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안보협력 오바마는 경제적 협력 요구
이종석 "먼저 우리 방안 만들어 밀어부쳐라"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생존권이 걸린 만큼 국익을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1~2년전부터 이란문제에 대한 자료를 집중 수집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동참할 수 있는 수준은 이렇다고 사전에 먼저 협의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이 가지고 오는 안을 놓고 전전긍긍하거나 뒤늦게 안된다고 하면 동맹간에 불협화음만 난다."

로버트 아인혼 미 조정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다함께, 사회진보연대가 공동주최했다. 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17일 조계사내 불교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의 '김정은 체제와 한반도의 진로' 토론회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한 말이다. 한 참석자의 '미국의 이란 원유수입 감축 압력에 참여정부 같으면 어떻게 대응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종석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파병 요구를 대응해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원유수입 감축요구는 이라크파병 때와 여러모로 대비된다.
미국의 타깃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바뀌었고, 군대파병이라는 안보협력 대신 원유수입감축이라는 경제적 협력으로 대치됐다. 노무현정부는 '한미동맹의 현실과 북핵해결을 위해'라는 파병명분을 들었다. 17일 한국정부를 방문한 아이혼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조정관은 "이란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양국이 이란문제에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 때와 똑같다.
당시 미국은 '1만명 전투부대 파병'이라는 카드를 한국군부를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종석팀은 숱한 정의논쟁과 국익논쟁을 거쳐 "미국의 파병요구를 받아들이되, 파병규모는 최소한으로 한다. 파병은 비전투병 3000명으로 한다. 파병성격도 전투작전 수행이 아니라 전후재건사업 지원이다"는 방안을 만들어 냈다. 이를 미국쪽에 들이밀고 협상해 갔다. 한때 미 국방부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으나, 파병국가의 숫자를 늘이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 부시는 비공식적으로 감사의견을 보내왔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지금, 당시 파병됐던 우리 평화재건 부대는 전투부대로는 얻을 수 없는 민사작전과 외교적인 성과를 크게 올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파병문제를 처리했던 이종석 전 장관의 지적에 귀 기울여 볼만하다. 이 장관은 우리의 마지노선이 될 방안을 만들어 미국과 선제적으로 집요하게 협상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이혼이 지난 5일 방한 후 이주일이 안된 17일 다시 전격 방한해 밀어붙이는 동안 이명박 정부는 "미국이 설마 원유감축을 요구하겠느냐"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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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먼저 우리 방안 만들어 밀어부쳐라"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생존권이 걸린 만큼 국익을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1~2년전부터 이란문제에 대한 자료를 집중 수집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동참할 수 있는 수준은 이렇다고 사전에 먼저 협의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이 가지고 오는 안을 놓고 전전긍긍하거나 뒤늦게 안된다고 하면 동맹간에 불협화음만 난다."

로버트 아인혼 미 조정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다함께, 사회진보연대가 공동주최했다. 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17일 조계사내 불교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의 '김정은 체제와 한반도의 진로' 토론회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한 말이다. 한 참석자의 '미국의 이란 원유수입 감축 압력에 참여정부 같으면 어떻게 대응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종석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파병 요구를 대응해 처리한 경험이 있다.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원유수입 감축요구는 이라크파병 때와 여러모로 대비된다.
미국의 타깃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바뀌었고, 군대파병이라는 안보협력 대신 원유수입감축이라는 경제적 협력으로 대치됐다. 노무현정부는 '한미동맹의 현실과 북핵해결을 위해'라는 파병명분을 들었다. 17일 한국정부를 방문한 아이혼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조정관은 "이란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양국이 이란문제에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 때와 똑같다.
당시 미국은 '1만명 전투부대 파병'이라는 카드를 한국군부를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종석팀은 숱한 정의논쟁과 국익논쟁을 거쳐 "미국의 파병요구를 받아들이되, 파병규모는 최소한으로 한다. 파병은 비전투병 3000명으로 한다. 파병성격도 전투작전 수행이 아니라 전후재건사업 지원이다"는 방안을 만들어 냈다. 이를 미국쪽에 들이밀고 협상해 갔다. 한때 미 국방부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으나, 파병국가의 숫자를 늘이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 부시는 비공식적으로 감사의견을 보내왔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지금, 당시 파병됐던 우리 평화재건 부대는 전투부대로는 얻을 수 없는 민사작전과 외교적인 성과를 크게 올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파병문제를 처리했던 이종석 전 장관의 지적에 귀 기울여 볼만하다. 이 장관은 우리의 마지노선이 될 방안을 만들어 미국과 선제적으로 집요하게 협상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이혼이 지난 5일 방한 후 이주일이 안된 17일 다시 전격 방한해 밀어붙이는 동안 이명박 정부는 "미국이 설마 원유감축을 요구하겠느냐"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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