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어떻게 믿나” 학부모들 뿔났다

지역내일 2012-02-09
학교폭력 간담회 성토·경찰 진정 … "교사 학교폭력 책임범위 문제 심각 "

최근 학교폭력 피해 여중생의 자살로 담임교사가 입건된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들이 교사와 학교에 대한 불신을 잇달아 드러내고 있다.

◆"선생 민사고발할까도 생각했다"= 8일 오후 서울 강동경찰서에서 열린 학교폭력 대책마련 간담회에서는 학교와 교사들의 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학부모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학교폭력 피해학부모 대표로 연단에 선 김 모(43·여)씨의 경우 중학생 아들이 9개월에 걸쳐 폭행당한 일을 털어놓다 감정이 북받쳤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씨는 "방학 일주일 전 아이가 맞았다는 사실을 알고 담임에게 얘기하니 '일이많은데 지금 신고하면 어떡하느냐. 원하는게 뭐냐'고 하더라. 선생을 민사고발할까도 생각했다"며 "피해자인 아이가 교사들로부터 공감을 얻는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선생님이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내가 여기 왔겠느냐"며 "서운한 정도가 아니라 한이 맺혔다"고 말했다.

◆경찰진정 학부모 "학교가 은폐" = 같은 날 최근 학교 교장과 담임, 학생부장교사, 상담부장 교사가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한 한 학부모도 교사·학교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표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아버지인 그는 "아들이 동급생으로부터 수 십 차례에 걸쳐 폭행당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었다"며 "담임교사와 교장은 학교폭력을 사전에 막지 못한 데다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담임교사에게 폭행과 성추행 등 사실을 언제 알았냐고 묻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며 "그럼에도 훈계 정도 이외에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학교와 교육청의 학교폭력 대응에 불만을 품고 협박전화를 하다 붙잡힌 학부모도 있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시교육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가짜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최 모(48)씨를 8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7시50분쯤 강서구 등촌동 자택에서 집 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시교육청 내 곽노현 교육감 사무실 옆 경비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회성 스쿨폴리스 안돼" =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이 중학생이던 지난 2010년 학교 친구에게 돈을 뺏겼다며 담임교사를 찾아갔는데 '덩치 큰 네가 피해를 봤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오히려 질책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학교측과의 합의 문제로 강서교육지원청과 시교육청에 여러 차례 관련 진정을 냈지만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앞으로 교사가 어디까지 학교폭력 책임을 질 것인지가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교권을 보호하려면 앞으로 생활지도를 위한 아주 상세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인천지방경찰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마련한 시민토론회에서는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교내에 개최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경찰관이 반드시 참석하도록 돼 있지만, 그동안 경찰 참여가 소홀했다는 것이다.

부일여중 김준길 교사는 "전담 경찰관을 배치, 학교폭력을 감시하게 하는 스쿨폴리스 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며 "그동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면 경찰 쪽에 연락해도 대부분 바쁘다는 이유로 오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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