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숙 원자력을 이해하는 여성모임 총재
일반인들은 좀 생소할지 모르나 '원자력을 이해하는 여성모임'이 탄생한 지도 벌써 16년이 지났다. 전국 17개 지부에 이제 회원 수도 1만여 명을 훌쩍 넘는다. 우리 회원들은 그 동안 말 그대로 원자력을 공부하고 원전 현장을 시찰하며, 원자력이 우리 생활과 경제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살펴보며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다. 또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가 원전을 비롯한 전국 발전소에서 24시간 현장을 지키며 일하는 전력회사 직원들의 숨은 노력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계부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주부들은 전기 요금이 올라갈 때마다 물가부담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전기를 절약하는 파수꾼이 되기도 한다. 전기요금이 기업과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세세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값싼 전기가 있다면 환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대안이 원자력 발전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말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강원도 삼척과 경북 영덕 두 곳을 신규 원전부지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지정된 후보지는 지역 주민과 지자체가 자율신청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SOC 사업이지만, 이제는 지역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는 그 사업의 성공 여부가 매우 불투명한 현실을 감안할 때 금번 원전부지 선정은 그 절차나 추진방법에 있어서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는 9.15 정전 사태를 겪은 바 있고, 또 한국전력의 적자해소와 전력수요 억제를 위해 두 번에 걸쳐 전기요금이 인상된 바 있다. 전기요금은 기업과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에너지 비용이다. 저렴한 전기요금은 당연히 기업의 원가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가계지출을 줄이는 한편,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현재의 원전비중 23%를 오는 2030년까지 40%로, 신재생에너지는 2%에서 1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는 세계적인 원자력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하여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예기치 않던 일본의 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원전 반대여론이 고조되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에너지 문제는 한 순간에 해소할 수 없고, 장기계획에 의한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특히 원전 건설의 경우 부지선정에서부터 준공까지 무려 1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차원에서라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에너지는 그 확보비용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세계의 모든 나라는 저원가·저비용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지금 국경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UAE의 경우 석유생산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석유자원고갈에 대비해 원전건설을 결정, 우리나라를 최초의 원전 건설 파트너로 선정한 바 있다.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생산현황을 살펴보면 원전이 21%, 석탄이 34%, LNG가 3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생산원가는 원전이 1KWH당 40원, 석탄이 60원, LNG 130원 수준이다. 만일 LNG 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연간 약 7조원의 전기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현재 생산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는 전기요금 왜곡 현상을 해소할 뿐 아니라 한국전력이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원전의 안전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원전건설과 운영기술은 최고 수준으로,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 안전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원전건설이 담보된다면, 더 이상 신규 원전건설을 멈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주민과 지자체가 찬성하고, 정부와 관련기관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지속된다면 신규 원전부지 선정은 저원가의 에너지확보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