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재생불량성빈혈 첫 산재

지역내일 2012-04-12
근로복지공단 판정 … 소송 10건, 산재판정 3건에도 영향 미칠 듯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재생불량성빈혈'로 처음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향후 반도체 노동자 10명의 산재인정 법정소송과 3명의 산재 판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전자 반도체 조립 공장 등에서 5년5개월 근무한 여성 노동자 김 모씨에 대해 '혈소판감소증 및 재생불량성빈혈'을 산재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김씨는 1993년 12월부터 1년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이후 4년5개월간 온양공장에서 일했다. 공단은 근무과정에서 벤젠이 포함된 유기용제와 포름알데히드 등에 간접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1999년 퇴사 당시부터 빈혈과 혈소판 감소 소견이 있었던 점 등이 고려돼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산재 인정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와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빈혈 등으로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는 총 22명이다. 그동안 18명에 대해 판정이 내려졌지만, 아무도 산재인정은 받지 못했다. 이들중 10명은 산재판정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중이다. 나머지 3명은 현재 공단의 산재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노동인권단체들은 일단 공단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반도체공장 직업병 문제를 5년전부터 제기했는데, 이제야 처음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며 "공단이 상식과 진실에 근거한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기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특히 이번 판정에 대해 향후 삼성전자뿐 아니라 모든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등 림프조혈계 질환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산재승인의 길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백혈병 유발인자들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이번 공단의 판정은 당연한 것으로, 삼성전자도 반도체공장의 산재 문제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반도체 작업공정에서 백혈병 유발인자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 등 1급 발암물질이 공기 중에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내일신문 3월 5일자 참조)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단의 판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공단이 명확한 발병 원인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영향 가능성만으로 산재를 인정한 것으로 보상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에 따른 판정"이라고 덧붙였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동자의 재생불량성빈혈이 산재로 인정된 첫 사례"라며 "김씨의 산재승인은 지난해 4월 신청접수 후 역학조사를 기초로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생불량성빈혈(무형성빈혈)은 골수 손상으로 조혈기능에 장애가 생겨 백혈구 혈소판 등이 감소하는 질병이다. 80% 정도는 후천성인데, 후천적 무형성빈혈은 방사성 노출, 벤젠 등 화학물질, 약물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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