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레임덕 인정해야 산다

지역내일 2012-01-20
거부하기보단 적응해야 … CEO식 욕심 버리고 안정적 마무리 주력


가래떡 한 번 맛볼까?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경기 평택시 지산동 송북시장에서 가래떡을 맛보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이명박(MB) 대통령의 임기 말을 보려면 서울시장 시절 마지막 6개월을 생각하면 된다. 아마도 마지막 날까지 변함없이 일을 하다가 임기를 마칠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통령 스스로도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 어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는 자기확신이다.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교민들과 만나 "1월1일 하루 쉬고 2일부터 일하는 대통령은 나밖에 없더라. 나는 세계 모든 정상 중에서 제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남은 임기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지는 대목이다.

◆"정말 열심히 하는데…" =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임기 말인 5년차 국정을 운영하는 데도 집권 초와 다를 바가 없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엄청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젊은 참모진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임기 말에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권력누수 현상인 '레임덕'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부작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주말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이 같은 모습은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한해가 중요하다. 이때 마지막 피치를 올려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독려했다. 안정적 국정마무리가 아니라 막판까지 성과를 내자고 강요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 율 교수(명지대 정외과)는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기업 씨이오 출신이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여태까지 뭔가 제대로 못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평가했다.

◆"레임덕은 시작된 지 오래" = '측근과 친인척 비리', '2인자의 몰락', '지지율 하락', '여당 내부의 대통령 탈당요구', '무리한 정책추진' 등등…. 레임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징후다. 그런데 이 모든 징후가 지난해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집권여당 내부에서는 대통령 탈당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와 며칠째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저축은행비리사건, 디도스공격사건, 돈봉투 사건 등 각종 비리의혹으로 2인자와 권력실세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위공무원들까지 연루된 다이아몬드 게이트까지 새롭게 불거졌다.

더군다나 여당의 지지도와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심리적 저지선인 30%대가 붕괴된 것이다. 40%대 중후반의 안정적 지지도를 자랑하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5년차를 맞은 이명박(MB) 대통령의 레임덕은 분명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작년부터 레임덕 현상은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라며 "대통령의 정책, 인사 부분에 대해 야당이 아닌 여당 내에서 반기를 제기하고 정면으로 공격하는 현상이 됐기 때문에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임덕 거부하다 데드덕 될라" = 대통령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전문가들은 레임덕을 인정해야 남은 임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다음 수가 보이게 된다고 충고한다. 이를 거부하고 억지로 막으려 하면 부작용만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신 율 교수는 "무리수를 두면 부작용만 생긴다. 지금은 정리할 때지 보여줄 때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김민전 교수(경희대 정외과) 역시 "본인은 레임덕이 없다고 하지만 탈당요구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레임덕 아니냐"면서 "그렇다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마무리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할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교수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 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노력과 이를 보여줄 수 있는 내각"이라며 "그동안 포퓰리즘이라 비판해 놓고 지금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는 것 역시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진 소장은 "레임덕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마무리로 가야 된다"면서 "다만 레임덕(절름거리는 오리)이 아닌 데드덕(죽은 오리) 상태가 되지 않도록 최악의 상태만큼은 막는 데 주력하면서 임기를 무난하게 마무리하는 것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민전 교수는 "정말 레임덕이 없어야 할 부분은 지금 터져 나오고 있는 너무나 많은 비리와 부패사안들에 대한 해결의지"라며 "질질 시간만 끌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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