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실수에 취한 여야 … 헛발질 경쟁

지역내일 2012-03-06
새누리, 민주 추락 덕분에 지지세 반등→불공정공천 논란 자초
민주, 정권심판론 덕분에 승승장구→파행공천·경선잡음 추락

딱히 잘한 것도 없는데 당과 대선후보 지지율이 상승한다? 신기한 일이지만 지난해 말 이후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실제 나타난 현상이다.

연초엔 민주통합당과 야권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이 상한가를 쳤다. 이명박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덕분이다.

2월 이후엔 거꾸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지율이 반등했다. 민주당의 헛발질에 여론이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역시 5일 불공정공천 논란을 자초했다. 여야가 상대방의 실축으로 쉽게 선두에 오르다보니 자만심에 빠져 자신도 실축을 답습한다는 분석이다.

◆희비쌍곡선 그리는 여야 = 2010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은 승승장구했다. 지방선거를 싹쓸이한 뒤 지난해 두차례 재보선에서 승리했다. 당 지지율이 치솟았다. 수년만에 새누리당을 제치더니, 올해 초 리얼미터 조사에선 39.7%를 기록하면서 새누리당(29.1%)을 10%p 이상 앞섰다. 야권 대선후보들도 약진했다. 지난 1월 안철수(28.1%)와 문재인(15.3%) 쌍두마차가 박근혜(28.8%)를 턱밑까지 쫓았다.

야권의 약진은 사실 그들의 활동에 대한 호평보다는 이명박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제위기가 닥쳐오고, 불통정권 낙인이 찍히면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1년 전 53.6%에서 올초 32.5%(내일신문-디오피니언 조사)까지 추락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야권 지지율 상승은 딱히 그들이 잘했다기보다는 이명박정부 실정에 따른 조건부 지지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만했다. 디오피니언 백왕순 부소장은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야권통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물갈이는 커녕 친노와 현역의원이 대거 회생한 공천을 한 데다, 경선과정에서 잡음까지 불거지면서 추락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살골은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의 반등을 불렀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1월 29.1%에서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2일 36.5%를 기록했다. 이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하면서 36.5%로 동점이 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지율도 올초 28.8%에서 지난 2일 33.1%까지 올랐다.

윤 실장은 "민주당이 자꾸 헛발질을 하자,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 추락의 반사이익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부동층이 총선승패 가를 것" = 지지율 반등에 취한 새누리당도 헛발질 조짐을 보인다. 5일 발표된 공천을 보면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선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긴장을 놓친 흔적이 역력하다. 친이 핵심부를 집중 낙천시키면서 정작 함량미달인 친이의원은 대거 살리는가 하면, 영남권 친박의원은 경선을 통해 회생할 기회를 준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다. 기대했던 새 얼굴은 없고, 현역을 대체해 노쇠한 전직 구청장들을 대거 기용한 점도 새누리당이 '민주당 반사이익'에 만취했다는 비판을 부른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오만해진 정당에게는 유권자의 가혹한 심판이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여야 코어(핵심)지지층은 이미 결집했고 그때그때 (여야의) 행보에 따라 지지를 정하는 부동층에 의해 여야 지지율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부동층의 선택에 따라 총선에서도 수십개 지역구의 승패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실장은 "선거에는 KO승이 없고 판정승만 있을 뿐"이라며 "누가됐든 지금 상황에 안주하고 자만하면 결과적으론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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