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재원확충 4월이냐 6월이냐 '시간문제'
박재완 "미국-독일 합의가능성 높아져" … 벌써 긴장감 줄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을 막을 각 국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상황을 가늠해 보고 G20의 위상변화를 평가할 만한 시간이기도 했다.
◆피하기 힘든 재원확충 = 유럽재정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IMF(국제통화기금) 재원확충에는 사실상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 시기와 규모는 각국의 정치경제적 사정과 연결돼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IMF 연차총회와 G20 재무장관회의가 같이 열리는 4월 워싱턴회의까지는 합의점을 찾자는 의견과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6월의 정상회의때로 넘기자는 의견이 팽팽했다. 시간문제라는 느낌을 줄 만 했다. 유로지역의 자구노력을 위해 돈을 많이 내야 하는 독일과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재정지출을 해야 하는 미국의 정치적 결단과 수용만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로존의 자체 방화벽(다른 국가로 위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재정) 보강을 4월까지는 결정하자는 데 합의했다"면서 "3월초 EU정상회의에서 자구노력을 더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G20에서도 IMF재원증액에 나설 가능성이 좀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때이른 '장밋빛 전망' =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 깐 정상회의 때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내각이 사퇴하고 스페인도 총선을 20일 앞둔 시점이라 긴박하게 돌아갔고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컸지만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긴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각국의 정책대응에 힘입고 유로존 쪽에서 자구노력을 상당히 많이 해서 최악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인식의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하반기엔 위기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에도 변함이 없었다.
반면 선거와 유가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3년정도는 더 이어져야 할 부채축소, 전세계적인 경제위축,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들어 "아직 숲속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
◆G20 위상의 위기감 = G20 회의의 위상이 크게 올라선 것은 사실이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말잔치만 있는 '카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내외 비판을 고려해 서울정상회의 깐정상회의 등에서 합의한 내용들의 이행에 초점을 맞췄다.
박 장관은 "지난해는 G20이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G20에서 약속한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행, 점검, 평가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5년이상 걸리는 중장기 의제는 하반기로 돌리고 상반기에는 단기적인 유로존 위기를 해소하는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액션프로그램을 점검해 4월에 보고키로 했으며 IMF쿼터와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각국의 국회승인도 가을(9월) 연차총회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완 세일즈 = 박 장관은 올해 결정되는 녹색기후펀드(GCF) 사무국 유치와 이사회 진출을 위한 세일즈에 나섰다. GCF 사무국은 '환경쪽의 IMF'로 불릴만큼 규모도 크고 영향력도 클 것으로 예상돼 유치 경쟁이 매우 심한 편이다. 국제기구의 집합지인 스위스와 환경분야의 메카 독일이 가장 큰 경쟁자다.
아시아에 3장이 주어진 이사국 진출 역시 9군데가 의지를 보여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 장관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재무장관을 만나 사무국 유치와 이사국 진출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현수막 하나 없는 멕시코 = 멕시코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70%를 넘는다. 미국경제의 위축이 그대로 멕시코로 전염됐다.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라질에 중남미 1등 자리를 내줬다. 중남미 대표주자로서의 체면을 완전히 구긴 셈이다.
G20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멕시코시티엔 현수막 하나 걸려있지 않았다. 7월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G20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니코 호텔이나 프레스센터가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도 G20 특유의 긴장감이나 부산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재무장관회의의 첫 장을 여는 '업무만찬' 장소가 일정을 하루 앞두고 장소가 두 번이나 바뀌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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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미국-독일 합의가능성 높아져" … 벌써 긴장감 줄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을 막을 각 국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상황을 가늠해 보고 G20의 위상변화를 평가할 만한 시간이기도 했다.
◆피하기 힘든 재원확충 = 유럽재정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IMF(국제통화기금) 재원확충에는 사실상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 시기와 규모는 각국의 정치경제적 사정과 연결돼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IMF 연차총회와 G20 재무장관회의가 같이 열리는 4월 워싱턴회의까지는 합의점을 찾자는 의견과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6월의 정상회의때로 넘기자는 의견이 팽팽했다. 시간문제라는 느낌을 줄 만 했다. 유로지역의 자구노력을 위해 돈을 많이 내야 하는 독일과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재정지출을 해야 하는 미국의 정치적 결단과 수용만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로존의 자체 방화벽(다른 국가로 위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재정) 보강을 4월까지는 결정하자는 데 합의했다"면서 "3월초 EU정상회의에서 자구노력을 더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G20에서도 IMF재원증액에 나설 가능성이 좀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때이른 '장밋빛 전망' =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 깐 정상회의 때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내각이 사퇴하고 스페인도 총선을 20일 앞둔 시점이라 긴박하게 돌아갔고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컸지만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긴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각국의 정책대응에 힘입고 유로존 쪽에서 자구노력을 상당히 많이 해서 최악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인식의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하반기엔 위기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에도 변함이 없었다.
반면 선거와 유가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3년정도는 더 이어져야 할 부채축소, 전세계적인 경제위축,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들어 "아직 숲속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
◆G20 위상의 위기감 = G20 회의의 위상이 크게 올라선 것은 사실이지만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말잔치만 있는 '카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내외 비판을 고려해 서울정상회의 깐정상회의 등에서 합의한 내용들의 이행에 초점을 맞췄다.
박 장관은 "지난해는 G20이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G20에서 약속한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행, 점검, 평가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5년이상 걸리는 중장기 의제는 하반기로 돌리고 상반기에는 단기적인 유로존 위기를 해소하는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액션프로그램을 점검해 4월에 보고키로 했으며 IMF쿼터와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각국의 국회승인도 가을(9월) 연차총회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재완 세일즈 = 박 장관은 올해 결정되는 녹색기후펀드(GCF) 사무국 유치와 이사회 진출을 위한 세일즈에 나섰다. GCF 사무국은 '환경쪽의 IMF'로 불릴만큼 규모도 크고 영향력도 클 것으로 예상돼 유치 경쟁이 매우 심한 편이다. 국제기구의 집합지인 스위스와 환경분야의 메카 독일이 가장 큰 경쟁자다.
아시아에 3장이 주어진 이사국 진출 역시 9군데가 의지를 보여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 장관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재무장관을 만나 사무국 유치와 이사국 진출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현수막 하나 없는 멕시코 = 멕시코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70%를 넘는다. 미국경제의 위축이 그대로 멕시코로 전염됐다.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라질에 중남미 1등 자리를 내줬다. 중남미 대표주자로서의 체면을 완전히 구긴 셈이다.
G20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멕시코시티엔 현수막 하나 걸려있지 않았다. 7월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G20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니코 호텔이나 프레스센터가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도 G20 특유의 긴장감이나 부산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재무장관회의의 첫 장을 여는 '업무만찬' 장소가 일정을 하루 앞두고 장소가 두 번이나 바뀌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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