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야맞교대 모두 없앤다”

지역내일 2012-01-05
사측 1400명 채용·3600억 투자로 시동 … 지속적 현장 근로감독 따라야

내년부터 현대기아자동차 모든 사업장에 불법적 장시간노동이 해소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올해 1400명 이상의 노동자를 신규 채용하고 3599억원의 시설투자를 한다.

고용노동부 이채필 장관은 4일 현대기아차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장근로 법적한도 위반 개선계획'을 보완·제출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계획에 따르면 순환근무제 실시와 일부공정 교대제 개편 등을 위해 오는 3월까지 900여명 이상 우선 채용하고 올해 안에 500여명 이상 채용을 마친다. 이들 가운데 900명은 현대차에, 500명은 기아차에 배치된다. 또 법 위반 시정에 필요한 노후설비 교체와 신규설비 마련을 위해 올해 안에 현대차 1741억원, 기아차 1858억원 등 총 3599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실시한다. 특히 법 위반이 많았던 '파워트레인(엔진 변속기 소재) 라인'은 3월까지 2조2교대에서 3조3교대 등으로 개편한다.

◆"심야노동 해소 고용창출 기대" = 완성차업계중 가장 늦게 개선안을 승인받은 현대기아차에서 노동시간단축 노력이 본격화될 경우, 타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사들까지 만연한 불법적 장시간노동문제와 심야근무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고용부의 기대다. 이미 한국GM은 한국GM은 2000억원 내외의 설비투자와 신규 인력채용, 일부 공정 교대제 개편(2조2교대제에서 3조2교대제로)을 추진키로 했다. 르노삼성은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고, 쌍용차도 다기능화 훈련을 통해 근무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는 자동차업종에서 교대제 개편을 통안 추가 인력채용을 바라고 있다. 연장근로한도 위반이 심각한 파워트레인 라인의 경우 2조2교대제를 3교대로 바꾸려면 추가인력이 필요하다. 5만개에 이르는 현대차 협력업체들은 이미 원청의 근무형태 변경에 여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용부는 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뤄지면 협력업체의 근무형태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심야근무와 휴게시간 단축을 통해 생산량을 늘여온 업체들이 3교대제를 도입하면 고용을 늘이게 될 것"이라며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이전 주야2교대제 근무체제로 돌아가긴 어렵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현대차 노사는 2005년 이후 밤샘근무를 없애기 위한 논의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노사 입장차로 도입이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해 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가진 근무형태변경추진위 노사 자문위원의 위촉식 모습 연합뉴스


◆"현대차 노사 합의 관건" =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미 2005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위해 협의를 해왔으나, 양측의 입장차로 도입이 번번이 무산됐다. 현대기아차는 고용부에 제출한 개선계획안에 대해 아직 노조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개선계획안에는 △개인별 연장근로 관리 시스템 개발 △순환근무제 도입 △노조 대의원이 결정하던 휴일특근을 관리자 결재체계로 전환 △공장간 물량이동 및 전환배치 등 예민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동안 노조는 교대제를 개편하더라도 △임금삭감 △노동강도강화 △고용불안 등이 없는 '3무 원칙'을 강조해왔다. 신규인력 채용과정에서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정규직화 논의도 불거질 수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와 협의도 않고 계획안을 고용부에 제출했다"며 "회사의 투자규모를 볼 때 생산공장 증설이 아니라 기존설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고, 노조와 이미 맺은 단협을 개악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근무형태변경 추진위원회'의 자문위원 대표를 맡아온 고용노동연수원 박태주 교수는 "완성차업체의 장시간근로는 노사정 담합에 의해 이뤄진 측면 있는데, 고용부의 이번 정책은 담합구조를 깬 '긍정적 충격'으로 봐야 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노사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고, 원청과 협력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근로감독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연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2000시간을 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특히 5개 자동차업체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55시간인데, 법정한도 52시간(주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을 크게 초과하고, 주당 평균 35시간인 외국 완성차업체보다 55%나 길다. 최근 고용부에서 실시한 완성차 근로시간 실태조사에선 현대차 전주공장 엔진부문의 법위반율이 50%였고, 상용2라인은 60.1%에 이르렀다.

■ 주간연속2교대제란 = 주간연속2교대제는 한마디로 밤샘근무를 없애는 근무형태다. 지금은 주간조(오전 8시~오후 7시)와 야간조(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로 나눠 10시간씩 작업하는 맞교대제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는 오전조 8시간(오전 6시30분~오후 3시10분) 8시간, 오후조 9시간(오후 3시10분~오전 12시50분)로 나뉘어 일한다.

노동시간이 줄면 노동자 입장에선 초과근로수당이 없어져 임금이 깎이고, 사용자 입장에선 생산량이 적어져 손실을 본다.

이 때문에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에는 뜻을 같이 했으나 임금과 생산량을 두고 다퉈왔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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