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주목! 격전지 - 서울 중구] ‘정치명가’의 전쟁 … 정치1번지 민심 어디로 갈까

지역내일 2012-03-16
정동영 '폭발' … 손학규 '침묵'
공천서 초토화된 두 대선주자 '부글부글'

정치1번지 서울 중구에서 '정치명가(政治名家)'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후보들이 모두 대한민국 정치사의 획을 그었던 유력 정치인의 2~3세다.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상황. 후보 개인의 승패뿐만 아니라 가문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에서 최후에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유력정치인 2~3세의 대결 =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6선을 지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이다. 아버지 지역구인 충남 공주·연기를 물려받아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8대에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다.

4·11총선에서 역시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에서 서울 중구로 전략공천했다.

중구와는 지역구 안에 있는 성동고등학교를 다닌 인연이 있다. 정 후보는 "신당동에서 고등학교 3년을 다녔다고 하니 (지역구 주민들이) 다들 반가워하시더라"며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우며 정치적 자산을 배양한 곳이 신당동이고 중구"라고 소개했다.




당내경선에서 3선의 유선호 의원을 누른 정호준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중구가 낳은 정치명문가의 후손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8선의 정일형 전 의원, 5선의 정대철 전 의원은 서울 중구에서만 배지를 달았다. 정 후보가 당선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3대 국회의원을 기록하게 된다.

정 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했었지만 고배를 마신 적이 있어 이번 선거가 남다르다. 그는 "중구가 정치1번지인 탓에 지금까지 중구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전략공천이 계속돼 왔다"며 "이제 중구 유권자들 사이에선 지역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열정을 가진 '토박이 청년일꾼'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7선)은 1960년대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조병옥 박사의 아들이다. 참여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까지 지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고,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며 탈당, 자유선진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스스로도 "서울에서 6선 의원을 지낸 것 이외에 중구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말한다. "(중구 출마 결정이) 불과 일주일도 안되는데 현안을 파악해서 공약을 만든다는 것은 주민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솔직한 것이 장점이다.

조 의원은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 바꾸면서 보수우파정당의 정체성을 거의 상실했다"며 "총선과정을 통해 보수정당이 재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대 총선 이후 여야성적 '3 대 3' = 서울 중구는 종로구와 함께 대한민국 정치1번지 답게 여야 지지가 팽팽하다.

종로구와 선거구가 나뉜 이후 치러진 6차례 총선에서 보수진영과 개혁·진보진영의 성적은 '3 대 3'이다.

개혁·진보 쪽에서는 정호준 후보의 부친인 정대철 전 의원이 평화민주당, 민주당,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13대·14대·16대에 승리했다. 15대·17대에는 박성범 전 의원이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이름으로 승리를 거머쥐었고, 18대에는 당시 비례대표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아 지역구 배지를 달았다.

최근 진행된 선거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서울 중구 유권자들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47.2%,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46.8%의 지지를 보냈다. 반면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중구 출신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보다 야권의 지지를 받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쏠렸다. '반MB 정서'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4·11 총선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다.

정호준 후보는 "민주당의 공천문제와 제주해군기지 같은 이슈 때문에 정권심판론 바람이 잦아든 것이 사실이지만 한미FTA 발효 이후 다시 부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석 후보는 "바람에 의해 좌우되는 선거라면 (심판론의) 영향을 받겠지만 지금 봐서는 그런 조짐은 없는 것 같다"며 "인물대결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조순형 후보는 "(새누리와 민주의) 양당 지지도만 보면 내가 여기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라면서도 "선거라는 것이 그렇지 않다.

인물로 가게되고 양당의 표도 분산된다. 보통 30% 정도되는 중간층도 있다"며 약진을 다짐했다. 지역공약과 관련 정호준 후보는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취소 △남산권 고도제한 완화 △국립산후조리원 신설 등을 제시하며 "다른 후보는 지역구 동 이름도 다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후보는 "저평가되어 있는 중구지역 발전을 위해 잠재력을 키우는 내용의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중심 중구에서 갈등이 아닌 화합의 중심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조순형 후보는 "(지역공약은) 안 낼 작정"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체성 수호 △한미동맹 공고화 △제주해군기지 건설 △복지포퓰리즘 홍수의 방파제 등을 담은 '조순형의 공약 10장'을 제시했다.

한편 동아일보가 14~15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서울 중구 여론조사 결과 정호준 후보(25.3%)와 정진석 후보(21.2%)가 오차범위 안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조순형 후보는 10.2%를 얻었다.

조사는 500명을 대상으로 일반전화와 휴대전화를 이용한 RDD(임의번호걸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