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ING생명·그린손보·에르고다음 매물로 나와
동양 예비입찰에 5개사 참여 … ING 매각 쉽지 않을 듯
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기존 보험업계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ING생명,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이 이미 M&A 시장에 나왔거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자산이 20조원을 넘는 대형 생명보험사부터 2220억원 밖에 안되는 소형 손해보험사까지 다양하지만, 정부 인허가 사업이라는 보험업 특성상 새롭게 보험업에 진출하려는 회사는 물론 기존 사업을 키우려는 보험사 모두에게 기회이다.
우선 동양생명이 상반기내에 새로운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의 6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보고펀드는 18일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갖는다. 지금까지 관심을 보인 10여개 업체 가운데, 대한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메뉴라이프, 제네랄 리,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보험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18일 입찰에 대한생명 적극적이나, 예보 입장 변수 = 대한생명이 가장 적극적이다. 동양생명(13조4784억원)을 인수하면 자산이 80조원에 육박해 교보생명(58조원)을 제치고 삼성생명(150조원)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아닌 대한생명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2020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중"이라며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데 있어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에 큰 도움이 돼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생명의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반대하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예보는 대한생명으로부터 동양생명 인수와 관련해 통보 받은 바가 없다. 지난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생명은 예보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체결한 금융회사로 분류돼 세부적인 경영사항을 사전에 협의했었다. 그러나 예보가 2002년 12월 보유지분 중 51%를 한화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MOU 대상에서 해제됐다. 이후 예보는 2008년 콜옵션 주식 16%를 매각한데 이어 2010년 3월에 대한생명 상장시 일부 지분을 추가 매각했다. 현재 예보는 대한생명의 지분 24.75%를 보유해 이사회에 사외이사 자격으로 참여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동양생명 인수건에 대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오거나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면 사외이사가 참석해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인수에 신한·삼성생명 부정적 = ING생명의 매각도 구체화하고 있다. ING그룹은 지난 12일(유럽 현지시간)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난기류의 유럽 금융시장으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보험법인에 대해 상장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ING아태법인에는 자산이 2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ING생명도 포함돼 있어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보험사나 보험업이 취약한 국내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ING아태법인을 인수하면 단숨에 상위권 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다. 현재 KB생명을 비롯해 4대 금융지주, 농협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을 불안정한 경제 상황 때문에 수정한 것으로, 얼마 안되는 상환금을 갚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아시아태평양에서 한국법인만을 별도로 떼어내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태지역내 한국법인의 영업이익은 50%를 넘는다.
그러나 국내 금융지주사 중 하나인 신한생명은 부정적이다. 신한측은 2015년까지 자체 성장 전략으로 설정해놨기 때문에, ING생명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생명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자체적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생명도 ING생명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NG아태법인과 삼성이 염두에 두고 있는 해외시장이 맞지 않아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특히 ING는 설계사 비중이 90%나 돼 시너지를 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기류로 볼때, ING생명이 매각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고 사업구조가 단순해 매력이 떨어지는 그린손보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올해 안에는 인수합병과 자체생존 중에 하나로 결정될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린손보는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개선에 나섰으나 금융당국이 적기시정 조치를 내리는 등 여건이 녹록치 않아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나,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매각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쉽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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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예비입찰에 5개사 참여 … ING 매각 쉽지 않을 듯
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기존 보험업계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ING생명,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이 이미 M&A 시장에 나왔거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자산이 20조원을 넘는 대형 생명보험사부터 2220억원 밖에 안되는 소형 손해보험사까지 다양하지만, 정부 인허가 사업이라는 보험업 특성상 새롭게 보험업에 진출하려는 회사는 물론 기존 사업을 키우려는 보험사 모두에게 기회이다.
우선 동양생명이 상반기내에 새로운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의 6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보고펀드는 18일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갖는다. 지금까지 관심을 보인 10여개 업체 가운데, 대한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메뉴라이프, 제네랄 리, 우리아비바생명 등의 보험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18일 입찰에 대한생명 적극적이나, 예보 입장 변수 = 대한생명이 가장 적극적이다. 동양생명(13조4784억원)을 인수하면 자산이 80조원에 육박해 교보생명(58조원)을 제치고 삼성생명(150조원)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아닌 대한생명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고 2020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중"이라며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데 있어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대한생명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에 큰 도움이 돼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생명의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반대하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예보는 대한생명으로부터 동양생명 인수와 관련해 통보 받은 바가 없다. 지난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생명은 예보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체결한 금융회사로 분류돼 세부적인 경영사항을 사전에 협의했었다. 그러나 예보가 2002년 12월 보유지분 중 51%를 한화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MOU 대상에서 해제됐다. 이후 예보는 2008년 콜옵션 주식 16%를 매각한데 이어 2010년 3월에 대한생명 상장시 일부 지분을 추가 매각했다. 현재 예보는 대한생명의 지분 24.75%를 보유해 이사회에 사외이사 자격으로 참여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동양생명 인수건에 대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오거나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면 사외이사가 참석해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인수에 신한·삼성생명 부정적 = ING생명의 매각도 구체화하고 있다. ING그룹은 지난 12일(유럽 현지시간)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난기류의 유럽 금융시장으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보험법인에 대해 상장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ING아태법인에는 자산이 2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ING생명도 포함돼 있어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보험사나 보험업이 취약한 국내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ING아태법인을 인수하면 단숨에 상위권 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다. 현재 KB생명을 비롯해 4대 금융지주, 농협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을 불안정한 경제 상황 때문에 수정한 것으로, 얼마 안되는 상환금을 갚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아시아태평양에서 한국법인만을 별도로 떼어내 매각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태지역내 한국법인의 영업이익은 50%를 넘는다.
그러나 국내 금융지주사 중 하나인 신한생명은 부정적이다. 신한측은 2015년까지 자체 성장 전략으로 설정해놨기 때문에, ING생명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생명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자체적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생명도 ING생명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NG아태법인과 삼성이 염두에 두고 있는 해외시장이 맞지 않아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특히 ING는 설계사 비중이 90%나 돼 시너지를 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기류로 볼때, ING생명이 매각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고 사업구조가 단순해 매력이 떨어지는 그린손보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올해 안에는 인수합병과 자체생존 중에 하나로 결정될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린손보는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개선에 나섰으나 금융당국이 적기시정 조치를 내리는 등 여건이 녹록치 않아 결국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나,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매각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쉽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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