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외국인의 주식매수 배경

지역내일 2012-02-20
방병문 21세기경제학 연구소 연구원

19세기 경제학계는 한가지 골치아픈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가치의 역설'이라는 것이 그것인데, 왜 사람에게 아주 소중한 물과 공기와 같은 재화 가격이 살아가는데 아무 소용도 없는 다이아몬드보다 싸게 거래 되는가 하는 것이었다. 1870년대 세명의 뛰어난 경제학자가 나타나면서 이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됐다.

영국의 제번스, 프랑스의 발라, 오스트리아의 멩거가 그들로 "최종 단위 즉, 한계 단위의 가치가 거래가치를 결정한다"라고 답을 알려준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이들의 학문적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강조키 위해 '한계혁명'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한동안 가격이론에만 머물러 있던 이 개념이 소득이론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전기대비 성장률' 발표가 그것이다. 한계개념을 도입하면 '전기대비 성장률이 경기동향을 결정한다'는 결론이 된다. 한계개념을 도입한 전기대비 성장률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012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암흑속이다. 부동산 값은 맥을 못추고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곤 이익나는 기업들이 몇 안된다는 얘기들이 들리는 가운데 성장률 전망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IMF는 올 한국 성장률을 당초 4.4%에서 3.5%로 낮춰 잡았고, 한국경제연구원도 3.5%에 3.2%로 하향 조정했다. 심지어 가장 낙관적이라는 정부마저 5%에서 3.7%로 떨어뜨렸다.

외국인들 9조원대 주식 사들여

여전히 진행중인 그리스 문제를 비롯해 선진국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대외 여건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런데 주식시장만을 놓고 보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벌써 10% 넘게 올랐다. 외국인들이 무려 9조원 넘게 사들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들은 각각 6.6조원과 1.3조원을 팔아 치웠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식시장에서 승자는 역시 외국인이다. 지난해 줄기차게 팔아 대기만 했던 외국인이 채 두달도 되지않아 지난해 판 것 이상으로 사들였다. 이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시가총액비중도 4년 만에 다시 1/3을 넘어섰다.

국내 경제전망이 썩 좋지 않은데도 외국인들이 줄기차게 사대는 이유가 무엇일까? 외국인들의 매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동성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이 많은 돈을 풀었고 그 돈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이는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 배경에는 '한계'개념에 입각한 전기비 성장률 상승 전망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들은 지난해 4분기 전기비성장률(연률 1.4%)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비해 턱 없이 낮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6% 내외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올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을 것이 틀림없다.

외국인 투자, '환율'에 달렸다

실물시장 상승이 점쳐진다면 그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금융시장에 배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투자판단 지표인 환율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탓도 컸다. 환율은 지난해 말 1150원대에서 112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설혹 주가가 전혀 움직이지 않더라도 환율이 떨어져주기만 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보다 높을것이 확실해 보이므로 이제 외국인들의 투자를 좌우하는 잣대는 환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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