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전쟁'은 '중국대 미국,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중국이 1800년대의 패권을 다시 찾아온다는 시나리오다. 프랑수아 랑글레는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면서 경제학자다. 랑글레의 장점은 제3자의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을 다섯 차례의 역사적 매듭을 통해 설명하는 대목은 매우 유용하다. 1969년 중난하이 비밀회담은 미국이 대화의 상대를 소련에서 중국으로 옮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끝내길 원했다. 중소 국경분쟁은 미국이 한쪽을 선택할 계기를 마련해줬고 미국은 보드카와 마오타이주를 동시에 마시는 '양동전략'을 썼다. 중국을 부상시킨 셈이다.
78년 12월 등소평의 '시장경제' 연설과 89년 6월 천안문 사태는 은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이 통제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패착은 개방된 중국을 위협의 대상으로도 보지 않고 오히려 '자본주의 전도사'쯤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방위적 전쟁, 무한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이 '미국식'이 아니라는 자각은 중국이 미국과의 거리를 두면서 독주체제로 나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줬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중국의 '나홀로 성장'은 더욱 미국과 중국의 격차를 벌려놓았다.
팍스아메리카는 끝났다.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G2'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전쟁이란 단어의 앞에는 통화, 바다, 사이버스페이스, 자원이 붙었다. 뒤편엔 막대한 군사비용이 버티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서 배운 '아메리칸 드림'을 바꾼 '차이나드림'도 역시 전쟁 제목이다. 미국식이 아닌 중국 같은 성장과 힘을 꿈꾸도록 하는 것이다.
팍스차이나시대가 눈앞에 왔다. 미국은 '보통국가'로 전락하면서 곧바로 달러의 재앙으로 환란을 겪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일본이 과거 미국의 기업과 건물을 사들이면서 독주체제로 가다가 무너졌듯이 중국도 같은 길을 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부동산 거품과 대규모 부채, 너무 커버린 양극화 등을 짚었으며 세계경제의 침체에서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미국 국채를 대량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을 무작정 버려둘 수 없는 현실적 한계 역시 간과하지 않았다.
소와당
프랑수아 랑글레 지음
이세진 옮김
1만5000원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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