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변수’ 양대선거 쟁점 급부상

지역내일 2012-03-07
'탈북자 북송 반대' 국내외 이슈화 … 북한 '최고존엄 모독' 초강경 반응

'북한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북 관련 이슈는 중요한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해 식상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거철에 반복되는 낡은 레퍼토리로 보기엔 양상이 다르다. 보수정권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부상하고 있는 북한 변수는 크게 두 갈래다. 탈북자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북한의 강경한 움직임이 그것이다. 두 가지 모두 정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슈가 되면서 오는 4·11 총선은 물론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송반대' 연예인도 한 목소리 = 탈북자에 대한 중국정부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탈북자들의 참담한 실상과 북송될 경우 겪게 될 아픔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이념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아닌 민간차원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4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콘서트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다. 이 자리에는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를 비롯한 연예인 30여명이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중국 내 탈북자를 걱정하는 한국연예인 일동' 명의로 선언문도 발표했다.


탈북자들 관심가져 주세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cry with us 콘서트'에서 탈북 청소년 및 참가한 연예인들이 탈북자 북송 반대를 촉구하는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뉴시스 강진형 기자
차인표씨는 선언문에서 "탈북자들, 그들은 울 힘조차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들입니다.여러분 탈북자들을 위해서 대신 울어주세요. 우리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이 모여 그들을 죽음에서 삶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선언문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낭독하며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5일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린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중단 촉구 기자회견장에는 레이싱 모델들까지 참석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여성단체와 종교단체 등도 결합하면서 더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정치권도 합류했다. 대표적인 경우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북송반대를 주장하며 11일째 단식농성을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기도 했고,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동조하는 뜻으로 하루씩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기도 했다. 또 야권의 대선후보 군에 분류되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탈북자 단식농성장을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는 미국 의회가 탈북자 북송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 정치권에서는 탈북자 문제에 적극적인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공격하는 양상을 보여 총선을 앞두고 정치쟁점으로 부각될 조짐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임기말 정권심판론으로 치러지는 선거에 맞설 마땅한 방패가 없는 상태에서 탈북자 인권 문제는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진보성향의 야당에 대해서는 중도층의 지지이탈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 '말(言)의 전쟁' 강화 = 북한의 최근 움직임도 심상찮다. 계기는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과 함께 공개된 전투구호 때문이다. 이것이 일부 국내 언론에 공개되면서 북한은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연일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고존엄'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를 가리킨다. 북한의 비난 수위는 엄청나다. 매일 공식 비공식 논평과 담화를 통해 최고존엄을 모욕한데 대한 비난과 함께 강력한 응징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5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군중집회까지 열어 현지 분위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특히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연일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기류에 대해 복수의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은 두 가지 포석으로 해석했다. 하나는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이양이 완료되지 않은 북한 내부사정 때문에 내부 결속과 단속이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총선과 대선 등에 영향을 미쳐 북한 입맛(?)에 맞는 차기정부를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격한 '말의 전쟁'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의 불안은 현정권의 대북정책 실패로 이어지고, 이것이 결국 현정권 심판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의도가 그렇다고 해서 국내외 상황이 북한 뜻대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속단하기 이르다는 의미다. 아무튼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의도치 않게 불거진 두 가지 북한변수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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