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먼 훗날 얘기지만 연말 대선의 승부처는 수도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역사는 드물다. 올해 대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수도권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은 비강남벨트에 출마하는 친박 '서울 5인방'의 총선결과를 보면 박 위원장의 수도권 경쟁력이 가늠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친박 '서울 5인방'이 박근혜 대선승리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비강남 출마 '박근혜 남자들' = 친박 '서울 5인방'은 권영세(영등포을) 홍사덕(종로) 구상찬(강서갑) 김선동(도봉을) 이성헌(서대문을) 후보를 말한다.
권 후보는 친박대열에 선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박 위원장이 직접 사무총장에 임명하면서 친박 신실세로 꼽힌다. 홍 후보는 2007년 경선부터 박 위원장을 지키는 든든한 중진의원이다.
구 후보는 2007년 경선 당시 공보특보를 지냈고, 2008년 중국 특사방문 때 수행했다. 김 후보는 박 위원장이 2004년 대표시절 대표실 부실장을 지냈다. 박 위원장은 지원유세에서 그를 '정치적 동지'로 표현했다. 이 후보는 2007년 경선 당시 조직을 맡아 맹활약했다.
이들은 비강남벨트에 출전했다. 강남벨트에 출마한 후보들은 높은 당 지지율을 기본자산으로 안고 출발하기 때문에 친박이란 이름표가 얼마나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친박 '서울 5인방'이 출격한 곳은 새누리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 오히려 일부는 야당 세가 강한 곳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승패를 보면 '박근혜 프리미엄'이 얼마나 작용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수 유권자가 연말 '박근혜 대망론'을 의식해 이들 5인방에게 표를 몰아준다면 '박근혜 프리미엄'이 작동하는 것이고, 반대로 5인방을 유독 심판하려는 표심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면 수도권의 '반 박근혜' 정서가 만만치 않음이 확인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새누리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에서 친박 프리미엄을 안고 뛰는 친박후보들의 성적표를 보면 박근혜 후광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보면 박 위원장이 대선 때 수도권에서 얼마나 지지세를 확장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마지막 유세 '결정적' = 6일 현재 친박 '서울 5인방'의 판세는 약속이나한 듯 초접전이다.
영등포을 권 후보는 민주당 신경민 후보와 엎치락뒤치락이다. 조사마다 승패가 엇갈린다. 새누리당에선 경합우세로 분석한다. 서대문을 이 후보도 연세대 후배이자 '영원한 라이벌' 우상호(민주) 후보와 접전이다. 역대 선거에선 2승1패로 이 후보가 앞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경합이지만 조금 앞서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종로와 강서갑, 도봉을도 치열하다. 종로 홍 후보는 민주당 대표 출신 정세균 후보와 맞붙어 한치의 양보도 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내로 승패가 엇갈린다. 강서갑 구 후보도 마찬가지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구 후보가 신기남(민주) 후보에 큰 차이로 이겼지만 이번엔 오차범위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도봉을은 김 후보와 유인태(민주)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도 엎치락뒤치락이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성실성을 앞세워 지역구를 누볐던 김선동 후보의 저력과 노무현정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후보의 배경이 맞부딪혀 승패를 점치기 힘들다.
결국 친박 '서울 5인방'의 승패는 총선막판 박 위원장이 이들 지역구를 방문하는 것이 얼마나 표심을 흔들지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총선 직전 '서울 5인방'의 지역구를 방문한 위원장이 "나의 동지들"이라며 읍소했을 때 얼마나 많은 표가 움직이는가에 따라 당선이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박 위원장의 읍소에 따라 움직이는 표의 크기가 결국 박 위원장의 대선 '수도권경쟁력'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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