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상속분쟁 원인은 ‘불법·편법 상속’

지역내일 2012-02-15
공익법인 우회 증여, 차명자산 이용
"투명상속 정착시키는 계기 삼아야"




재벌가의 불법·탈법적 상속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장남 맹희(81)씨가 1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한 상속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벌가의 유산 분쟁은 단순한 집안 내부의 다툼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그룹 경영권 승계와 연관되므로 중요하다. 재벌그룹 지배권승계가 얼마나 투명하게 이루어지느냐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가름하게 되며 나아가 경제민주화와 결부되기 때문이다.

◆삼성특검에서 불거진 차명주식 =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배권승계 방식은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 증여와 차명주식 등을 중심으로, 일부 상속지분 신고를 부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고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1987년 당시 삼성그룹 총자산은 11조5872억원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증여세 5억원과 상속세 176억원의 세금을 납부하고 그룹 경영권을 승계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물산 등 계열사 주식 88만8000주와 부동산 현금 등을 상속받았다.

신고외 상속방법인 공익법인을 통한 우회 증여방식을 보면 고 이병철 회장은 지난 1965년 주식과 부동산 10억원을 출연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한 부분부터 살펴볼 수 있다.

공익법인에 주식을 출연하고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되파는 방식인데 당시 이런 방법으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고 지분을 승계할 수 있었다.

참여연대의 공익법인백서에 따르면 삼성문화재단은 1976년 삼성물산 주식 4.6%와 제일모직 21.9%, 제일제당 29.1%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2년에는 1.15%, 9.96%, 4.6%로 각각 줄었다. 삼성공제회도 삼성물산(4.9%→0.5%) 제일모직(5.1%→2.3%) 제일제당(11.1%→알 수 없음)으로 각각 바뀌었다.

맹희씨가 제기한 소송의 핵심은 이건희 회장이 관리했던 차명자산이었다.

이 회장이 관리한 차명자산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으로 드러났다. 삼성측은 차명자산이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 또는 증여를 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삼성특검이 밝혀낸 차명자산 규모는 4조5373억원(2007년 현재)이며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486명의 명의로 1199개의 차명계좌로 관리됐다. 여기에 맹희씨가 상속분으로 청구한 삼성생명 주식 324만4800주가 포함됐다.

이외 삼성특검은 지난 1998년 이 회장이 매입한 삼성생명 주식 644만2800주는 선대회장으로부터 차명으로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44만7600주를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했다. 맹희씨는 이 주식에 대해서도 상속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가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상속세를 내지 않고 그룹 지배권승계를 이루었다.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은 "소송으로 번진 상속분쟁의 핵심은 불법·탈법적 상속에서 찾을 수 있다"며 "창업주에서 2세대로 상속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지만 2세에서 3세로 승계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으며, 앞으로 3세에서 4세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불법 상속이 근절되고 투명한 상속신고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CJ "원만히 해결됐으면" =

이번 소송에 대해 삼성그룹과 CJ그룹은 당황하면서도 "원만히 해결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민사소송이어서 그룹차원에서 말하기 곤란하다"며 "지난 1987년 상속문제는 정리됐고 그룹 분할 때 모두 끝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소멸시효도 문제"라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도 "개인과 개인의 문제로 그룹과 무관하지만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한다"며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그룹차원에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맹희씨는 전 제일비료 회장으로 3남5녀 가운데 장남이다. 차남은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며 삼남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다.

그룹 경영권 경쟁에서 밀려난 맹희씨는 제일제당을 맡았고 제일제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완전분리돼 CJ로 이름을 바꾸었다. 맹희씨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CJ를 경영하고 있다.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5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업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차녀 숙희씨는 LG가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결혼했고 삼녀 순희씨와 사녀 덕희씨도 출가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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