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위, 자기 발등 찍었다

지역내일 2012-03-09
오락가락 잣대에 '계파공천' 비판 자초 … 반발 커지자 '친이 살리기'

새누리당 총선 공천이 시류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직 도덕성과 경쟁력만 보고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공천위 중간평가는 '친박(박근혜) 봐주기'와 '친이(이명박) 죽이기'였다. 이른바 계파공천이다. 공천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계파에 따라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따랐다. 최근에는 일부 친박핵심과 공천위원들의 제 사람 심기가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박 위원장에게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천위는 '친이 제거와 친박 심기'로 일관하다 반발이 커지자, '친박 희생양 만들기와 친이 되살리기'로 유턴 중이다. 일부 공천위원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실토할 정도다. 무원칙으로 일관했던 공천위 스스로 자승자박에 빠진 모양새다.

당 핵심관계자는 9일 "공천위가 초기에 상징성 있는 MB정부 실세와 친박중진 3~4명을 단호하게 용퇴시킨 뒤, 나머지 인사에 대해서는 시스템 공천을 해야 했지만 거꾸로 됐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징성 있는 친이와 친박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몸통이 아닌 깃털에서 희생양을 찾다보니 반발이 커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수치는 박근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내외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유엔 사회공헌 한국캠페인 출범식 및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홍찬선 기자


계파공천의 서막, 복당심사 = 계파공천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3일 비대위의 복당심사였다. 4ㆍ11총선에 공천을 신청한 18명에 대한 복당심사 결과가 알려지자 당 안팎은 술렁거렸다. 친박엔 관대하고 나머지 인사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강석진 전 거창군수에 대해 "공천탈락 뒤 무소속 출마해 해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복당을 불허했다. 강 전 군수는 MB정부 청와대에 잠시 몸담은 적이 있다. 포항남·울릉에 공천을 신청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업무를 했다"는 이유로 불허됐다.

반면 친박인사는 전원 복당됐다. 탈당 전력이 있는 이규택·정인봉·현경대 전 의원을 받아들인 것. 세 사람 모두 '낙천→무소속(타당)출마=해당행위'라는 경로는 같지만 친박계 인사라는 이유로 구제됐다. 수해지역 골프로 도덕성 논란이 있는 친박계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의 복당도 허용됐다.

오락가락했던 1~3차 공천 = 지난달 27일 1차공천은 '이재오 받아주고, 친박 끼워넣기'였다.

당 안팎의 'MB정권 실세 용퇴론' 대상자였던 이재오 의원을 단수공천자로 확정하는 대신, 경쟁력이 불분명했던 친박계 현역의원 공천을 대거 확정한 것. 이 때문에 공천위는 비대위로부터는 "쇄신공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친이계는 "이재오 살리고 나머지는 제거하려는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2~3차 공천은 친이계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과정이었다. 친이계 한 의원은 "공천위원회는 차라리 '친박이 아니어서 공천을 못주겠다'고 솔직하게 설명하라"고 했다.

2차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구 의원 16명 가운데 13명이 친이계였던 것. 친이계 권택기(광진갑) 장광근(동대문갑) 강승규(마포갑) 백성운(고양 일산동)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 등이 줄줄이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진수희(성동갑) 신지호(도봉갑) '탈박' 전여옥(영등포갑) 의원은 전략공천지역구에 포함됐다.

반면 홍사덕(서울 종로) 구상찬(강서갑) 권영세(영등포을) 등 친박계 현역의원은 대부분 공천이 확정됐다. 특히 탈락한 친이계 의원 대부분이 당이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서 2위 공천신청자에 큰 차이로 앞섰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커졌다.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거세졌다.

더 큰 문제는 친이 현역을 뺀 자리가 전직 구청장이나 검증 안된 친박 인사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쇄신측면에서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공천이란 지적이 나왔고 공천탈락자들의 재심청구와 무소속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친이 되살려 구색 맞추나 = 이런 기류 탓에 3차공천 이후 공천위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남은 영남과 수도권 공천에서 탈락설이 돌았던 친이계 일부를 되살리고 친박계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친이계 정의화(부산 중ㆍ동구)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희정(부산 연제) 전 의원, 나성린(부산진갑) 의원, 주호영(대구 수성을) 진수희 의원 등이 다시 회생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대신 부산에서는 친박계인 허태열(북·강서을), 박대해(연제) 허원제(부산진갑), 이종혁(부산진을) 의원 등이 탈락할 것이란 관측이 돌고 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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