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봉사단, 네팔서 학교도서관 설립 … 지속적 교류 방안도 구상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150㎞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다딩. 사실상 비포장 수준인 도로 사정 때문에 이곳은 카트만두서 자동차로 7시간이나 걸리는 오지 마을이다. 오랜 기간 내전의 중심이었던 다딩은 전쟁고아가 많고, 네팔 내에서도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라 문맹률이 40%가 넘는다.
최근 오지마을 다딩 한 복판에서 때 아닌 징, 괭가리, 장구, 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세계 곳곳으로 번져 나간 한류의 영향을 받은 현지인들의 내는 것이 아니었다. 소리의 주인은 조금은 서툰 몸짓으로 사물놀이를 펼치는 한국 여대생들이었다.
◆2006년부터 네팔서 봉사 = 네팔 오지에서 사물놀이를 펼친 주인공은 30명으로 구성된 덕성여대 사회봉사단 소속 해외봉사단원들이었다. 학생들은 현지 문화교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사물놀이와 부채춤 그리고 율동을 배웠으며 네팔 민요와 춤까지 익혔다.
봉사단원들은 문화교류뿐만 아니라 현지 초등학생들에게 음악, 미술, 체육은 물론 보건교육을 실시했다. 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곡괭이질과 삽질로 마을 배수로를 정비했고, 학교 벽에 페인트칠도 했다.
네팔해외봉사단 박혜영 대장(회계학과 3)은 "악조건 이었지만 단원들 한명 한명의 힘이 모여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도서관 건립을 계기로 다딩 아이들이 한국과 우리 봉사단을 기억할 수 있는 지속적 지원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네팔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덕성여대 사회봉사단이 다딩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9년. 가난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5살 때부터 하루에 약 150~200루피(약 3000원)를 벌기 위해 연필 대신 망치를 들고 건축자재로 쓰이는 돌을 깨고 있다는 사연이 국내에 알려지면서다.
현지를 답사한 덕성여대 관계자들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보다 교육인프라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3년간 해마다 파견된 해외봉사단은 다딩 닐칸타중학교 도서관 건립과 교육환경 개선활동을 실시해왔다.
이 결과 지난 1월 2일 덕성여대 해외봉사단은 다딩 최초의 공공도서관 현판식을 가졌다. 이날 현판식에는 봉사단원 등 덕성여대 관계자들뿐 아니라 다딩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지서 인적 네트워크 형성 = 덕성여대의 다딩 봉사활동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지 대학생들로 구성된 청년단체 '다딩 유스 네트워크'와의 연대를 통한 봉사활동에 나섬으로써 일방적 지원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적네트워크 형성이라는 성과도 거두게 됐다.
다딩 유스 네트워크 설립자인 가네쉬씨는 "도서관 건립 등 교육 인프라 확충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보다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질 좋은 교육서비스가 제공되면 네팔, 특히 다딩 지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딩 봉사활동을 마치고 카트만두로 이동한 봉사단원들은 고아원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길거리 공연을 가졌다. 특히 부채춤, 사물놀이 등으로 구성된 길거리 공연은 현지인뿐 아니라 카트만두를 찾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봉사자도 변화한다 = 네팔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봉사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조채윤 학생(미술사학과 2)은 "지난 여름방학에 캄보디아 봉사에 참가한 후 봉사의 참 의미, 참 맛, 참 매력을 알게 됐다"며 "많은 아이들과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참가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다솜 학생(사회복지학과 1)은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이 가면 할 일이 많았는데 막상 대학에 와서는 야망, 패기, 욕심은 사라지고 신간만 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네팔에서의 경험이 내가 정말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과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학교가 봉사 지원 = 덕성여대 사회봉사단은 2002년 조직되면서 그해 여름, 중국봉사단을 파견한 이래 해마다 방학 때마다 해외봉사대를 파견하고 있다. 해외봉사단은 현지 초·중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는 등의 노력봉사와 한국어교육 등의 교육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 봉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현지문화도 체험하고 있다.
물론 덕성사회봉사단은 국내 봉사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봉사활동은 4개의 봉사팀으로 꾸려져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 사회봉사과가 주관하는 환경보존캠페인, 정동진 봉사활동, 김장담그기 등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가한다.
또한 덕성여대는 2011학번 신입생부터 덕성글로벌파트너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00시간 이상의 봉사를 졸업 전까지 이수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도입했다. 덕성여대 사회봉사과 김현철씨는 "학생들은 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부응하는 인성을 키울 수 있고 사회와 소통하고 이웃과 호흡하며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등의 자연스런 생활방식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며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한 졸업인증제를 통해 사회에 꼭 필요한 맞춤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딩(네팔)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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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150㎞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다딩. 사실상 비포장 수준인 도로 사정 때문에 이곳은 카트만두서 자동차로 7시간이나 걸리는 오지 마을이다. 오랜 기간 내전의 중심이었던 다딩은 전쟁고아가 많고, 네팔 내에서도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라 문맹률이 40%가 넘는다.
최근 오지마을 다딩 한 복판에서 때 아닌 징, 괭가리, 장구, 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소리는 세계 곳곳으로 번져 나간 한류의 영향을 받은 현지인들의 내는 것이 아니었다. 소리의 주인은 조금은 서툰 몸짓으로 사물놀이를 펼치는 한국 여대생들이었다.
◆2006년부터 네팔서 봉사 = 네팔 오지에서 사물놀이를 펼친 주인공은 30명으로 구성된 덕성여대 사회봉사단 소속 해외봉사단원들이었다. 학생들은 현지 문화교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사물놀이와 부채춤 그리고 율동을 배웠으며 네팔 민요와 춤까지 익혔다.
봉사단원들은 문화교류뿐만 아니라 현지 초등학생들에게 음악, 미술, 체육은 물론 보건교육을 실시했다. 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곡괭이질과 삽질로 마을 배수로를 정비했고, 학교 벽에 페인트칠도 했다.
네팔해외봉사단 박혜영 대장(회계학과 3)은 "악조건 이었지만 단원들 한명 한명의 힘이 모여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도서관 건립을 계기로 다딩 아이들이 한국과 우리 봉사단을 기억할 수 있는 지속적 지원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네팔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덕성여대 사회봉사단이 다딩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9년. 가난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5살 때부터 하루에 약 150~200루피(약 3000원)를 벌기 위해 연필 대신 망치를 들고 건축자재로 쓰이는 돌을 깨고 있다는 사연이 국내에 알려지면서다.
현지를 답사한 덕성여대 관계자들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보다 교육인프라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3년간 해마다 파견된 해외봉사단은 다딩 닐칸타중학교 도서관 건립과 교육환경 개선활동을 실시해왔다.
이 결과 지난 1월 2일 덕성여대 해외봉사단은 다딩 최초의 공공도서관 현판식을 가졌다. 이날 현판식에는 봉사단원 등 덕성여대 관계자들뿐 아니라 다딩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지서 인적 네트워크 형성 = 덕성여대의 다딩 봉사활동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지 대학생들로 구성된 청년단체 '다딩 유스 네트워크'와의 연대를 통한 봉사활동에 나섬으로써 일방적 지원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적네트워크 형성이라는 성과도 거두게 됐다.
다딩 유스 네트워크 설립자인 가네쉬씨는 "도서관 건립 등 교육 인프라 확충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보다 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질 좋은 교육서비스가 제공되면 네팔, 특히 다딩 지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딩 봉사활동을 마치고 카트만두로 이동한 봉사단원들은 고아원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길거리 공연을 가졌다. 특히 부채춤, 사물놀이 등으로 구성된 길거리 공연은 현지인뿐 아니라 카트만두를 찾은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봉사자도 변화한다 = 네팔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봉사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조채윤 학생(미술사학과 2)은 "지난 여름방학에 캄보디아 봉사에 참가한 후 봉사의 참 의미, 참 맛, 참 매력을 알게 됐다"며 "많은 아이들과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참가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다솜 학생(사회복지학과 1)은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이 가면 할 일이 많았는데 막상 대학에 와서는 야망, 패기, 욕심은 사라지고 신간만 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네팔에서의 경험이 내가 정말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과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학교가 봉사 지원 = 덕성여대 사회봉사단은 2002년 조직되면서 그해 여름, 중국봉사단을 파견한 이래 해마다 방학 때마다 해외봉사대를 파견하고 있다. 해외봉사단은 현지 초·중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주는 등의 노력봉사와 한국어교육 등의 교육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 봉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현지문화도 체험하고 있다.
물론 덕성사회봉사단은 국내 봉사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봉사활동은 4개의 봉사팀으로 꾸려져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 사회봉사과가 주관하는 환경보존캠페인, 정동진 봉사활동, 김장담그기 등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가한다.
또한 덕성여대는 2011학번 신입생부터 덕성글로벌파트너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00시간 이상의 봉사를 졸업 전까지 이수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도입했다. 덕성여대 사회봉사과 김현철씨는 "학생들은 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부응하는 인성을 키울 수 있고 사회와 소통하고 이웃과 호흡하며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등의 자연스런 생활방식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며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통한 졸업인증제를 통해 사회에 꼭 필요한 맞춤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딩(네팔)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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