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회 주인공은 동네 주민

지역내일 2012-02-06
은평구 이야기콘서트·마을회의로 진화
지역아동센터서 식전공연 사회도 주민


은평구가 의례적인 동 신년인사회를 주민참여 형태로 바꿔 눈길을 끈다. 1일 갈현2동은 '구청장과 함께 하는 이야기콘서트'를 열고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에 대한 주민들 의견을 들었다. 사진 은평구 제공


"우리 동네가 어떻게 하면 좀더 나아질까요?" "우리말로 정이 곧 소통 아니겠습니까. 소통의 매개가 되는 작은 모임들이 활성화돼야 할 것 같습니다." "연초마다 올해를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모임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갈현2동주민센터. 동 주민자치위원부터 시민단체 참여예산위원 상인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까지 150여명이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올 한해 동네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청에서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 주민들과 공유하는 '동 신년인사회'다. 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시민단체·마을도서관 대표, 시장에서 선원을 운영하는 스님, 동네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까지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우리 동네가 어떻게 하면 좀더 나아질까'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 중이다.

은평구가 동 신년인사회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동장의 사업보고와 구청장의 현안업무보고, 주요 참석자들의 인사말로 채워지고 마는 의례적인 행사를 주민들에게 맡겼다. 동마다 특성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행사 진행 형식도 지역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행사 진행자도 동네 주민이다.

갈현2동은 주 행사를 '구청장과 함께 하는 이야기콘서트'로 꾸미기로 하고 평범한 주민들과 함께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공식 행사 시작 전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이 바이올린과 플롯 첼로 클라리넷 앙상블을 선보였고 동네 가수 이평새(63)씨와 색소폰 연주자 김광식(61)씨가 중장년 세대에 친숙한 영화음악으로 행사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바꾸었다. 본 행사에서도 동장이 진행하는 2012년 동 업무보고는 10분 안에 끝났다.

또 한차례 짧은 공연에 이어 김우영 구청장과 함께 주민 토론자들이 무대에 오른 뒤부터가 알짜배기다. 주민들은 지역 내 소통을 위한 모임 제안부터 주민 참여와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동네축제, 축제를 비롯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마을기금 적립방안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1시간이 채 안되는 토론시간동안 주민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북돋우고 동네 개선점을 찾아낼 '마을만들기 대학' 개설까지 이야기를 진전시켰다.

갈현2동처럼 이야기콘서트 형태 신년인사회를 선택한 동은 수색동 증산동 등 9곳. 수색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 방안, 연신상가 활성화 방안,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주민간 화합 방안 등 이야기 주제는 각 지역이 안고 있는 현안이다. 다목적체육관과 보건지소 건립을 앞두고 있는 진관동과 구산동에서는 담당 국장에게 관련 사업 내용을 듣는 사업설명회 형식을 택했다.

신사2동과 역촌동 등 5개 동은 참석자 전체가 토론에 참여하는 마을회의(town meeting)를 열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두꺼비하우징사업과 대조시장 배송센터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갈현2동처럼 지역 인재들이 식전·식간에 짤막한 공연도 선보였다. 지난달 17일 시작한 신년인사회는 8일 응암3동과 응암2동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은평구의 새로운 실험은 주민들에게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 윤희정 갈현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주민들 의견을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는 편안한 행사로 바뀌었다"며 "(통·반장이나 지역단체 이외에) 일반 주민들 참여도 늘었다"고 평했다. 최순옥 열린사회은평시민회 대표는 "예전에는 동장이 10~20분, 구청장이 40분쯤 얘기한 뒤에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등 내빈들 인사말이 전부였다"며 "주민들이 지역 현안부터 개인적인 얘기까지 교환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우영 구청장은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행정에 대한 안목이 확장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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