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과유불급(過猶不及)

지역내일 2011-12-26
최용식 21세기경제학 연구소 소장

자본축적은 소득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 중 하나다. 세계 각국을 둘러봐도 자본축적이 많을수록 소득수준은 높고, 자본축적이 적을수록 소득수준은 낮다. 쉽게 말해, 선진국은 대체적으로 자본축적이 많고, 후진국은 자본축적이 적다.

그럼 자본축적이 많아질수록 경제성장에는 바람직할까? 아니다.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우리 선조들의 금언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세계 경제사를 살펴보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얼마나 훌륭한 지혜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과도한 자본축적이 오히려 경기를 하강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장기적인 쇠락을 부르곤 했던 것이다.

자본축적이 과도하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충분치 못해 축적한 자본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본은 계속 축적되는데, 경제의 성장이 충분치 못해 그 자본을 사용할 산업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면 자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그러면 이자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즉, 자본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연히 축적된 자본은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국내 산업을 떠나기 마련이다. 그곳이 어디일까? 그 하나는 부동산 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시장이다.

부동산 거품의 종말로 나타나

이것은 세계 경제패권을 쥐었다가 쇠락했던 나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중세 유럽의 암흑시대를 일깨웠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도 그랬고, 대양항해를 통해 유럽의 도약을 이끌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그랬다. 산업을 발전시켜 최초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네덜란드도 그랬으며, 산업혁명을 일으켜 인도나 중국 경제를 압도했던 영국도 그랬다.

세계 경제패권을 쥐었다는 것은 소득수준이 그만큼 높았다는 것이고, 소득수준이 높으면 사람들은 그곳으로 몰려들기 마련이다. 인구가 많아지면 한정된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상승을 시작한 부동산 가격은 다른 재화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하므로, 부동산 투자는 단기적으로 큰 이익을 남긴다. 그런데 부동산은 생산적인 분야가 아니다. 비생산적인 분야에 국가경제의 한정된 재화가 몰려가면 그 나라의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부동산은 확대재생산을 하지 못하므로 그 가격 상승은 지속가능성이 없다.

언젠가는 부동산 투기바람이 잠잠해지고,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한 경우에는 거품이 붕괴되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부르곤 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이 충분한 수익률을 올려주지 못하면 축적된 자본은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야 한다.

점점 활력 잃어가는 한국경제

국내에서 축적된 자본이 해외로 이탈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연히 국내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축적된 자본의 해외 이동은 국내소득의 해외 이전을 의미하고, 이것은 곧 국내 수요의 부족을 의미하므로, 국내경기는 부진을 거듭한다.

그럼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그동안 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이익률을 거의 매년 갱신해왔다. 국내의 자본축적이 그만큼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평균 성장률은 지난 3년 동안 2.9%에 불과했고, 올해도 3%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성장률이 낮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신중히 성찰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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