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충효길' 26㎞ 조성
숲속길·흙길 그대로 살려

동작구가 편안한 걸음으로 충절의 고장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충효길'을 조성, 주민들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충효길을 찾는 주민들이 많다. 사진 동작구 제공
"자연 그대로 흙길이라 걷기가 편해요. 길을 조금 넓히고 돌을 골라냈을 뿐인데 매일 걷고싶을 정도네요."
서울 관악구 청림동에 사는 정의자(53)씨. 매주 한차례 이웃 동작구를 찾는다. 야트막한 서달산을 따라 걸으며 시원스레 내다보이는 한강을 조망하는 재미에서다. 정씨는 "전에는 매일 왔는데 그만큼 시간을 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동작구가 편안한 걸음으로 충절의 고장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충효길'을 조성, 주민들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구는 전체 7구간 26㎞ 가운데 1~3구간 10.7㎞를 단장해 주민들에 개방했다. 충효길이라는 이름은 주민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 당선작이다. 구 관계자는 "사육신묘 현충원 등 충절과 절개가 어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라며 "전국걷기운동연합회 간부, 대학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등 자문위원이 참여한 회의에서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충효길은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일곱가지 색깔로 풀어냈다. 본동 배수지공원에서 시작해 노들역 고구동산을 지나 서달산 정상에 이르는 1구간 고구동산길(3.1㎞)에 담긴 주제는 자연·동화(生).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잣나무길,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숲속 유치원 등이 있다. 고구동산 공터에 나무를 이용해 만든 미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비밀의 화원'이다. 구는 특히 고구동산에 서울시 천문대가 들어설 경우 낮에는 한강, 밤에는 별빛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현충원 내부를 관통하는 2구간 현충원길(3.0㎞) 주제는 충절·추모(忠). 현충원 개방시간에 한해 역대 대통령과 장군묘역 호국지장사 등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특히 벚꽃이 만발한 봄에 가장 아름답다"고 전했다.
한강나들길(4.6㎞)은 동작역에서 한강변 효사정 용양봉저정 배수지공원 사육신역사공원을 거쳐 노량진역으로 이어진다. 정조와 조선시대 한성판윤이던 노한의 효심, 사육신의 충절을 기려 주제를 효도·가족(孝)으로 정했다. 길을 걸으며 한강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4~7구간 15.3㎞는 내년 하반기까지 마무리한다. 노량진역과 수산시장 노량진근린공원 용마산을 지나 신대방삼거리역으로 이어지는 노량진길(3.4㎞) 주제는 나눔·마음(情). 국내 최대 수산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과 고시학원이 밀집한 학원가에서 일상의 박동을 느낄 수 있다. 신대방삼거리역~보라매근린공원~보라매역 구간은 보라매길(2.9㎞)로 문화·교감(通)을 주제로 한다. 자연 체육시설 어린이놀이공간 등이 어우러진, 가족들이 함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동작마루길(4.6㎞)과 까치산길(4.4㎞)은 상도근린공원~국사봉~서달산과 서달산~까치산근린공원~사당역 구간으로 각각 형제·친구(愛)와 보전·공전(保)이 주제다.
동작지역 전역을 훑을 수 있는 충효길은 문충실 구청장 주요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가까운 관악산이나 멀리 북한산·도봉산까지 산을 찾아 나서는 주민들을 위해 지역 내에 간단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을 만들었다. 문 구청장은 특히 지리산둘레길을 수차례 답사, 자연친화적인 길을 주문했다.
구는 산과 강을 따라 난 길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끊긴 길은 생태통로나 목재데크 등으로 연결했다. 탐방안내소와 쉼터 안내지도 등 인공구조물도 최소화했다. 서달산에서 만난 송헌익(75·상도1동)씨는 "서울 도심에서 숲속길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 좋다"며 "풍광도 즐기며 산 곳곳에 있는 운동기구로 몸도 푼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에 두세번은 1~3구간을 내리 걷는 열성 이용자다.
문 구청장은 "일곱색깔 충효길은 현충원과 보라매공원 등 지역 역사문화자원과 한강 수산시장 까치산 등 자연과 생활을 접목한 이색 걷기구간"이라며 "동작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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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길·흙길 그대로 살려

동작구가 편안한 걸음으로 충절의 고장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충효길'을 조성, 주민들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충효길을 찾는 주민들이 많다. 사진 동작구 제공
"자연 그대로 흙길이라 걷기가 편해요. 길을 조금 넓히고 돌을 골라냈을 뿐인데 매일 걷고싶을 정도네요."
서울 관악구 청림동에 사는 정의자(53)씨. 매주 한차례 이웃 동작구를 찾는다. 야트막한 서달산을 따라 걸으며 시원스레 내다보이는 한강을 조망하는 재미에서다. 정씨는 "전에는 매일 왔는데 그만큼 시간을 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동작구가 편안한 걸음으로 충절의 고장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충효길'을 조성, 주민들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구는 전체 7구간 26㎞ 가운데 1~3구간 10.7㎞를 단장해 주민들에 개방했다. 충효길이라는 이름은 주민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 당선작이다. 구 관계자는 "사육신묘 현충원 등 충절과 절개가 어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라며 "전국걷기운동연합회 간부, 대학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등 자문위원이 참여한 회의에서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충효길은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일곱가지 색깔로 풀어냈다. 본동 배수지공원에서 시작해 노들역 고구동산을 지나 서달산 정상에 이르는 1구간 고구동산길(3.1㎞)에 담긴 주제는 자연·동화(生).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잣나무길,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숲속 유치원 등이 있다. 고구동산 공터에 나무를 이용해 만든 미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비밀의 화원'이다. 구는 특히 고구동산에 서울시 천문대가 들어설 경우 낮에는 한강, 밤에는 별빛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현충원 내부를 관통하는 2구간 현충원길(3.0㎞) 주제는 충절·추모(忠). 현충원 개방시간에 한해 역대 대통령과 장군묘역 호국지장사 등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특히 벚꽃이 만발한 봄에 가장 아름답다"고 전했다.
한강나들길(4.6㎞)은 동작역에서 한강변 효사정 용양봉저정 배수지공원 사육신역사공원을 거쳐 노량진역으로 이어진다. 정조와 조선시대 한성판윤이던 노한의 효심, 사육신의 충절을 기려 주제를 효도·가족(孝)으로 정했다. 길을 걸으며 한강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4~7구간 15.3㎞는 내년 하반기까지 마무리한다. 노량진역과 수산시장 노량진근린공원 용마산을 지나 신대방삼거리역으로 이어지는 노량진길(3.4㎞) 주제는 나눔·마음(情). 국내 최대 수산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과 고시학원이 밀집한 학원가에서 일상의 박동을 느낄 수 있다. 신대방삼거리역~보라매근린공원~보라매역 구간은 보라매길(2.9㎞)로 문화·교감(通)을 주제로 한다. 자연 체육시설 어린이놀이공간 등이 어우러진, 가족들이 함께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동작마루길(4.6㎞)과 까치산길(4.4㎞)은 상도근린공원~국사봉~서달산과 서달산~까치산근린공원~사당역 구간으로 각각 형제·친구(愛)와 보전·공전(保)이 주제다.
동작지역 전역을 훑을 수 있는 충효길은 문충실 구청장 주요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가까운 관악산이나 멀리 북한산·도봉산까지 산을 찾아 나서는 주민들을 위해 지역 내에 간단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을 만들었다. 문 구청장은 특히 지리산둘레길을 수차례 답사, 자연친화적인 길을 주문했다.
구는 산과 강을 따라 난 길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끊긴 길은 생태통로나 목재데크 등으로 연결했다. 탐방안내소와 쉼터 안내지도 등 인공구조물도 최소화했다. 서달산에서 만난 송헌익(75·상도1동)씨는 "서울 도심에서 숲속길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 좋다"며 "풍광도 즐기며 산 곳곳에 있는 운동기구로 몸도 푼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에 두세번은 1~3구간을 내리 걷는 열성 이용자다.
문 구청장은 "일곱색깔 충효길은 현충원과 보라매공원 등 지역 역사문화자원과 한강 수산시장 까치산 등 자연과 생활을 접목한 이색 걷기구간"이라며 "동작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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