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한국경제의 이란 유럽 파도타기

지역내일 2012-01-19

한국경제에 이란과 유럽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연초부터 수출과 내수 동반 침체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동 원유 수송통로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 요청, 유럽 9개국 무더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후폭풍 등 삼각파도가 한국경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이란과 유럽발 악재가 겹쳐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잇따르고 있다. 2~3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오일쇼크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해협봉쇄 협박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전략으로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세계경제는 오일쇼크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란이 군사행동으로 해협을 봉쇄하거나 국지전이라도 발발할 경우 원유가격은 현재 110달러선(두바이산)에서 최고 50% 이상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경제는 급속한 하강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 오일쇼크로 발전될 가능성

이란 쇼크는 이미 한국에 상륙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란산 원유도입량 감축을 강하게 요구함으로써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방한한 로버트 아인혼 대북 대이란 제재조정관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란 추가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을 압박해왔다.

미 대표단은 중국도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50% 가까이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에 대한 감축 요구폭이 그와 비슷한 규모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을 대폭 감축할 경우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등 관련 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란산은 다른 나라 원유보다 2% 이상 싸다. 원유 수입선을 바꾸더라도 그만큼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선을 바꾸는 데 따라 주도권을 상실하여 안정적인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이같이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은 정부의 안이한 대응 탓이다. 미국이 이란 추가제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데도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직접 요구하지 앓을 것"이라느니 "다른 산유국에 증산을 요구하여 물량을 확보한 후에 우방국에 수입감축을 요구할 것"이라는 등 금세 드러날 사태의 핵심을 읽지 못하고 근거 없는 낙관에 젖어 있다가 당한 꼴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갈수록 악화되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등급 내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2등급 강등하는 등 유로존 9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조정했다. 드디어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까지 신용등급을 한단계 내렸다. 재정위기가 심각한 회원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온 기금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중재자 역할을 했던 프랑스마저 휘청거리게 됨으로써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국가부도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고 위험국인 PIGS가 3~4월 전후로 대규모 국채만기일을 맞는다. 만기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뇌관이 될 수 있다.

유로존 9개국, 국가신용등급 무더기 하향

유럽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자금회수에 들어갈 경우 국재 외환시장에서 달러부족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그에 따라 환율이 춤을 출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란 쇼크로 원유수입물량이 줄고 가격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석유류 가격 파동이 일고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벌써부터 국내 기름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 감소세도 뚜렷하다. 1월 무역수지가 23개월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위축 또한 심상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0% 또는 마이너스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이유다. 노무라증권이 1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마이너스 0.1%로 전망했고 UBS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닥칠지 모를 외부충격에 대비해 시나리오별로 강력한 위기관리체제를 갖추되 실기해서는 안된다. 그에 앞서 불안심리를 차단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김진동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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