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현실화하자 ②

지역내일 2012-01-26
일본은 4월부터 기업용 전기요금 20% 인상
전력난 대비 위해 … 한국은 적자 한전이 흑자 대기업 지원

전기요금은 원가에 못 미치고, 전기소비는 급증하다보니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전력공사(한전)에게 돌아간다. 또 이는 국민에게 전가된다.

한전은 2008년 이후 연속적인 경영적자로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한전의 부채는 2008년 46조9000억원에서 2009년 51조8000억원, 2010년 72조2000억원, 2011년 79조1000억원(1~9월 누계)로 치솟았다. 2010년 이후는 연결재무재표 기준이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114%에서 142%로 뛰었다. 원가의 90.0%(용도별 평균)에 불과한 전기요금이 주범이다.

◆한전, 하루 차입금 이자만 50억원 = 특히 한전은 이자지급을 위해 외부에서 추가 차입해야 하는 재무구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빚을 내 이자를 갚는 형태다.

한전은 최근 3년간 연평균 6조5000억원의 부채가 증가해 하루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만 50억원에 달한다.

한전의 열악한 재무구조는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시킬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국제입찰사업의 경우 사전적격심사(PQ)를 통해 입찰자의 재무능력, 기술력 등을 심사해 입찰자격을 제한하기 때문.

실제로 한전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석탄화력발전소와 이집트 다이루트 복합화력발전소 입찰에 참여했으나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유로 두 곳 모두 심사에서 탈락했다.

또 차입금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금융조건이 악화되고, 이는 곧 수주경쟁력 약화를 가져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전기절약 유인 부족으로 전력다소비 산업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점도 개선해야할 대목이다.

제조업 GDP대비 전략사용량은 한국을 100으로 할 때 미국 51, 영국 48, 프랑스 46, 독일 37, 일본 31에 불과하다.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해야 = 이와 관련, 대용량 산업용 전기요금이라도 일단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0년 기준 한전의 원가 부족액 4조4000억원 중 35%인 1조5000억원이 산업용 전기요금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기업 한전이 흑자 대기업을 위해 과다 지원을 해온 셈이다.

노영민 의원(민주당)은 지난해 9월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은 대기업에 전기요금 특혜가 집중돼 한전이 최근 3년 연속 적자발생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삼성전자, 현대제철,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등 전기사용 상위 10대 기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128,389GWh의 전기를 사용해 1조4847억원의 전기요금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은 오는 4월부터 기업용 전기요금을 20% 인상할 계획이어서 한국과 대비된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내놓은 '2011년 대일 적자분석 및 2012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은 엔화강세, 높은 법인세율, 인건비 부담, 엄격한 환경규제, FTA 체결지연, 전력수급 불안 등 6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전력 수급불안 및 전기료 인상에 따른 전력난'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경전력의 전기요금이 20% 상승할 경우 금융업을 제외한 관내기업(자본금 1000만엔 이상)의 경상이익은 약 2660억엔 감소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전력수급불안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 일본기업들은 현재 순번휴업과 야간조업, 자가발전설비 가동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달 통신비 14만원, 전기료 5만원 = 한편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우려와는 달리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기요금 1% 인상시 소비자물가는 0.0208%P(주택용 기준) 오르는 데 그친다.

전국 가구의 한달평균 가계지출을 살펴봐도 통신비는 13만9000원에 이르는 반면 전기요금은 4만9000원이었다. 가계지출총액 대비 비중은 통신비가 6.1%, 전기요금 2.1%를 각각 차지한다.

한전은 다른 공공요금 인상률과 비교해도 전기요금 인상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자장면의 경우 1984년 350원에서 2010년 4000원으로 11배, 같은 기간 버스요금은 120원에서 900원으로 7.5배 각각 인상됐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67원에서 98원으로 1.5배 오르는데 그쳤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지나치게 낮다보니, 전기소비를 부추긴다"며 "이는 공기업인 한전의 재무구조를 악화시켜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떠넘겨질 뿐만 아니라 전력 부족현상까지 걱정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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