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친이는 배제·4등 친박은 공천 … 2000년 공천과 비교돼
계파공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이 총선을 한달 남짓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도덕성과 경쟁력만을 잣대로 하겠다던 당 공천위가 "친박(박근혜)엔 관대하고 친이(이명박)엔 엄격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친박 핵심의원들끼리 나눠먹기 공천에 골몰하고 있다"는 내부비판도 나온다.
서울 종로구에 전략공천된 홍사덕 의원이 대표사례다. 친박계 6선인 홍 의원은 공천 초기만 하더라도 친이계 다선의원과 함께 불출마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쟁력이란 명분으로 친이계 조윤선 의원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을 밀어내고 공천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공천에 탈락한 친이계의 반발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계파공천, 무원칙공천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선 16대와 18대 공천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파구분 없이 구시대 정치인을 전원 낙천시켰던 16대 공천 뒤 유권자들은 탈당파들이 모인 민국당을 철저히 외면했다. 반면 보복공천 논란이 일었던 2008년 공천 뒤 급조된 친박연대는 14석을 얻어 부활했다.
2000년 16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은 당시 이회창 총재 주도로 '세대교체와 3김청산'을 앞세워 중진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에 반발해 탈당한 김윤환 신상우 전 의원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이 민국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거물들이 모인 민국당의 총선결과는 초라했다.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1석이 전부였다.
공천을 주도했던 당시 윤여준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은 "그때 공천은 세대교체를 잣대로 좌고우면하지 않았다"면서 "이 총재의 측근 중 측근이었던 김윤환 의원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윤 전 의원은 "당시 이 총재가 '김윤환은 공천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사심을 배제했던 공천결과는 탈락자들에게 명분을 주지 않았고, 결국 민국당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08년 친박연대는 공천 탈락자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경우다. 친박연대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특정인에 대한 지지를 내걸고 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영남권을 중심으로 14석(비례대표 8석)을 얻었다.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과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이 주도했던 공천은 명분 없는 철저한 계파공천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낙선했다.
2차공천자 명단까지 발표한 새누리당 공천결과는 이미 '계파공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친이계 의원들이 공개한 당의 1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른 후보자와 큰 격차로 여론조사 1위를 한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됐다.
서울 중랑갑의 유정현 의원은 1차조사에서 37.6%를 얻어 2위(8.3%)와 20% 가까이 차이를 벌렸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3.1%로 4위를 한 친박계 비례대표 김 정 의원이 공천됐다. 역시 2위권에 20% 남짓 앞섰던 신지호(도봉갑) 진수희(성동갑) 이명규(대구 북갑) 의원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됐다. 사실상 공천탈락에 가깝다. 이들은 모두 친이계 의원들이다.
이 때문에 친이계는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아예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를 따로 구성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자는 말도 나온다. 친이계의 공천반발이 '2000년 민국당'이 될지, '2008년 친박연대'가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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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공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이 총선을 한달 남짓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도덕성과 경쟁력만을 잣대로 하겠다던 당 공천위가 "친박(박근혜)엔 관대하고 친이(이명박)엔 엄격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친박 핵심의원들끼리 나눠먹기 공천에 골몰하고 있다"는 내부비판도 나온다.
서울 종로구에 전략공천된 홍사덕 의원이 대표사례다. 친박계 6선인 홍 의원은 공천 초기만 하더라도 친이계 다선의원과 함께 불출마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경쟁력이란 명분으로 친이계 조윤선 의원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을 밀어내고 공천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공천에 탈락한 친이계의 반발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계파공천, 무원칙공천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선 16대와 18대 공천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파구분 없이 구시대 정치인을 전원 낙천시켰던 16대 공천 뒤 유권자들은 탈당파들이 모인 민국당을 철저히 외면했다. 반면 보복공천 논란이 일었던 2008년 공천 뒤 급조된 친박연대는 14석을 얻어 부활했다.
2000년 16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은 당시 이회창 총재 주도로 '세대교체와 3김청산'을 앞세워 중진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이에 반발해 탈당한 김윤환 신상우 전 의원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이 민국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거물들이 모인 민국당의 총선결과는 초라했다.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1석이 전부였다.
공천을 주도했던 당시 윤여준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은 "그때 공천은 세대교체를 잣대로 좌고우면하지 않았다"면서 "이 총재의 측근 중 측근이었던 김윤환 의원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윤 전 의원은 "당시 이 총재가 '김윤환은 공천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사심을 배제했던 공천결과는 탈락자들에게 명분을 주지 않았고, 결국 민국당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08년 친박연대는 공천 탈락자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경우다. 친박연대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특정인에 대한 지지를 내걸고 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영남권을 중심으로 14석(비례대표 8석)을 얻었다.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과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이 주도했던 공천은 명분 없는 철저한 계파공천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낙선했다.
2차공천자 명단까지 발표한 새누리당 공천결과는 이미 '계파공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친이계 의원들이 공개한 당의 1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른 후보자와 큰 격차로 여론조사 1위를 한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됐다.
서울 중랑갑의 유정현 의원은 1차조사에서 37.6%를 얻어 2위(8.3%)와 20% 가까이 차이를 벌렸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3.1%로 4위를 한 친박계 비례대표 김 정 의원이 공천됐다. 역시 2위권에 20% 남짓 앞섰던 신지호(도봉갑) 진수희(성동갑) 이명규(대구 북갑) 의원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됐다. 사실상 공천탈락에 가깝다. 이들은 모두 친이계 의원들이다.
이 때문에 친이계는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아예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를 따로 구성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자는 말도 나온다. 친이계의 공천반발이 '2000년 민국당'이 될지, '2008년 친박연대'가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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