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EU·IMF에 구제금융 요청 준비" … 스페인 정부·EU "그럴 계획 없다" 강력 부인
그리스 채무 재조정 이후 꺼진 줄 알았던 유럽위기의 불씨를 스페인이 재점화했다. 28일(현지시간)에는 스페인의 구제금융설까지 돌면서 유럽증시가 폭락했다.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며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유로존 중 경제규모 4위인데다, '문제아' 그리스 경제규모의 5배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위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 은행 부실 때문에 '골머리' = 스페인 구제금융 요청 루머는 현지 언론에서 시작됐다. 28일(현지시간) DPA통신 등 스페인 현지언론은 EU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부실 부동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은행들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은행들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라는 권고를 받았고, 이에 따라 대형은행 중심으로 충당금을 적립중이다. 다만 산탄데르, BBVA, 까이사은행(La Caixa) 등 대형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구제금융 요청설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그룹도 스페인발 위기감에 군불을 땠다. 씨티그룹의 윌리엄 뷰이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며 또한 채무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재정적자가 당초 스페인 정부가 약속했던 6%를 크게 넘어선 8.51%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페인의 재정적자 지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스페인이 자체적으로 강력한 긴축조치 등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구제금융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 정부는 곧 있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2012년 예산안 발표를 30일로 연기하면서 새로운 지출 삭감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
◆스페인·포르투갈 국채금리 고공행진 = 이같은 위기감 조성에 스페인 정부와 EU 집행위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EU 집행위원회 아마데우 알타파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다" 면서 "사실이 아닐 뿐더러 집행위의 생각이나 입장과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국의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감은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33%를 기록, 5%대를 유지했다.
같은 날 무디스로부터 은행 5곳 신용강등 통보를 받은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1%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국채수익률 고공행진은 시장에서 이들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처럼 유럽 위기 재점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30일 개최되는 EU 재무장관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유럽위기의 방화벽 역할을 하고 있는 구제금융기금의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문제는 아직 문제 제기 차원이지만 이런 불씨가 본격적 재정위기 점화로 연결되는 것은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반복되어 왔다"면서 "스페인발 위기 재점화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이탈리아 국채로의 전염 가능성뿐만 아니라, 9000억유로에 달하는 스페인 국채잔액 자체만으로도 유럽 금융권의 신용위기를 결정적으로 확산시키는 치명타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그리스 채무 재조정 이후 꺼진 줄 알았던 유럽위기의 불씨를 스페인이 재점화했다. 28일(현지시간)에는 스페인의 구제금융설까지 돌면서 유럽증시가 폭락했다.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며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유로존 중 경제규모 4위인데다, '문제아' 그리스 경제규모의 5배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위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 은행 부실 때문에 '골머리' = 스페인 구제금융 요청 루머는 현지 언론에서 시작됐다. 28일(현지시간) DPA통신 등 스페인 현지언론은 EU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부실 부동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은행들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은행들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라는 권고를 받았고, 이에 따라 대형은행 중심으로 충당금을 적립중이다. 다만 산탄데르, BBVA, 까이사은행(La Caixa) 등 대형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구제금융 요청설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그룹도 스페인발 위기감에 군불을 땠다. 씨티그룹의 윌리엄 뷰이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며 또한 채무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재정적자가 당초 스페인 정부가 약속했던 6%를 크게 넘어선 8.51%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페인의 재정적자 지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스페인이 자체적으로 강력한 긴축조치 등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구제금융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 정부는 곧 있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2012년 예산안 발표를 30일로 연기하면서 새로운 지출 삭감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
◆스페인·포르투갈 국채금리 고공행진 = 이같은 위기감 조성에 스페인 정부와 EU 집행위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EU 집행위원회 아마데우 알타파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다" 면서 "사실이 아닐 뿐더러 집행위의 생각이나 입장과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국의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감은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8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33%를 기록, 5%대를 유지했다.
같은 날 무디스로부터 은행 5곳 신용강등 통보를 받은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1%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국채수익률 고공행진은 시장에서 이들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처럼 유럽 위기 재점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30일 개최되는 EU 재무장관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유럽위기의 방화벽 역할을 하고 있는 구제금융기금의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문제는 아직 문제 제기 차원이지만 이런 불씨가 본격적 재정위기 점화로 연결되는 것은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반복되어 왔다"면서 "스페인발 위기 재점화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이탈리아 국채로의 전염 가능성뿐만 아니라, 9000억유로에 달하는 스페인 국채잔액 자체만으로도 유럽 금융권의 신용위기를 결정적으로 확산시키는 치명타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