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은행예금 감소가 말해주는 것

지역내일 2012-02-27
송기균 충남경제진흥원장

'불황 여파 … 은행예금 두달째 감소'

지난 2월 2일 내일신문이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이 작년 12월과 올 1월의 두 달간 11조원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내일신문을 제외한 다른 신문들이 기사화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연말연초의 계절적 요인이라 치부하며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위 기사가 전하고 있듯 "은행수신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2009년 1월에 이어 3년만에 처음"일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더구나 은행예금은 통화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향후 통화량의 감소 혹은 증가속도의 급격한 둔화가 뒤따를 수 있다. 만약 통화량 감소로까지 이어진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지난 3년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떠받쳐온 것은 바로 통화량, 즉 돈의 힘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주식과 부동산이 받게 될 타격은 결정적일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은행예금 감소 사실은 2월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작년 12월 은행예금은 1조2000억원 감소했고, 올 1월에는 또 10조8000억원이 감소했다.

향후 통화량 감소 예고

흥미로운 사실은 주식시장에서도 뭉칫돈이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 성격의 MMF에서 지난 두 달간 5조50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빠져나갔고, 주식과 채권펀드에서는 무려 8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예금과 주식시장의 투자자금을 합쳐 두달 동안 무려 26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이탈했다. 이런 감소액은 내일신문이 보도했듯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더 컸다.

왜 이런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을까? 예금이 사용되는 곳은 크게 세 곳이다. 소비와 투자 그리고 대출상환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4년간 가계의 실질소득이 크게 감소했고, 이에 따라 가계들이 저축해둔 예금을 꺼내 소비에 충당했다는 사실이다. 가계저축률이 OECD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심각한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도 은행예금이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했던 것은 가계들이 대출을 더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가계들은 대출을 받아 아파트 등에 투자하였고,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자 부자가 된 듯한 기분에 또 대출을 받아 소비를 했다. 그 결과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은행예금이 덩달아 증가했다.

소득이 감소하는데도 증가를 지속하던 가계대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1월 가계대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주택담보대출마저 "이례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출 감당 못하는 가계 늘어

은행예금과 가계대출의 동시 감소가 시사하는 바는 자못 심각하다. 한편으로는 더 이상 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계가 상당수에 이르렀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파트 등 부동산 투자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가계가 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은행예금의 감소가 계절적인 영향인지 아니면 추세적인 현상인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두 달간의 이례적인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간파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은 실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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