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예술혼 함께 음미하는 것이 필요

구미지역 대표건축물 탐방 (마지막회) 건축에 관한 몇 가지 소고(小考)

지역내일 2001-11-28
구미지역 대표건축물 탐방은 우리가 살고 쓰며 부수고 다시 짓는 건축을 종합예술로 재평가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일반인들이 난해하게 느끼는 다양한 건축기법들을 단순히 소개하고 열거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건축가의 의도를 찾고, 건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건축가의 혼이 담긴 구미의 건축물들

첫 회에 소개된 구미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공단의 청정지역을 표방하는 (주)공간코리아의 사옥과 전원주택, 구미보건소, 구미장애인복지관, 형곡동의 청일주택, 한국은행 구미사무소 등 다양한 형태의 구미 건축물과 만날 수 있었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우리나라 건축계의 거장인 고 김수근씨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했고, (주)공간코리아의 사옥과 주변 정원에서는 건축공학과 출신 대표의 건축과 경영의 조화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그 동안 소개됐던 모든 건축물들은 공단도시라는 특수성을 뛰어넘어 건축가 개개인의 건축철학과 예술혼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빛과 그림자의 유희를 절묘하게 건축의 요소에 끌어들이고 있는 김준식 건축사와 철저히 건축공간을 이용하는 대상중심에 서 설계를 완성하는 한정우 건축사, 사회복지측면의 건축을 지향함으로써 건축의 순기능을 역설하는 김경태 건축사 등이 그들이다.
여러 가지 구성요소로 만들어진 건축은 단순히 보면 삶의 도구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건축을 설계하고 짓는 건축가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과 서양을 아우르는 건축의 생명 ‘빛’

건축학적으로 한국건축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상분(上分), 중분(中分), 하분(下分)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다시 기단, 초석, 기둥, 벽과 창호, 지붕 등으로 나뉘는데, 건축에 있어 기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조형적 상징성이다.
건축의 조형미는 당시의 정신문화와 예술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치를 지닌다. 우리네 전통건축양식에서도 쉽게 그 예를 찾을 수 있는데, 옛날 사람들이 집을 한 마리의 새로 상징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추구하는 소망을 ‘새’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뤄보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서양건축의 요소 중에는 우리 전통건축의 그것과 닮아있는 것들이 많다. 이것 없이는 인간이 볼 수 있는 세계는 사라지고, 건축을 생각할 수 없는 요소, 바로 ‘빛’이다. 공간예술로서의 건축은 빛에 의해 완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옛집의 한지를 바른 방문 역시 빛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움의 결정판이다. 그곳에서 걸러 나오는 빛은 달빛을 담아내기도 하고, 문 밖 사람의 어스레한 그림자를 통해 삶의 동질성을 확인하게 하기도 한다.
서양건축양식에서도 건축의 생명인 빛의 절정미를 확인할 수 있다. 색유리와 빛이 어우러진 고딕성당의 내부. 자연의 빛과 인공의 색유리가 연출하는 성당 내부공간의 신비로움은 빛이 건축가에게 있어 강력한 후원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건축을 통한 꿈꾸기’로 인식전환 있어야

우리 인간이 푸른 녹지대에서 흙을 밟으며 살아갈 공간은 점점 줄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초대형아파트들과 수십 층의 거대한 빌딩들이 숲을 이뤄 가는 것이 우리 도시의 현주소인 까닭이다.
최근 구미지역에도 원룸건축 열풍이 불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10배 이상 건축허가가 늘어났을 정도로 붐이 일고 있다고 하니, 성냥갑으로 들어찬 구미를 연상케 돼 안타깝다.
공단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단독가구 수요에 따르는 건축풍토는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건축은 그림이나 조각처럼 일반인이 그 안을 체험하려는 노력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런 관심 없이 비바람을 피하고 가족이 먹고 자는 한 칸의 집으로만 거주공간을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의 영혼을 두드리는 시대의 목소리로 생각을 바꾸는 일이 필요할 시점이다. 집에 대한 체험과 건축을 통한 꿈꾸기는 비단 건축가들만의 몫은 아니다.
도면 위에 그려지는 건축가의 예술혼을 함께 음미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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