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행훈이 보는 세계] 유럽 좌우 대결장 된 프랑스 대선

지역내일 2012-03-19
장행훈 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투표일(4월 22일)이 5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16일로 대선에 출마할 후보 10명이 공식으로 확정됐다.

상하양원 유럽의회 도의회 의원 중에서 500명의 서명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다. 사르코지의 라이벌이었던 빌르팽 전 총리는 500인 추천을 받지 못해 후보가 되지 못했다.

10명의 후보라고 하지만 1차 투표에서는 최다 특표자 2명만 남고 2차 결선투표(5월 6일)에서 그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와 올랑드 사회당 후보 두 사람의 대결이다.

우파 정권이 좌파 정권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선거다. 대선 결과가 다른 유럽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유럽의 좌우 정당들이 선거에 직간접으로 개입하고 있다.

16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1차 투표에서 올랑드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1주 전에 비해 2.5% 준 반면에 사르코지에 투표하겠다는 사람은 0.5%가 증가해서 두 후보의 1차 투표 예상률이 27.5% 동수로 나타났다.

올랑드에게 지지율에서 계속 밀리던 사르코지가 1차 투표 득표율에서 올랑드와 동수를 얻은 것은 사회당 후보 예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사르코지 캠프는 활기를 되찾았다는 보도다. 국민의 48%가 선거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르코지 캠프라고 보고 있다.

올랑드가 선거전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보는 유권자는 20%에 불과하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그러나 5월 6일의 2차투표에서 사회당의 올랑드가 54 대 46으로 당선될 것이란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

사르코지와 올랑드의 대결이 유럽연합의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대결로 확대되고 있다. 이전의 선거와 다른 점이다. 작년 말 프랑스 신문들이 만들어낸 신조어가 '메르코지'다. 사르코지와 메르켈 총리의 이름을 합쳐 줄인 것이다.

프랑스,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교체 가능성

독일 총리가 프랑스 대통령 선거전을 지원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이름이었다.

아무리 가까운 두 나라 사이라지만 어떻게 한 나라 정상이 다른 나라 정상의 선거운동에 개입할 수 있을까?

2월 6일 불독(佛獨) 우의조약에 따라 1년에 두번 파리와 베를린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공동 각의(閣議) 참석 차 파리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는 엘리제궁에서 각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이념이 같은) 우당(友黨)에 속하고 있기 때문에 … 나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모든 계획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메르켈은 2009년 자신의 총리 재취임 몇 달 전에 사르코지가 자신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자신이 사르코지를 지지하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이 자리에서 그가 메르켈과 서명한 유럽연합 예산규제조약을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국가간의 조약"이라면서 "올랑드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용을 재협상하겠다고 말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올랑드를 비난했다.

영국의 캐머런 보수 정권은 올랑드가 런던을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나 주지 않았다.

이러한 보수정권의 행동에 맞서 유럽의 좌파 정당들도 16·17일 이틀 간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사르코지가 서명한 예산규제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올랑드의 주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올랑드가 유럽 정치무대에서 고립된 정치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을 과시한 것이다.

올랑드는 유럽 좌파의 단결을 보여주기 위해 독일 사민당 대표 지그마르 가브리엘, 이태리 전 총리 마시모 달레마와 유럽 좌파지도자들을 의회 세미나에 초청해 우의를 과시했다.

유럽 좌파 지도자들이 파리에 모인 것은 올랑드의 당선이 유럽 좌파에 새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희망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좌파지도자들은 프랑스에서 사회당이 재집권하게 될 때 그것은 유럽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역사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앞으로 18개월 내에 선거를 치르게 될 유럽의 두 '대국' 이태리와 독일에서 좌파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민주주의에 적응하도록 할 것"

이들은 과거 좌파 집권시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규제완화, 경제의 금융화, 국가의 역할 축소를 추진했던 것을 자아비판하며 다시는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메르켈이 "민주주의가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반대로 이들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시장이 민주주의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올랑드와 좌파가 집권하게 된다면 유럽연합 내에서 신자유주의와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대책이 논의될 계기가 조성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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