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돈·일자리 '노후준비 3박자' 무대책
건강 나빠 일 못하고 생활비도 부족 … '노후의 악순환' 현실화
60세이상 고령층들은 노후에 필요한 건강 돈 일자리 등 3박자가 사실상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아야 할 날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만 가고 있지만 노후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장수의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에 태어난 아이는 평균 80.8세까지 산다. 남성은 77.2세, 여성은 84.1세다. 10년전에 비해 각각 4.9세, 4.5세 늘었다. 65세인 경우 평균적으로 남성은 17.2세, 여성은 21.6세를 더 산다. 남성은 평균 82.2세, 여성은 86.6세까지 사는 셈이다.
70세 남성과 여성도 13.5세, 17.3세 많은 83.5세, 87.3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85세는 평균적으로 90세를 넘고 현재 90세를 넘었다면 100살을 근접할 때까지 살 것으로 보인다.
남성 45세가 80세까지 살 확률은 52.7%로 절반을 넘어서고 65세가 80세를 넘어설 가능성은 60.5%로 올라서게 된다. 여성 45세와 65세가 8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각각 75.2%, 79.0%에 달한다. 65세 남성 10명 중 6명, 여성 10명 중 8명은 80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의학의 빠른 발달로 암을 정복하게 되면 남성은 4.0년, 여성은 2.0년의 수명이 늘어나고 뇌혈관질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거나 치료가 가능해진다면 남녀 모두 1.3년을 더 살 수 있게 된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늘어난 수명만큼 살 준비는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은퇴하고 난 60세 이상의 고령층들은 일자리, 건강, 돈 모두 무방비상태였다.
◆준비되지 않은 '두 번째 직장' = 주로 일하던 직장에서 나오는 연령은 53세다. 남성은 55세, 여성은 51세다. 60대에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는 경우가 676만명 중 162만명인 24%에 달했지만 40대에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116만명, 17.2%로 적지 않았다.
두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근로조건도 열악했다.
고령자들은 일하고 싶어 한다. 지난해 55~79세 고령인구 중 취업희망자 비율은 58.5%에 달했다. 생활비가 부족하기(54.9%) 때문이다.
특히 남성(72.0%)이 여성(46.8%)보다 일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취업자 중 장래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90.0%였으며 미취업자 중에선 28.4%가 일자리를 얻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자체가 줄었다. 65세이상의 취업자비중은 2000년 29.4%에서 2002년에는 30.5%로 늘었고 2006년과 2008년에도 30.3%로 30%대를 유지했으나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에는 28.7%로 내려앉았다.
근로환경도 열악한 수준이다.

2010년 60세 이상 취업자 중 45.2%가 자영업자였다. 자영업을 하는 가족과 같이 무급으로 일하는 사람이 10.6%였다. 임금근로자(44.2%) 중 임시직이 20.7%, 상용직과 일용직이 각각 12.8%, 10.7%였다. 특히 남성은 55.5%가 자영업을 했으며 여성은 30.6%에 그쳤다. 여성들은 무급가족 종사자가 22.9%에 달하고 임금근로자(46.5%) 중에서도 임시직(25.9%)과 일용직(14.5%)이 40.4%였다.
◆건강관리 안돼 일자리도 잃어 =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불가피하게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건강문제는 피하기 어려운 짐이다. 2010년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주관적인 건강상태를 묻자 49.4%가 "나쁘다"고 답했다. "병이 있다"는 고령층이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 고령층은 65.2%으로 2년전보다 5.4%p 상승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고령층은 37.3%였고 흡연(13.8%)이나 음주(35.2%) 인구도 줄어드는 추세다.
건강문제는 돈이나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건강해야 일자리를 얻게 되고 돈도 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이유로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26.1%로 가장 많았고 "사업부진이나 조업중단 휴·폐업 때문"이라는 대답이 25.7%로 뒤를 이었다. 여성은 손녀와 손자 등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그만두는 사례가 24.9%였다. 정년퇴직은 10.9%인 74만명, 명예퇴직 등은 7.4%로 50만명이었다. 대체로 갑작스런 '퇴직'이 많았다.
◆연금은 노후준비로 부족 =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 역시 거의 안 돼 있다. 55~79세 고령층의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36만원이었다. 연금수령자의 83.8%가 50만원 미만을 받았고 10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사람도 44.8%나 됐다.

남성 수령자의 28.1%가 10~25만원을 받고 여성의 64.0%는 10만원미만을 수령했다.
연금은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기초노령연금 개인연금 등 노후생활의 안정을 위해 정부나 개인에 의해 조성된 것을 말한다.
연금수령액이 턱없이 적은 데도 고령층의 노후준비는 대부분 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2009년 기준으로 65세이상 고령층 중 노후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이 61.0%였다. 준비돼 있는 사람 39.0% 중에서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사적연금으로 주로 준비하고 있는 비율이 52.5%에 달했고 예금이나 적금(28.0%) 부동산운용(14.1%) 등 별도의 노후준비는 42.1%에 그쳤다. 전체 고령자 중 16.4%에 불과한 셈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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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빠 일 못하고 생활비도 부족 … '노후의 악순환' 현실화
60세이상 고령층들은 노후에 필요한 건강 돈 일자리 등 3박자가 사실상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아야 할 날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만 가고 있지만 노후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장수의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에 태어난 아이는 평균 80.8세까지 산다. 남성은 77.2세, 여성은 84.1세다. 10년전에 비해 각각 4.9세, 4.5세 늘었다. 65세인 경우 평균적으로 남성은 17.2세, 여성은 21.6세를 더 산다. 남성은 평균 82.2세, 여성은 86.6세까지 사는 셈이다.
70세 남성과 여성도 13.5세, 17.3세 많은 83.5세, 87.3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85세는 평균적으로 90세를 넘고 현재 90세를 넘었다면 100살을 근접할 때까지 살 것으로 보인다.
남성 45세가 80세까지 살 확률은 52.7%로 절반을 넘어서고 65세가 80세를 넘어설 가능성은 60.5%로 올라서게 된다. 여성 45세와 65세가 8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각각 75.2%, 79.0%에 달한다. 65세 남성 10명 중 6명, 여성 10명 중 8명은 80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의학의 빠른 발달로 암을 정복하게 되면 남성은 4.0년, 여성은 2.0년의 수명이 늘어나고 뇌혈관질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거나 치료가 가능해진다면 남녀 모두 1.3년을 더 살 수 있게 된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늘어난 수명만큼 살 준비는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은퇴하고 난 60세 이상의 고령층들은 일자리, 건강, 돈 모두 무방비상태였다.
◆준비되지 않은 '두 번째 직장' = 주로 일하던 직장에서 나오는 연령은 53세다. 남성은 55세, 여성은 51세다. 60대에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는 경우가 676만명 중 162만명인 24%에 달했지만 40대에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116만명, 17.2%로 적지 않았다.
두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근로조건도 열악했다.
고령자들은 일하고 싶어 한다. 지난해 55~79세 고령인구 중 취업희망자 비율은 58.5%에 달했다. 생활비가 부족하기(54.9%) 때문이다.
특히 남성(72.0%)이 여성(46.8%)보다 일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취업자 중 장래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90.0%였으며 미취업자 중에선 28.4%가 일자리를 얻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자체가 줄었다. 65세이상의 취업자비중은 2000년 29.4%에서 2002년에는 30.5%로 늘었고 2006년과 2008년에도 30.3%로 30%대를 유지했으나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에는 28.7%로 내려앉았다.
근로환경도 열악한 수준이다.

2010년 60세 이상 취업자 중 45.2%가 자영업자였다. 자영업을 하는 가족과 같이 무급으로 일하는 사람이 10.6%였다. 임금근로자(44.2%) 중 임시직이 20.7%, 상용직과 일용직이 각각 12.8%, 10.7%였다. 특히 남성은 55.5%가 자영업을 했으며 여성은 30.6%에 그쳤다. 여성들은 무급가족 종사자가 22.9%에 달하고 임금근로자(46.5%) 중에서도 임시직(25.9%)과 일용직(14.5%)이 40.4%였다.
◆건강관리 안돼 일자리도 잃어 =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불가피하게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건강문제는 피하기 어려운 짐이다. 2010년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주관적인 건강상태를 묻자 49.4%가 "나쁘다"고 답했다. "병이 있다"는 고령층이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 고령층은 65.2%으로 2년전보다 5.4%p 상승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고령층은 37.3%였고 흡연(13.8%)이나 음주(35.2%) 인구도 줄어드는 추세다.
건강문제는 돈이나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건강해야 일자리를 얻게 되고 돈도 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이유로는 "건강이 좋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26.1%로 가장 많았고 "사업부진이나 조업중단 휴·폐업 때문"이라는 대답이 25.7%로 뒤를 이었다. 여성은 손녀와 손자 등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일자리를 그만두는 사례가 24.9%였다. 정년퇴직은 10.9%인 74만명, 명예퇴직 등은 7.4%로 50만명이었다. 대체로 갑작스런 '퇴직'이 많았다.
◆연금은 노후준비로 부족 =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 역시 거의 안 돼 있다. 55~79세 고령층의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36만원이었다. 연금수령자의 83.8%가 50만원 미만을 받았고 10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사람도 44.8%나 됐다.

남성 수령자의 28.1%가 10~25만원을 받고 여성의 64.0%는 10만원미만을 수령했다.
연금은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기초노령연금 개인연금 등 노후생활의 안정을 위해 정부나 개인에 의해 조성된 것을 말한다.
연금수령액이 턱없이 적은 데도 고령층의 노후준비는 대부분 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2009년 기준으로 65세이상 고령층 중 노후준비가 돼 있지 않은 사람이 61.0%였다. 준비돼 있는 사람 39.0% 중에서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사적연금으로 주로 준비하고 있는 비율이 52.5%에 달했고 예금이나 적금(28.0%) 부동산운용(14.1%) 등 별도의 노후준비는 42.1%에 그쳤다. 전체 고령자 중 16.4%에 불과한 셈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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