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KB국민은행 인재개발원 팀장
요즘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소통'인 듯하다. 일전에 대학교수들이 2011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다.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자기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일컬을 때 쓰인다. 정부나 정치권의 '소통부족'을 꼬집은 말이다.
그런데 소통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가정도 마찬가지다. 2011년 5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버지 3명 중 1명은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20%가 부모와의 하루 대화시간이 30분이 채 안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 마디로 소통의 부재, 대화의 단절이다.
그래서 요즘 주변에서 '가족회의'를 통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온 가족이 모여 가정 내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주1회 '가정경제' 토론
그런데 선진국 가정에서는 '가족재무회의'가 일상화되어 있다. 가족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지혜를 모아 가정의 경제문제에 관한 의사결정을 협의하는 자리다. 가족회의의 주제가 '돈'인 셈이니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로 오가는 우리네 가족회의 문화에 비춰보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재무회의를 하고 있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부모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집안의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가정경제의 현안을 얘기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때 공동의 목표의식도 생기고 목표달성에 대한 의지도 커지는 법이다. 가족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자신도 당당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참여했기 때문에 아이도 훨씬 수용적인 태도로 받아들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어리게만 느껴지더라도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동등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대접해 주어야 한다.
회의는 각자가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다른 가족들이 그에 대한 장단점을 평가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재무회의는 1주일에 한번, 시간은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회의 주제는 아이의 용돈인상, 집안일 분담, 전기세와 수도세 절약방법, 집에서 살 물건의 구매계획 등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정하면 된다. 특별한 현안이 없으면 "세상에 공짜는 없는가?", "절약과 과소비"등의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다.
소통+경제교육 효과
중요한 것은 가족재무회의를 통해 내린 결론은 반드시 생활 속에서 실천하여 가정경제에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면 가족여행에 필요한 예산을 뽑아보고, 가족들 각자가 여행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내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아빠는 출근할 때 자가용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엄마는 외식횟수를 절반 이상 줄인다. 그리고 아이들은 군것질 비용과 게임 비를 줄여 그 돈을 가족공동의 통장이나 돼지저금통에 모으는 실천방안을 내놓는 식이다.
이제 가족들에게 절약은 불편하고 성가신 의무가 아니라 가족여행에 한발 짝 다가서고 있다는 보람과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가족회의를 통해 가정의 경제문제에 직접 참여하다 보면 아이의 생활태도에도 분명 변화가 생긴다. 원하는 물건이 생기면 부모를 조르기 바빴던 아이가 꼭 필요한 물건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 물건을 사기 위해 저축을 시작한다. 그래서 정기적인 가족재무회의를 통해 아이와 가정경제를 공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경제마인드도 높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능력도 키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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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소통'인 듯하다. 일전에 대학교수들이 2011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다.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자기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일컬을 때 쓰인다. 정부나 정치권의 '소통부족'을 꼬집은 말이다.
그런데 소통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가정도 마찬가지다. 2011년 5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과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버지 3명 중 1명은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20%가 부모와의 하루 대화시간이 30분이 채 안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 마디로 소통의 부재, 대화의 단절이다.
그래서 요즘 주변에서 '가족회의'를 통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온 가족이 모여 가정 내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주1회 '가정경제' 토론
그런데 선진국 가정에서는 '가족재무회의'가 일상화되어 있다. 가족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지혜를 모아 가정의 경제문제에 관한 의사결정을 협의하는 자리다. 가족회의의 주제가 '돈'인 셈이니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로 오가는 우리네 가족회의 문화에 비춰보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재무회의를 하고 있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부모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집안의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가정경제의 현안을 얘기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때 공동의 목표의식도 생기고 목표달성에 대한 의지도 커지는 법이다. 가족회의에서 내린 결론은 자신도 당당한 가정의 일원으로서 참여했기 때문에 아이도 훨씬 수용적인 태도로 받아들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어리게만 느껴지더라도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동등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대접해 주어야 한다.
회의는 각자가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다른 가족들이 그에 대한 장단점을 평가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재무회의는 1주일에 한번, 시간은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회의 주제는 아이의 용돈인상, 집안일 분담, 전기세와 수도세 절약방법, 집에서 살 물건의 구매계획 등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정하면 된다. 특별한 현안이 없으면 "세상에 공짜는 없는가?", "절약과 과소비"등의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다.
소통+경제교육 효과
중요한 것은 가족재무회의를 통해 내린 결론은 반드시 생활 속에서 실천하여 가정경제에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면 가족여행에 필요한 예산을 뽑아보고, 가족들 각자가 여행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내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아빠는 출근할 때 자가용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엄마는 외식횟수를 절반 이상 줄인다. 그리고 아이들은 군것질 비용과 게임 비를 줄여 그 돈을 가족공동의 통장이나 돼지저금통에 모으는 실천방안을 내놓는 식이다.
이제 가족들에게 절약은 불편하고 성가신 의무가 아니라 가족여행에 한발 짝 다가서고 있다는 보람과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가족회의를 통해 가정의 경제문제에 직접 참여하다 보면 아이의 생활태도에도 분명 변화가 생긴다. 원하는 물건이 생기면 부모를 조르기 바빴던 아이가 꼭 필요한 물건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 물건을 사기 위해 저축을 시작한다. 그래서 정기적인 가족재무회의를 통해 아이와 가정경제를 공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경제마인드도 높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능력도 키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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