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갱과 모나카라는 단 두 가지 상품만으로 1평짜리 가게에서 연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적의 가게, 하루 150개만 한정판매하는 고집을 꺾지 않는 가게. 신간 '1평의 기적'은 바로 이 가게, '오자사'의 이야기다. 150개 중의 한 개라도 손에 넣기 위해 새벽부터 손님들이 길다랗게 줄을 서는 광경이 40년 이상 지속돼온 도쿄의 양갱가게다. 소녀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양갱을 팔았고 지금은 여든이 된 오자사의 여주인 이나가키 아츠코가 덤덤하게 오자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제2의 인생을 맞기 위해 사업을 준비하는 이라면 오자사 이야기에 귀가 번쩍 뜨일 법하다. 누구나 사업에 뛰어들 수 있지만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오자사의 성공 노하우를 귀동냥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숯불에 올린 팥소를 졸이다 보면 찰나의 보랏빛을 만나기 위해 수십년간 매일매일 양갱을 만들고 있다는 이나가키 사장의 장인정신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팥의 풍미를 최대한 끌어내면서 졸이기 위해서는 종이 한 장 두께만을 남기고 주걱을 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까지의 온갖 노력과 열정, 신품종 팥이 나올 때마다 농업연구소를 찾아가 확인하다 보니 연구원들이 이제 동료 대하듯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고객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남편도 양갱을 사려면 줄을 서게 하는 엄격한 모습. 어느 이야기든 이나가키 사장의 열정적이되 차분하고, 엄격하되 따뜻한 영혼을 느끼게 한다.
장애인 직원을 처음 채용하고 서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낸 이야기는 특히 감동적이다. 단순히 장애아를 차별없이 대하며 정직원으로 고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가 느껴지기 때문에 그렇다.
서돌
이나가키 아츠코 지음
양영철 옮김
1만4000원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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