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동습지

지역내일 2001-11-29
<내셔널트러스트>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동습지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211번지, 둔촌동 주공아파트 4단지 동쪽에는 약 1500평(4865㎡)에 이르는 작은 습지대가 있다.
둔촌동 습지는 그 면적은 작지만 도시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소생물권(Biotop·비오톱)이다. 경기도 하남시와 인접해 있는 이 습지의 서쪽은 둔촌 주공아파트, 북동쪽으로는 해맞이 장소로 이름난 일자산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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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과 수상생태계가 공존하는 둔촌동습지에는 ‘부들’ ‘애기부들’ ‘줄’ ‘골풀’ ‘할미꽃’ ‘물통이’ ‘고마리’ 등 습지성 자생식물 72종을 비롯, 총 192종의 식물이 자생,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 들어 지저분한 도랑 가에 주로 자라는 ‘고마리’가 우점종으로 나타나는 등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있고 ‘환삼덩굴’ ‘개망초’ ‘서양등골나물’ 등 귀화식물도 많이 출현, 습지생태계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둔촌동습지 주변으로는 규모는 작지만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이 30%를 넘는 숲이 둘러싸고 있다.
특히 습지와의 경계부에는 ‘오리나무(물박달나무)’ 군락지가 있는데, 오리나무는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나무로 이 지역의 높은 자연성을 보여준다. 이들 산림은 습지에 수분을 공급, 둔촌동습지의 습지생태계를 유지시켜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습지와 경작지, 산림 등 다양한 생태구조가 어우러져 있는 둔촌동습지에는 식물 이외에도 다양한 생물종들이 서식한다. 서울에서는 드물게 맹꽁이, 산개구리의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며, 조류의 경우 ‘멧새’ ‘붉은머리오목눈이’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호)’ ‘오색딱따구리’ 등의 텃새와 ‘붉은배새매’ ‘해오라기’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 등의 여름철새가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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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동습지는 2000년 3월6일 한강 밤섬에 이어 서울의 두번째 생태계보전지역으로 고시됐다.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데다 학교도 가깝고 교통여건이 좋아 개발유혹이 많았던 이 곳이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은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회장 최경희)의 헌신적인 보존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둔촌동 주공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은 96년 추석 무렵 이곳에 폭 12m의 도로를 내겠다는 강동구의 공람공고를 보고 긴급하게 결성된 모임에서 출발했다. 최 회장이 아파트단지 확성기로 “소중한 습지와 숲을 훼손해가며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도로를 만드는 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하자 100여명이 모였고, 그 자리에서 모임을 만들었다.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은 우선 서울시립대에 이 곳의 생태계 조사를 요청했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소중한 습지생태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나 도로개설 계획은 계속 추진됐다. 습지 바로 옆에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경작을 위해 습지가 메워지는가 하면 제초제까지 뿌려졌다.
생태계조사보고서를 들고 강동구 서울시 환경부 법률구조공단까지 뛰어다녔지만, 보존을 위해 선뜻 나서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공무원들의 무관심에 지쳐가던 99년 10월, 최경희 회장은 고 건 서울시장을 만났다.
둔촌동습지의 중요성을 전해들은 고 건 시장은 배석한 직원에게 “잘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서울시는 2000년 시 예산 9억원을 들여 둔촌동습지 일대의 토지를 일부 매입하는 한편,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일대를 보호·감시하도록 했다. 둔촌동습지 보호의 기틀이 비로소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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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동습지는 현재 부지매입과 훼손된 생태계 복원이라는 두가지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보전지역 지정절차와 토지 소유주의 반발 등으로 50% 정도만 매입된 후 진척상황이 별로 없는 상태다.
서울시 환경기획과 관계자는 “둔촌동습지의 경우 토지를 강제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협의매수를 해야 하는데, 토지소유주가 개인사정으로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습지를 가꾸는 사람들’ 김영옥 총무는 “지금은 소극적인 보호·감시활동만 하고 있다”며 “토지매입을 위해 서울시나 강동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

서울시, 생태계보전지역 후보지 3개소 선정

서울시는 11월 26일 ‘은평구 진관내동 습지’ ‘탄천’ ‘송파구 오륜동 습지’ 3곳을 ‘생태계 보전지역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3곳 중 2곳을 한강 밤섬과 둔촌동습지에 이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서울시에서 실시한 ‘비오톱 현황조사’ 및 ‘비오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및 관련부서 워크샵을 통해 정밀 검토된 곳들로, 앞으로 지역주민, 토지소유주 등 이해 관계인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탄천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수서동 일대의 ‘탄천’은 모래톱이 잘 발달되어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철새가 많이 도래하는 곳이다. 치수 위주로 정비된 주변 하천과는 다르게 생태계를 보전해나가는 모범적인 하천 정비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희귀종인 ‘낙지다리’ 등 다양한 습지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보호야생동물인 ‘참매’ ‘큰말똥가리’ 등 야생조류가 특히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전지역은 양재천 합류부의 탄천2교에서부터 대곡교에 이르는 구간이다.

은평구 진관내동 습지

은평구 진관내동 북한산 국립공원 산자락에 용출수에 의해 유지되는 자연습지가 있다. ‘고마리’ ‘갈대’로만 이루어진 숲이 전체 식생의 46%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습지로 ‘오색딱다구리’ ‘흰눈썹황금새’ ‘박새’ ‘꾀꼬리’ 등 보호야생조류가 다수 출현하고 있다.
곤충류, 양서류 등 생물종다양성도 매우 풍부하며 개발제한구역이기는 하나 근처의 양묘장 농경지 등이 확대될 경우 훼손 우려가 높아 보전지역으로 우선 추천됐다.

송파구 오륜동 습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뒤에 가면 논이 펼쳐지고 그 한가운데 버드나무가 자라고 있는 커다란 연못이 있다. 갈대숲이 전체 식생의 50%를 형성하며 ‘수련’ ‘애기부들’ 등 다양한 습지식물이 자란다.
‘물총새’ ‘오색딱다구리’ ‘흰눈썹황금새’ ‘꾀꼬리’ ‘제비’ 등 서울시 관리야생동식물 거의 모든 종이 출현하며 환경부보호종인 ‘금개구리’가 출현하는 등 양서류 다양성도 매우 풍부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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