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추위로 동사위기에 처한 장애인·노약자들이 경찰의 도움으로 잇따라 생명을 건졌다.
지난 11일 서울 관악경찰서 관악산 지구대에 한 등산객의 신고가 들어왔다. "웬 청년이 이틀째 같은 등산로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것이었다. 지구대 소속 김창기(43) 경사와 전주완(42) 경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인근 청룡산을 수색한 끝에 신고대로 한 청년을 발견했다. 후드티와 트레이닝복에 검은 구두를 신은 청년 김 모(25)씨는 바닥에 웅크린 채 떨며 알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경찰 확인 결과 김씨는 정신지체장애가 있었고 이틀전 부모가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동사 직전의 김씨를 무사히 집에 데려다줬다.
지난 14일에는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 산하 지구대 경찰관들이 동사 위기에 처한 노인들을 구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계남파출소는 이날 오전 원미구 심곡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폐지를 모으던 권모(67)씨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권씨의 아들로부터 받고 출동, 30여 분간 순찰 끝에 권씨를 구해냈다.
경찰은 권씨의 아들이 정신지체로 말을 제대로 못하자 집으로 찾아가 순찰차에 태운 뒤 "평소 아버지가 폐지를 줍는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 사고 지점을 찾아냈다.
발견 당시 권씨는 추위에 못이겨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는 등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도 중동지구대·중앙지구대는 거리에서 떨고 있는 지체장애인과 치매노인을 구출키도 했다.
전 경장은 "주로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 한겨울 동사사고가 많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가 위험에 쉽게 처하므로 발견시 경찰에 정확한 위치를 신고하고 출동 시까지 기다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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