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내 처리시설 공사 6개월째 중단 … 행정력·예산 낭비만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공사와 불필요한 다툼을 벌인 탓에 음식물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수개월째 중단됐다. 법적다툼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데도 관련 부서에서는 시장 눈치만 살피고 있다. 자칫 내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된 음폐수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6개월째 공사 중단·법적 다툼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에 대비해 매립지에 하루 처리용량 500톤 규모의 처리시설을 짓고 있다. 2009년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의 협약에 의해 진행된 사업으로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매립지공사는 지난해 6월 건축 인·허가 신청서를 인천 서구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9월까지 9차례나 서류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유는 인천시에게 공유수면 매립 실시계획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공유수면 매립 승인만 받아오면 공사를 막을 이유가 없다"며 "단지 그 이유 때문에 건축 인허가를 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을 인천시로 떠넘긴 것이다.
하지만 공유수면 매립 승인권을 가진 시 항만공항시설과는 청소과와의 협의를 이유로 들었다. 청소과가 매립지 악취로 인한 주민민원과 경인아라뱃길 편입부지 매각대금 사용처 문제가 풀릴 때까지 승인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청소과는 항만공사시설과에서 결정할 문제이지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청소과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업이고 반대할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음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중단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이와 다르다. 매립지공사는 행정철차가 지연되자 준공시기를 맞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허가 없이 공사를 시작했고, 서구는 매립지공사에 공사중지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매립지공사를 건축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이행강제금(2억1000만원)도 부과했다.
매립지공사도 행정명령 취소소송으로 맞대응해 오는 4월 5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음폐수 처리시설 공사 공정률은 30%. 총 공사비 424억원 가운데 102억원이 투입됐다.
◆결정 미룬채 시장 눈치만 = 문제는 인천시가 사실상 선결과제로 제시한 악취문제와 경인아라뱃길 편입부지 매각대금 사용처 문제가 일단락됐는데도 불구하고 공사 재개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음폐수 처리시설이 수도권매립지 매립기간 연장 문제로 인식될 수 있어 쉽게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매립지 내에 쓰레기 처리를 위한 추가시설 설치자체에 부정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송영길 시장의 반대도 관련 부서들이 결정을 미루는 이유다. 송 시장은 취임 후 줄곧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 반대해 왔다. 여기에는 음폐수 처리시설도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됐다. 공사 지연으로 인해 수억원의 공사비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또한 2013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돼 처리해야 할 수도권 음폐수 500톤(하루)의 처리문제도 과제로 남게 됐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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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공사와 불필요한 다툼을 벌인 탓에 음식물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수개월째 중단됐다. 법적다툼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데도 관련 부서에서는 시장 눈치만 살피고 있다. 자칫 내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된 음폐수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6개월째 공사 중단·법적 다툼 =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에 대비해 매립지에 하루 처리용량 500톤 규모의 처리시설을 짓고 있다. 2009년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의 협약에 의해 진행된 사업으로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매립지공사는 지난해 6월 건축 인·허가 신청서를 인천 서구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9월까지 9차례나 서류 보완 요구를 받았다. 이유는 인천시에게 공유수면 매립 실시계획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공유수면 매립 승인만 받아오면 공사를 막을 이유가 없다"며 "단지 그 이유 때문에 건축 인허가를 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을 인천시로 떠넘긴 것이다.
하지만 공유수면 매립 승인권을 가진 시 항만공항시설과는 청소과와의 협의를 이유로 들었다. 청소과가 매립지 악취로 인한 주민민원과 경인아라뱃길 편입부지 매각대금 사용처 문제가 풀릴 때까지 승인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청소과는 항만공사시설과에서 결정할 문제이지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청소과 관계자는 "꼭 필요한 사업이고 반대할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음폐수 처리시설 공사가 중단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이와 다르다. 매립지공사는 행정철차가 지연되자 준공시기를 맞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허가 없이 공사를 시작했고, 서구는 매립지공사에 공사중지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매립지공사를 건축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이행강제금(2억1000만원)도 부과했다.
매립지공사도 행정명령 취소소송으로 맞대응해 오는 4월 5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음폐수 처리시설 공사 공정률은 30%. 총 공사비 424억원 가운데 102억원이 투입됐다.
◆결정 미룬채 시장 눈치만 = 문제는 인천시가 사실상 선결과제로 제시한 악취문제와 경인아라뱃길 편입부지 매각대금 사용처 문제가 일단락됐는데도 불구하고 공사 재개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음폐수 처리시설이 수도권매립지 매립기간 연장 문제로 인식될 수 있어 쉽게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매립지 내에 쓰레기 처리를 위한 추가시설 설치자체에 부정적이라는 것이 이유다.
송영길 시장의 반대도 관련 부서들이 결정을 미루는 이유다. 송 시장은 취임 후 줄곧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 반대해 왔다. 여기에는 음폐수 처리시설도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됐다. 공사 지연으로 인해 수억원의 공사비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또한 2013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돼 처리해야 할 수도권 음폐수 500톤(하루)의 처리문제도 과제로 남게 됐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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