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이명박 대통령님, 같이 갑시다”

지역내일 2012-03-30
정치팀 정재철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거의 쉬질 못했다. 행사 사이에 25분 정도 여유를 두는데 실제로는 5분도 쉬지 못할 만큼 강행군이었다." 29일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식사를 할 시간조차 없어서 잠깐 짬을 내 잣죽을 드시는 것을 보면서 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비단 이번 뿐 만이 아니다. 평소에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늦은 밤까지 움직인다. 오랜 세월 몸에 밴 습관이라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참모들도 늘 바쁘다. 70대의 대통령도 쉬지 않고 일하는데 그 보다 훨씬 젊은 참모나 각료들이 힘들다고 엄살을 부릴 수는 없는 일.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참모들이 헉헉거리며 대통령 뒤를 쫓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성실함의 부작용(?)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을 잘 아는 참모들이 대통령 귀에 거슬리는 얘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 각종 밀어붙이기 정책과 민간인 사찰과 은폐논란, 측근 비리 등으로 민심이 떠나가도 참모들 입에서 고언을 기대하긴 힘들다.

일례로 지난 25일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지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수치를 언급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움직임이 유엔안보리 결의안 1874호 위반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1872호라고 잘못 설명한 것. 그런데 27일 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나는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똑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했다.

누구도 대통령 실수에 대해 바로잡아주지 않았던 결과로 보여진다. 물론 공식 보도자료는 두 가지 모두 수정했다.

이처럼 임기 5년차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6일 동안 세계정상들과 만나 강행군을 한 이 대통령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다시 움직이고 있다. 30일 아침 일찍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현장에서 주재했다. 브레이크는 없고, 액셀러레이터만 있다.

길이 없으면 후진하거나 돌아가야 하는데 MB정부에선 상상하기 힘들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가끔 멈춰서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너무 빨리 달려 영혼이 뒤쳐질까 기다리는 것이라 한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어대 특강에서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말을 해 화제가 됐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 '국민과 함께'다. 그래야 민간인 사찰·은폐 의혹도 보이고, 떠나가는 민심도 보인다. "대통령님, 국민과 같이 갑시다 (제발)…."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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