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수라상, 바로 이 맛이야!”

음식점 4800개 시대 ‘갈만한 곳 없나’ 2

지역내일 2001-12-20
우리 속담 중에 ‘차려놓은 밥상 받듯 한다’는 말이 있다. 이미 준비된 일을 하듯이 힘들이지 않고 손쉽게 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일을 시작할 때의 준비를 밥상을 차리는 일에 비춰 표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밥상을 차리는 일은 여간 신경 쓰이는 ‘작업’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네 전통한식밥상은 더하다. 밥을 중심으로 끓이기, 찌기, 굽기, 볶기, 튀기기, 무치기, 조리기, 데치기, 절이기 등 무궁무진한 조리법으로 만든 반찬이 조화를 이뤄야 상차림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금님의 수라상, 한정식전문점에서 맛보는 시대
그러나 밥상이라고 다 같은 밥상은 아니다. 임금님의 밥상은 수라상, 어른의 밥상은 진짓상, 아이들의 밥상은 그냥 밥상이라 불렀고, 상위에 오르는 주된 음식에 따라 반상, 면상, 교자상, 다과상 등 그 이름도 다양하다.
특히 궁중에서 왕과 왕비만이 받았던 12첩 정찬의 수라상은 왕족이나 벼슬이 높은 신하라 할지라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전통 상차림법 역시 현대화되었고, 신분의 고하에 따라 반찬 수를 제한하는 일은 고릿적 얘기가 돼 버렸다. 상감이 받았던 12첩 정찬의 수라가 무색해질 만큼 수십가지의 반찬과 요리로 차려진 전통한정식 밥상이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가 온 것이다. 현대감각이 가미되면서도, 우리 고유의 천연재료와 향미를 간직하고 있는 맛, 바로 21세기 한정식의 키워드가 아닐까.

1만5천원 대중형부터 5만5천원 고급형까지 각양각색
구미지역을 통틀어 전통 한정식전문점은 10군데 남짓. 저마다 독특한 맛과 개성으로 손님끌기에 한창이다. 대부분 개성식, 전라도식, 경상도식 하는 특정지역 음식을 고수하지 않고 궁중요리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 맛이 대중적인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 한식조리법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젊은 세대와도 궁합이 잘 맞는 새로운 퓨전한식을 개발하는 추세다. 조리의 기본 베이스는 전통 한식에 두고, 재료나 향료 등을 응용해 신세대 취향에 맞는 퓨전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
구미지역의 한정식전문점들은 1만5000원짜리 대중형부터 5만5000원의 고급형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상에 오르는 요리도 각 업소마다 각양각색이다. 대부분 밥과 탕, 죽 그리고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 기본메뉴에 스페샬요리를 코스별로 상에 올리는 게 보통이다.
한정식 외에도 특선요리를 갖춰 추가로 주문하거나 술안주용으로 따로 파는 곳도 있고, 점심시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런치스페샬 메뉴가 있는 곳도 있다.
또 간단한 식사를 원하는 손님을 위한 탕류 메뉴와, 주요리 하나에 밥과, 국, 밑반찬이 따라나오는 식사로 앞에 주요리 이름이 붙는 ‘- 정식’을 함께 팔기도 한다.
재료선택은 맛있는 음식의 기본. 계절에 따라 신선한 재료들을 이용해 요리를 만들기 때문에 메뉴의 변화가 심한 것도 한정식만의 특징이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계절요리는 과메기. 겨울철에 꽁치나 청어를 얼리고 녹히면서 자연 건조시킨 것이 과메기인데, 요즘 구미 한정식전문점에서도 인기메뉴 중 하나다.
구미의 한정식 전문점 대부분은 산지에서 직접 재료들을 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서울의 유명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산해진미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임금님 수라상 ‘후식’ 엿보기
임금님의 수라에는 상을 물린 후에도 떡, 과자, 차, 화채 등으로 이뤄진 깔끔한 후식이 뒤따랐다. 찹쌀이나 밀 등의 곡물로 만든 떡이나 과자는 식사 때 여러 종류의 반찬을 먹느라 어지러워진 기운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떡의 종류에는 시루떡, 인절미, 흰떡, 절편, 송편, 경단, 단자, 약식 등이 있는데, 특히 붉은 팥 시루떡의 팥은 체내에 쌓인 불필요한 수분을 빼내는 기능이 있다. 또 찹쌀은 소화기관인 비위를 강하게 하고, 기운이 생기게 하는 효능이 있다.
임금님에게 진상하는 과자는 기름에 튀긴 강정류, 과일을 익혀 꿀에 조린 숙실과, 이밖에 유밀과, 다식, 엿 등의 조과류가 있다.
강정에 들어가는 계피나 밀가루, 밤, 꿀, 대추, 깨, 콩 등은 모두 몸을 보하는 데 좋은 재료들이다. 그 중 계피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하면서 간, 폐의 기를 고르게 한다.
궁중의 대표적인 차로는 제호탕이 있다. 제호탕은 오매육과 초과, 백단향, 축사, 꿀 등을 넣어 달인 물로 시큼한 맛과 함께 향기로운 맛이 특징이다. 화채는 싱싱한 제철과일로 즙을 내어 만들거나 오미자국에 배, 진달래꽃을 띄워 만든 오미자화채를 마셨다.
오미자는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약재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남자의 정력 증강을 돕고, 소갈이나 몸에 열이 많이 나 가슴이 답답할 때 먹으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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