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국민은행 인재개발원팀장
예전에는 만개한 꽃들과 초록 잎, 따뜻해진 햇볕으로 봄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요즘 봄이라고 외치며 봄을 가장 잘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는 '청첩장'이다. 여기저기서 쇄도하는 청첩장을 보면서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심지어는 e-mail로도 청첩장이 부지런히 쏟아진다. 주말마다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예식장에 가는 것이 신나는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막상 예식장에 가서 행복해하는 신혼부부의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유쾌해진다.
돈 문제, 부부관계에서 비중 커
그러나 결혼식이 마냥 행복으로 들어서는 관문일까? 결혼식장의 신랑신부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에 들떠있다. 하지만 결혼식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현실'이라는 벽과 맞닥뜨리게 된다. 수십 년을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온 두 사람의 만남이 결혼이다. 아무리 사랑으로 맺어진 사이지만 함께 살아가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기 마련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돈 문제'다. 돈이 부부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이혼건수는 총 12만4000건으로 하루 평균 339쌍이 이혼을 했다. 이중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이 14.9%나 된다고 한다. 이혼하는 부부 여섯 쌍 중 한 쌍은 '경제적 갈등'으로 갈라선다는 얘기다. 또 최근 10년 사이 돈 때문에 이혼한 부부가 80%가까이 늘어났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결혼 전에는 사랑만 있으면 돈 없이도 잘살 것 같지만 결혼 후에는 "돈 없으면 못 살아"를 외치게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신혼 초부터 '가정의 경제권'을 잡기 위한 부부간의 신경전이 여간 치열하지 않다. 일전에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가정에서 아내가 경제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가정경제에도 본격적인 '여성상위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흔히 부부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한다. 부부란 마음과 몸을 나누면서 인생의 목표를 함께 세우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이다. 여생을 건 인연이기에 한걸음 한 걸음씩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가정경제에 있어서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가정의 경제문제를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거나 서로 '마이 웨이(My Way)'만을 외치는 식은 곤란하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경제권을 독점하다 보면 남은 한쪽은 '방관자'가 되기 십상이다. 가정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책임도 나눠질 수 있는 것이다.
내돈이 아니라 우리돈
또 부부가 각자의 통장을 가지고 수입을 따로 관리하는 '독립채산제'도 바람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중복되거나 가정경제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게 된다. '내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이 되어야 관리가 수월해지는 법이다. 혼자보다는 둘이서 합심해서 노력하면 외롭지 않고 더 빨리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돈 관리는 부부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권장하고 싶은 방법이 부부가 함께 쓰는 가계부다. 가계부를 아내든 남편이든 '경제권'을 쥔 사람이 혼자 쓰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가계부 작성이 어느 한 사람만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계부를 쓰지 않으면 가정의 전체적인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살림의 규모와 관계없이 어느 가정이나 쓸 데 없이 지출되는 돈이 있기 마련이지만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은 어디서 돈이 새나가는 지를 알 길이 없다. 자연히 지출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렇게 아끼는 사람 따로 쓰는 사람 따로 있으면 지출통제는 불가능하다. 지출이란 혼자 줄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고 예산을 짜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정의 현금흐름을 공유하고 지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혼자서 고민할 때는 생각하기 힘든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돈 문제로 인한 다툼도 줄어든다.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자
매주 또는 매달 하루 날을 정해서 부부가 함께 가정경제를 얘기해보는 '재무대화(財務對話)'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는 것은 가정경제의 파트너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정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이룬 공동체다. 이 공동체의 기초는 '가정경제'다.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오래가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가정경제는 부부가 함께 꾸려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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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만개한 꽃들과 초록 잎, 따뜻해진 햇볕으로 봄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요즘 봄이라고 외치며 봄을 가장 잘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는 '청첩장'이다. 여기저기서 쇄도하는 청첩장을 보면서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심지어는 e-mail로도 청첩장이 부지런히 쏟아진다. 주말마다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예식장에 가는 것이 신나는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막상 예식장에 가서 행복해하는 신혼부부의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유쾌해진다.
돈 문제, 부부관계에서 비중 커
그러나 결혼식이 마냥 행복으로 들어서는 관문일까? 결혼식장의 신랑신부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에 들떠있다. 하지만 결혼식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현실'이라는 벽과 맞닥뜨리게 된다. 수십 년을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온 두 사람의 만남이 결혼이다. 아무리 사랑으로 맺어진 사이지만 함께 살아가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기 마련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돈 문제'다. 돈이 부부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이혼건수는 총 12만4000건으로 하루 평균 339쌍이 이혼을 했다. 이중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이 14.9%나 된다고 한다. 이혼하는 부부 여섯 쌍 중 한 쌍은 '경제적 갈등'으로 갈라선다는 얘기다. 또 최근 10년 사이 돈 때문에 이혼한 부부가 80%가까이 늘어났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결혼 전에는 사랑만 있으면 돈 없이도 잘살 것 같지만 결혼 후에는 "돈 없으면 못 살아"를 외치게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신혼 초부터 '가정의 경제권'을 잡기 위한 부부간의 신경전이 여간 치열하지 않다. 일전에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가정에서 아내가 경제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가정경제에도 본격적인 '여성상위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흔히 부부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한다. 부부란 마음과 몸을 나누면서 인생의 목표를 함께 세우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이다. 여생을 건 인연이기에 한걸음 한 걸음씩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가정경제에 있어서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가정의 경제문제를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거나 서로 '마이 웨이(My Way)'만을 외치는 식은 곤란하다. 부부 중 어느 한쪽이 경제권을 독점하다 보면 남은 한쪽은 '방관자'가 되기 십상이다. 가정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책임도 나눠질 수 있는 것이다.
내돈이 아니라 우리돈
또 부부가 각자의 통장을 가지고 수입을 따로 관리하는 '독립채산제'도 바람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중복되거나 가정경제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게 된다. '내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이 되어야 관리가 수월해지는 법이다. 혼자보다는 둘이서 합심해서 노력하면 외롭지 않고 더 빨리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돈 관리는 부부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권장하고 싶은 방법이 부부가 함께 쓰는 가계부다. 가계부를 아내든 남편이든 '경제권'을 쥔 사람이 혼자 쓰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가계부 작성이 어느 한 사람만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계부를 쓰지 않으면 가정의 전체적인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살림의 규모와 관계없이 어느 가정이나 쓸 데 없이 지출되는 돈이 있기 마련이지만 가계부를 쓰지 않는 사람은 어디서 돈이 새나가는 지를 알 길이 없다. 자연히 지출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렇게 아끼는 사람 따로 쓰는 사람 따로 있으면 지출통제는 불가능하다. 지출이란 혼자 줄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고 예산을 짜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정의 현금흐름을 공유하고 지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혼자서 고민할 때는 생각하기 힘든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고 무엇보다 돈 문제로 인한 다툼도 줄어든다.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자
매주 또는 매달 하루 날을 정해서 부부가 함께 가정경제를 얘기해보는 '재무대화(財務對話)'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가계부를 쓰는 것은 가정경제의 파트너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가정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이룬 공동체다. 이 공동체의 기초는 '가정경제'다.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오래가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가정경제는 부부가 함께 꾸려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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