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진년을 위한 사랑의 변주곡

지역내일 2012-01-30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 교수

'하늘나라의 거울에 비춰진 우리의 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한해 되기를, 그 거울에 비친 가슴앓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종의 애민사상이, 예수의 인류사랑이 우리에게도 연주되는 한해 되기를 …
일전에 애민(愛民)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가 종방되었다. 우리글인 한글의 제작동기와 반포과정에 얽힌 계층간의, 혹은 이념간의 갈등을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었다.

소리글자인 한글의 우수성이야 세계 속에서 새로이 인식되고, 또 이민족들까지도 한글을 그들의 글자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익히 아는 바이지만, 본 드리마는 한글 제작과정 속에 담겨진 세종대왕의 백성에 대한 사랑과 충심을 재인식시키고 있었다.

어떤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세력이든 표면적으로는 애민과 애국을 이념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시대를 넘어서 잘 표현하고 있었다.

'한글반포를 저지하는 것' 또한 '백성을 위하는 것'이라는 주장 또한 그 속에 충분한 논리구조는 내포하고 있었다. "개가 말을 알아들으면 사람을 속일 수도 있다"는 상대 파의 주장에 대한 세종의 대답은 "그래도 무방하다. 지배층은 명멸하지만 백성은 영원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가슴이 아플 수만 있다면, 그 속에 어찌 사랑이 없다 할 것인가." 누구나 타인을 위해, 백성을 위해, 가슴이 아플 수만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게다.


백성을 위해 가슴이 아플 수만 있다면

그러나 권력을 뺏지 못해,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앓는 가슴 통증이라면 그것을 어찌 사랑이라 할 것인가. 지금도 이 잣대로 우리 사회를 바라볼 일이다.

임진년도 벌써 첫달이 거의 지나고 있다. 지난 성탄절은 인류를 구원하기위해 그야말로 본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 "백성은 고통으로 책임진다"는 대사처럼, 예수님이 '고통으로 책임진 사건'이 아니었던가.

"세상 죄를 모두 지고 가는 어린 양 예수"처럼 인류를 구원하고 인간세상을 밝히는 영원한 주제는 희생과 사랑밖에는 없는 것 같다. 골고다 언덕에서 자기를 해하는 로마병정을 위해서도 기도하는 예수님의 그 지순한 사랑이 인류를 구원한 것이 아니였던가.

강도 만난 나그네를 바쁘다는 이유로, 삶에 지쳤다는 이유로, 모두 피해갔지만 오직 사마리아인만이 그를 치료해 주었듯이 우리도 삶의 고단함과 힘겨움을 이유로 주변 이웃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그 가슴에 사랑이 없고 아픔이 없다는 반증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지도자는 가슴으로 사랑하고, 백성은 고통으로 사랑하더라도 사랑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라면 그 희망만은 놓지 말아야 한다.

욕망과 자존과 분노, 그런 어쩌지 못하는 부스러기들에 가려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 시간들의 무의미한 흐름이 또 한해를 맞는 우리들의 습관에 젖어버린 일상이 되면 어쩌겠는가. 가슴 시린 낙타라면 어찌 바늘구멍을 혼자만 통과하려 하겠는가.

삶이 예배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소리나는 괭과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다. 에고의 꺼풀은 늘 우리 사회를, 그리고 자기자신마저도 황폐하게 만든다.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이든 개인의 이익과 자존만이 은닉으로 포장되어 우선시된다면 삶은 각박해질 수밖에 없다. 삶은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갈등과 걸림을 본질적으로 갖는다.

"백성은 고통으로 책임진다"

헌신이나 희생이나 이런 단어들을 주워 담기에는 표현되는 행동이 너무 가식적임도 알고 있다. 어쩌면 일반화된 가식과 위선에 함몰되어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시간들 속에 우리는 또 한해를 맞은 것은 아닌지.

임진년 한해에는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나라'가 아니라, '하늘나라의 거울에 비춰진 우리의 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한해 되기를 소망해본다. 그 거울에 비친 가슴앓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종의 애민사상이, 예수의 인류사랑이 우리에게도 연주되는 한해 되기를 소망해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