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휘문고 교사 전국학부모지원단 고문
현재 고3 학부모들은 화가 대단히 나 있다. 서울대가 수시 모집 인원을 확대하여 정원의 80%를 뽑겠다고 작년에 발표했다. 고려대가 수시 일반 전형을 수시 1차 모집으로 돌려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겠다며 지난 2월 말에 발표했다. 연세대가 글로벌전형을 폐지하고 일반전형을 확대했다. 서울교대가 입학사정관전형을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최상위권 대학의 전형 방법이 크게 달라졌다.
다른 대학들도 일부 전형은 폐지하고 새로운 전형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발표했던 전형을 마구 바꾸고 있다. 8월 중순부터 지원하는 입학사정관제전형이 불과 5개월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형요강이 확정되지 않은 대학도 많다.
고3 수험생들은 하루하루 정진하면서 깃발을 향해 달려왔다. 지금에 와서 그 깃발을 다른 곳으로 슬쩍 옮겨 놓은 꼴이다. 이제 이 대학 저 대학이 바꾸다 보니 깃발이 뒤죽박죽 섞여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학부모는 자녀교육에서 대학입시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입학 단계부터 대학입시를 고려하여 국공립 초등학교나 사립 초등학교를 저울질하고, 중학교 진학 단계에서도 학군을 따지며, 고등학교 입시부터는 대학 입시를 방불케 하는 정보전이 시작된다.
대학입시는 고교 3학년 1년 동안 치르는 홍역이 아니다. 10여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하고, 학부모는 정보를 모아 실수 없이 대처해야 한다. 그래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보다 한발 앞서가는 학부모들
최근 자연계열 쪽으로 수험생이 몰리고 있다. 현 정부가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여 과학교육이 활성화되었다. 과학영재학교, 과학고, 과학중점학교 등을 중심으로 과학인재 1만명을 양성한다는 정책도 한몫 거들었다. 물론 교육과정도 바뀌어 인문계 수학 범위가 넓어져 자연계 수학범위에 버금간다.
인문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법대 등이 로스쿨로 개편되었다. 게다가 의학전문대가 학부로 전환되어 의예과 정원이 늘고 있다. 인문계 꽃은 시들고 자연계 꽃은 활짝 피고 있다. 앞서가는 학부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그들은 자연계를 선택하지 않는다. 우수한 학생들이 한쪽으로 모이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나타나는 현상을 앞서나가며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입 전형제도의 변화에 따라 학교 선택이 달라지고, 그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확실하게 갈린다. 최근 고교별 대입 실적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상산고나 포철고와 같은 과거 자립형사립고, 공주 한일고나 안산 동산고 등 지방 자율고 등이 선전하고 있다.
이미 3년 전 지혜로운 학부모들은 자율고가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예상했다. 대학입시가 자율화되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확대되면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고교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들 고교는 2011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30명 이상씩 합격시켰다. 과거 10~20여명씩 합격시키던 고교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장 크게 변하는 것 중 하나가 교육 정책이다. 교육 정책 중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이 대입 전형 제도이다. 대입 전형 제도는 초등학교 학부모부터 관심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고교 교육과정의 변화와 정권교체 주기와 맞물려 3~5년을 주기로 대입 정책이 크게 바뀌고 있다.
경기 앞두고 룰을 바꾸지 말자!
2002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 도입, 2005학년도 수능 변화, 2008학년도 수능 등급제 도입, 2009학년도 수능 총점제 회귀 및 사정관제 확대, 대입 전형 자율화와 대입업무 대교협 이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제도의 변화가 수험생을 편하게 했을까? 국가 교육 발전에 기여를 했을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각 정당마다 국민을 위하고 수험생을 위한다면서 다양한 정책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두고 룰을 바꾸면 무조건 싫어한다. 각 정당의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도 이 점만은 반드시 알았으면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현재 고3 학부모들은 화가 대단히 나 있다. 서울대가 수시 모집 인원을 확대하여 정원의 80%를 뽑겠다고 작년에 발표했다. 고려대가 수시 일반 전형을 수시 1차 모집으로 돌려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겠다며 지난 2월 말에 발표했다. 연세대가 글로벌전형을 폐지하고 일반전형을 확대했다. 서울교대가 입학사정관전형을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최상위권 대학의 전형 방법이 크게 달라졌다.
다른 대학들도 일부 전형은 폐지하고 새로운 전형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발표했던 전형을 마구 바꾸고 있다. 8월 중순부터 지원하는 입학사정관제전형이 불과 5개월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형요강이 확정되지 않은 대학도 많다.
고3 수험생들은 하루하루 정진하면서 깃발을 향해 달려왔다. 지금에 와서 그 깃발을 다른 곳으로 슬쩍 옮겨 놓은 꼴이다. 이제 이 대학 저 대학이 바꾸다 보니 깃발이 뒤죽박죽 섞여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학부모는 자녀교육에서 대학입시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입학 단계부터 대학입시를 고려하여 국공립 초등학교나 사립 초등학교를 저울질하고, 중학교 진학 단계에서도 학군을 따지며, 고등학교 입시부터는 대학 입시를 방불케 하는 정보전이 시작된다.
대학입시는 고교 3학년 1년 동안 치르는 홍역이 아니다. 10여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하고, 학부모는 정보를 모아 실수 없이 대처해야 한다. 그래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보다 한발 앞서가는 학부모들
최근 자연계열 쪽으로 수험생이 몰리고 있다. 현 정부가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여 과학교육이 활성화되었다. 과학영재학교, 과학고, 과학중점학교 등을 중심으로 과학인재 1만명을 양성한다는 정책도 한몫 거들었다. 물론 교육과정도 바뀌어 인문계 수학 범위가 넓어져 자연계 수학범위에 버금간다.
인문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법대 등이 로스쿨로 개편되었다. 게다가 의학전문대가 학부로 전환되어 의예과 정원이 늘고 있다. 인문계 꽃은 시들고 자연계 꽃은 활짝 피고 있다. 앞서가는 학부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그들은 자연계를 선택하지 않는다. 우수한 학생들이 한쪽으로 모이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나타나는 현상을 앞서나가며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입 전형제도의 변화에 따라 학교 선택이 달라지고, 그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확실하게 갈린다. 최근 고교별 대입 실적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상산고나 포철고와 같은 과거 자립형사립고, 공주 한일고나 안산 동산고 등 지방 자율고 등이 선전하고 있다.
이미 3년 전 지혜로운 학부모들은 자율고가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예상했다. 대학입시가 자율화되고,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확대되면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고교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들 고교는 2011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30명 이상씩 합격시켰다. 과거 10~20여명씩 합격시키던 고교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장 크게 변하는 것 중 하나가 교육 정책이다. 교육 정책 중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이 대입 전형 제도이다. 대입 전형 제도는 초등학교 학부모부터 관심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고교 교육과정의 변화와 정권교체 주기와 맞물려 3~5년을 주기로 대입 정책이 크게 바뀌고 있다.
경기 앞두고 룰을 바꾸지 말자!
2002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 도입, 2005학년도 수능 변화, 2008학년도 수능 등급제 도입, 2009학년도 수능 총점제 회귀 및 사정관제 확대, 대입 전형 자율화와 대입업무 대교협 이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제도의 변화가 수험생을 편하게 했을까? 국가 교육 발전에 기여를 했을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각 정당마다 국민을 위하고 수험생을 위한다면서 다양한 정책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두고 룰을 바꾸면 무조건 싫어한다. 각 정당의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도 이 점만은 반드시 알았으면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