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금리 25개월째 … 사상 최장

지역내일 2011-12-19
세계 재정위기 여파 … 저금리 속 물가상승도 한몫

'마이너스 금리' 상태가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1월 현재 기준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1.0%다. 2009년 11월 이후 25개월째 마이너스 금리다. 기준금리를 기준으로 실질금리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5월 이후 최장기다.

기준금리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년물 국고채 명목금리는 3.39%였지만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4.2%를 뺀 실질금리는 -0.81%였다. 3년물 국고채에 100만원을 투자해 얻는 이윤은 3만3900원이지만 물가상승률을 제외하면 거꾸로 8100원의 손해가 난다는 뜻이다. 3년물 국고채의 실질금리는 지난 3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다. 5년물 국고채도 명목금리는 3.53%이지만, 실질금리는 -0.67%였다.

가계가 은행에 저축했을 때 받는 이자를 의미하는 순수저축성예금의 실질금리는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0.10%로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고려하면 여전히 돈을 넣을수록 손해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실질금리가 '플러스'였던 것은 단 5개월뿐이다. 40개월이 '제로금리' 이하 상태였다. 한국은행은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내년은 세계경기 둔화 영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금리 장기화는 글로벌 재정위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한 재정위기가 세계경제를 강타한 탓에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자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선택한 것도 마이너스 금리의 다른 요인이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해 물가에 큰 부담을 줬다.

한은이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금리를 올린 데 맞춰 시중 금융기관들이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수신금리는 제대로 인상하지 않은 것도 마이너스 금리를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가계부채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으나 물가에는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가계부채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장기침체 국면을 맞은 주택경기 등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한은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일찌감치 나왔다. 지난달 공개된 10월13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실질콜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에 있으면 물가부담이 커 앞으로 경기가 둔화하거나 성장이 멈춰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장기화하는 것은 통화의 팽창, 높은 인플레이션 유발, 자산거품 형성 등의 심각한 경제 불균형을 일으켜 금융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도 나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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