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미래의 노동시간을 위하여

지역내일 2012-04-03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수일씨는 중견회사에 다니는 7년차 과장으로 아이 둘을 두고 있으며 주 3일 하루 8시간씩 근무한다. 주 5일 8시간 근무에서 올해부터 대학원에 진학하여 평일 이틀을 강의를 듣기 위해 주 3일 시간제 노동으로 바꾸었다. 이씨가 대학원에서 수업을 하는 날에는 수업을 마치고 나서 아이들이 유치원과 육아시설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로 되어 있다. 내년에 대학원을 마치면 전일제로 다시 복귀하겠다고 신청을 해 두었다.

이씨의 아내인 심순애씨는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 근무경력 8년차의 관리자이다. 심씨는 주 4일 9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집안일을 하는 데 쓰기 위해 전일제에 가까운 긴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다. 이씨는 둘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7세가 될 때까지 주 4일제로 근무할 생각이다. 두 사람 모두 정규직이며, 임금, 휴가 및 기타 혜택도 정규직 전일제 대비 노동시간에 비례하여 받고 있다.

이 장면은 2020년 쯤에 우리의 젊은 부부가 어떻게 일하는가를 그려본 것이다. 두 사람의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으로 따져 1.5인이 일하는 셈이기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가정과 개인의 필요에 맞추어 노동시간을 조정하여 일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시간은 현재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등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짧고 유연한 노동시간의 관행들이다.

한국인, OECD 평균보다 두달반 더 일해

2010년 현재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의 평균 연간노동시간보다 444시간, 주로는 11.1주, 월로는 2.6개월이 더 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사업체패널 통계에 의하면, 2010년말 현재 주 8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하는 사업체가 전체의 38.1%로 주 13.1시간을 하고 있으며, 주 12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18.2%로 주 16.7시간을 일하고 있다.

주 40시간제(5일제)가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으나 2011년 8월 현재 주 40시간제 적용률은 53.9%에 불과하다. 30인 이상의 사업체에서는 76.0%에 적용되고 있으나 10인 미만 사업체 적용률은 24.6%에 불과하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시간의 즉흥적, 비효율적 이용을 낳고, 특히 중소기업에서 근로자들의 교육·훈련시간을 내기 어렵게 하여 근로자들의 자기경력 개발을 저해한다. 작업조직의 개선과 혁신을 더디게 하여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지연시킨다.

장시간 전일제(full-time) 노동은 여성들의 고용률을 낮추고 일자리 창출을 제약해 왔다. 장시간 노동은 산업재해 발생률을 높이며, 가정 내에서는 일과 가정의 충돌을 낳는다. 또한 27~55세의 왕성한 나이에 장시간 과잉노동을 시킨 뒤 중장년노동자들의 조기퇴직을 강제하여 고령노인 빈곤층을 양산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체제는 고령화와 저출산 시대에 지속가능하지 않다.

개인의 생애, 일과 가정의 양립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휴일근로시간의 연장근로시간 포함과 근로시간 특례업종의 축소는 기본적인 것이다. 또한 1일 최소연속휴식시간 보장, 월단위 최대 연장근로시간 제한, 포괄임금제 금지와 투명화, 근로시간규제의 적용제외 업종, 직종의 최소화, 휴일과 휴가 사용의 장려 등의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만이 아니라 노사도 노동시간 단축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짧고 유연한 노동시간, 개인의 생애, 일과 가정의 양립에 어울리며, 일자리도 나누는 노동시간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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