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 "저소득층, 청년층 소비여건 악화"
삼성연 "소비부진이 성장의 발목 잡는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웃돌 정도로 높은 가계부채가 당장 금융불안을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이미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있어 거시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주요 해외IB(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단기간 내 금융불안을 부르진 않겠으나 민간소비를 짓누르는 거시경제 불안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같은 날 삼성경제연구연구소는 '소비부진 진단과 대책' 보고서를 내고 "현재의 소비부진이 계속되면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6%p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9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부채가 부동산 값 급락 등과 맞물려 금융기관 부실과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는 금융시스템 위기가 생겨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내수의 견인차인 민간소비 회복을 가로막아 성장 잠재력과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비중 아시아 신흥국 중 최고 =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면서 2010년 기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72.7%까지 확대됐다. 이는 중국(24.4%) 홍콩(57.8%) 싱가포르(67.0%) 등 주요 신흥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각됐다는 게 해외 IB들의 시각이다.
특히, 2006년~2011년 중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p 가량 늘었는데 저축은행 등 비은행 가계대출이 이중 4분의3을 차지할 정도로 제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이와 관련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증가율은 5.7%인데 비해 제2금융권 대출증가율은 9.9%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BNP파이바, 바클레이즈, 모건 스탠리 등 주요 IB들은 한국 가계부채 수준이 관리가능한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양호한 고용여건, 가계수지 등이 가계부채 건전성을 유지해주는 데다 제2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된다 해도 시스템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아직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계수준인 GDP대비 85%선을 아래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또 부동산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고 올해 중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가 단기간 내에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IB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소비부진 이어지면 잠재성장률 0.6%p 하락 = 그러나 모건 스탠리는 "최근 비은행부문에 대한 정부으 가계대출 억제조치 등이 올 상반기 중 한국의 민간소비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 스탠리는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최근 대학생들의 연체율 상승이 청년층의 소비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도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부진을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에 비해 0.4% 하락해 11분기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기둔화의 원인이 됐다. 4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나라 중 민간소비가 감소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보고서는 소비부진이 장기화하면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7%를 기록, 2011년보다 0.6%p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전반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내수와 수출간 불균형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고 기존 부채의 축소조정을 유도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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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연 "소비부진이 성장의 발목 잡는다"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웃돌 정도로 높은 가계부채가 당장 금융불안을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이미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있어 거시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주요 해외IB(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단기간 내 금융불안을 부르진 않겠으나 민간소비를 짓누르는 거시경제 불안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같은 날 삼성경제연구연구소는 '소비부진 진단과 대책' 보고서를 내고 "현재의 소비부진이 계속되면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6%p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9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부채가 부동산 값 급락 등과 맞물려 금융기관 부실과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는 금융시스템 위기가 생겨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내수의 견인차인 민간소비 회복을 가로막아 성장 잠재력과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비중 아시아 신흥국 중 최고 =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면서 2010년 기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72.7%까지 확대됐다. 이는 중국(24.4%) 홍콩(57.8%) 싱가포르(67.0%) 등 주요 신흥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각됐다는 게 해외 IB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BNP파이바, 바클레이즈, 모건 스탠리 등 주요 IB들은 한국 가계부채 수준이 관리가능한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양호한 고용여건, 가계수지 등이 가계부채 건전성을 유지해주는 데다 제2금융권의 건전성이 악화된다 해도 시스템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아직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계수준인 GDP대비 85%선을 아래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또 부동산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고 올해 중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가계부채가 단기간 내에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IB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소비부진 이어지면 잠재성장률 0.6%p 하락 = 그러나 모건 스탠리는 "최근 비은행부문에 대한 정부으 가계대출 억제조치 등이 올 상반기 중 한국의 민간소비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 스탠리는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최근 대학생들의 연체율 상승이 청년층의 소비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도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부진을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에 비해 0.4% 하락해 11분기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기둔화의 원인이 됐다. 4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나라 중 민간소비가 감소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보고서는 소비부진이 장기화하면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7%를 기록, 2011년보다 0.6%p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전반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우리 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내수와 수출간 불균형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억제하고 기존 부채의 축소조정을 유도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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