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수화교육 … 변호사 20여명 참석
변호사들 "농아인과 직접 소통하고 싶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회의실. 앞쪽 강단에서 수화교육 강사가 'ㄱ,ㄴ,ㄷ' 등 자음을 손으로 표현하자 자리에 앉은 40여명의 수강생들이 열심히 손짓을 따라 했다.
강사가 자음 'ㅊ'을 표현하자 진지하게 손짓을 따라하던 수강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손가락 표현에 어색한 몸놀림이 나와서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주최로 열린 이날 수화교육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면서도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서울변회는 신체적 장애 등으로 법적 대처능력이 부족한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화교육(총 9회 진행 예정)을 마련했다. 이날 교육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0여명과 변회 직원 10여명이 참석해 수화를 배웠다.
강사로 나선 서울시 수화통역센터 통역지원팀 이명순 씨는 장애인을 응대하는 방법이 담긴 동영상 상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씨는 "농아인 사회의 문화는 비장애인과 전혀 다르다"며 "다른 문화를 가진 소수 민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씨는 참석자들에게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등 간단한 수화와 자음·모음· 숫자 등을 표현하는 지화를 가르쳤다. 수강생들은 이날 배운 지화를 이용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표현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수화교육에 참석한 오상민 변호사는 "최근 도가니 열풍도 불고 농아인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배울 기회가 없었다"며 "흔하지 않은 기회인데 열심히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표현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중간에 개입된 것은 느낌이 다르지 않느냐"며 "변호사가 직접 수화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농아인들을 만나 그들이 표현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재홍 변호사는 "환경 분야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장애인과의 소통 문제에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며 "오늘 수화를 배워 보니 나보다 상대방 입장에서 하는 것이 수화인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어떤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이명순 씨는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여서 분위기가 무거울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호응을 잘 해주고 다들 열의가 넘쳐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농아인과의 장벽이 허물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욱환 서울변회장은 "수화는 '닫혀있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열어주는 손짓'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번 수화교육은 꼭 재판을 전제로 한다기보다 법조인들이 장애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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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농아인과 직접 소통하고 싶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회의실. 앞쪽 강단에서 수화교육 강사가 'ㄱ,ㄴ,ㄷ' 등 자음을 손으로 표현하자 자리에 앉은 40여명의 수강생들이 열심히 손짓을 따라 했다.
강사가 자음 'ㅊ'을 표현하자 진지하게 손짓을 따라하던 수강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손가락 표현에 어색한 몸놀림이 나와서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주최로 열린 이날 수화교육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면서도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서울변회는 신체적 장애 등으로 법적 대처능력이 부족한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화교육(총 9회 진행 예정)을 마련했다. 이날 교육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0여명과 변회 직원 10여명이 참석해 수화를 배웠다.
강사로 나선 서울시 수화통역센터 통역지원팀 이명순 씨는 장애인을 응대하는 방법이 담긴 동영상 상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씨는 "농아인 사회의 문화는 비장애인과 전혀 다르다"며 "다른 문화를 가진 소수 민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씨는 참석자들에게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등 간단한 수화와 자음·모음· 숫자 등을 표현하는 지화를 가르쳤다. 수강생들은 이날 배운 지화를 이용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표현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수화교육에 참석한 오상민 변호사는 "최근 도가니 열풍도 불고 농아인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배울 기회가 없었다"며 "흔하지 않은 기회인데 열심히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표현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중간에 개입된 것은 느낌이 다르지 않느냐"며 "변호사가 직접 수화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농아인들을 만나 그들이 표현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재홍 변호사는 "환경 분야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장애인과의 소통 문제에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며 "오늘 수화를 배워 보니 나보다 상대방 입장에서 하는 것이 수화인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어떤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이명순 씨는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여서 분위기가 무거울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호응을 잘 해주고 다들 열의가 넘쳐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농아인과의 장벽이 허물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욱환 서울변회장은 "수화는 '닫혀있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열어주는 손짓'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번 수화교육은 꼭 재판을 전제로 한다기보다 법조인들이 장애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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