하청업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삼성물산에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뒤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 등)로 협력업체 전 대표 조 모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 회사는 주택분야 하청업체로 삼성물산과 거래를 해왔다. 문제는 2007년 조씨의 회사가 자금난으로 망하면서 시작됐다.

조씨는 서울 강남 삼성물산 본사에 찾아가 "회사 관계자들에게 돈과 향응을 제공해 왔는데 이를 폭로하겠다"며 수십차례 행패를 부렸다.

견디다 못한 삼성물산은 조씨에게 5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단순한 협박의 대가로 보기에는 엄청난 액수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은 조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하청업체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물산 임원인 박 모씨는 또 다른 하청업체 ㅇ건설 이 모 대표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 대표에게 "나중에 돈을 보전해 줄 테니 조씨에게 돈을 건네 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조씨는 이 대표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모두 5억9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조씨는 또 지난 2003년 삼성물산 직원 엄 모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것을 약점 잡아 5년이 지난 뒤 협박해 5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가 직접 돈을 건네면 이것이 다시 약점이 될 수 있어 하청업체에 부탁을 했다"며 "우리쪽 돈이 하청업체를 통해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악성민원 해결에 또 다른 하청업체를 내세운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아무리 동반성장, 상생을 외쳐도 중소기업 현실은 대기업의 계열사보다 못한 존재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원-하청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선 이 같은 일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조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도 마무리했다"며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잘못한 일은 벌을 받고 부당한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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