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청소년 죽음 내모는 탐욕 사회

지역내일 2012-01-18

안평환 광주YMCA 사무총장

1대 99의 사회, 끊임없이 생산되는 부정한 돈과 권력비리의 복마전, 미친 등록금의 나라, 국가기관에 대한 도발적 테러 디도스 공격, 정치 검찰, 그리고 학교폭력과 왕따, 투신자살.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온 격동의 새해, 오늘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정치 민주화의 이념과 가치의 썰물이 지나간 허망한 자리에 GNP 2만달러라는 새로운 세계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세계는 일사불란한 밀물이 들어찼던 대한민국에 이제 다시금 배에 굶주린 국민 신음소리만 공허한 메아리로 울려퍼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무한 경쟁이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살아왔다. 낙오자는 누구나 부자가 되는 지름길에서 발생된 소수의 부산물로 치부되었다.

대한민국이라는 신화창조를 위해 이를 거부하는 개인이나 소수 집단의 목소리는 동굴 속 벽화처럼 외면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위 선양의 일등공신 휴대폰과 자동차, 그리고 자랑스러운(?) 문화 수출 한류를 통해 드디어 수출 1조달러의 대업을 완성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건 세계 속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브랜드가 아닌 가계빚 638조원(2011년 3/4분기 기준)이다. OECD 국가 중 자영자 비중 30%로 1위 그리고 폐업자 평균 사업 존속연수 3.9년, 역대 정권에서 보기 드물게 물가상승률(3.6%)이 성장률(3.2%)을 넘어선 현실만 남아 있을 뿐이다.

세계 속의 경쟁력을 얻어가는 '대박'의 신화가 우리 사회의 일상 언어로 고착되고 있다.

한국사회 최대의 피해자는 청소년들

세계화된 대한민국 최대 피해자는 청소년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으로 하루에 거의 1명꼴이다.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경쟁과 승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청소년들은 하염없이 자신의 몸을 아파트, 교실 밖으로 내던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학 몸짓을 친구들에게 전가하는 폭력과 방종으로 청춘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사회가 그들에게 가르친 것은 공권력을 통한 무력진압뿐이다. 누구도 반성은 없다. 다만 조폭을 능가한다는 일명 '일진회' 폭력의 잔학성과 무자비함만이 TV 카메라 앵글과 신문의 활자에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격동을 상징하는 흑룡의 임진년이 밝아왔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격변을 준비하는 우리 사회는 벌써 선거정국으로 성큼 다가왔다.

'소통과 공감', 부정부패의 구악(舊惡) 일소가 정치권과 사회 구성원 모두의 화두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민의를 대변하지 못한 정치세력을 포기하게 하고 다른 대안세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한 성장, 경제대국, 부자 가정을 꿈꾸며 잃어버린 10년을 주장했던 세력을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우린 선택했지만 그 결과는 크나큰 실망과 증오로 다가왔다.

희망이 절망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정치권의 탓만으로 전가할 수 없다. 모두가 경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도 없다. 우리의 탐욕이 이명박 정권을 잉태했으며, 우리의 탐욕이 청소년들을 무한 경쟁의 감옥으로 내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린 또 다시 우리의 '탐욕 덩어리'라는 우상을 찾고 있지나 않은지 자신을 거울 속에 비추어 보아야 할 때이다.

희망은 진보나 보수의 판도라 상자에 숨어 있지 않다. 보수의 때 묻은 옷에서 진보의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해서 사회에 만연한 병폐가 치료되지 않는다.

성장과 대박신화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성장과 대박 신화창조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1대 99 사회의 가해자는 아닌지, 승자만이 살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로 무장되어 타인 위에 자신이 굴림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있지 않는지 성찰해봐야 한다.

그리고 희망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 모두가 한쪽만 바라보는 집단 지성의 힘보다는 고립된 각자의 성찰과 사유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집단의 공유점을 찾을 수 있는 성숙된 사회가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빠름보다는 느림이 존중되고, 풍부함보다는 소박함을 사랑하며, 편리함보다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그런 사회를 꿈꿔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