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시평] 총선 미스터리

지역내일 2012-03-19
신 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요즘 정치권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몇 가지 있다. 민주통합당부터 살펴보자. 이번 총선은 애초 민주당에게 유리한 구도였다. MB정권을 심판하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구도를 그냥 살리기만 하면 선거 승리는 분명할 텐데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미FTA를 폐기하겠다며 미국 대사관에 몰려가 서한을 전달하더니 급기야 한명숙 대표의 입에서 '폐기' 발언까지 나오고 말았다. 민주당의 '신공'(神功)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로 한명숙 대표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이런 모습은 자진해서 MB정권 심판론을 이념갈등으로 덮으려고 안달하는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 내에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인재가 없을까?

우리나라는 3:1의 사회다. 즉 보수가 3일 때 진보는 1 정도 된다는 말이다. 더욱이 보수층이 투표장에 가는 비율은 전체 유권자 대비 20~22% 정도 되는 반면 진보 층은 전체 유권자 대비 10~13% 정도다.

민주당은 중도층의 표를 흡수해야지 이들을 등 돌리게 해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념구도가 될수록 민주당의 입장에선 불리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까지 유리한 구도를 발로 차느라 혈안이 된 모습만 보였다. 목표와 전략을 혼동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내에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인재가 없을까? 정말 미스터리하다.

새누리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더욱 미스터리하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며 낙천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들의 탈당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였다, 김무성 의원이 기자회견하던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탈당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기자회견에서 급반전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의 회견 이후 불출마와 당 잔류선언이 줄줄이 이어졌다. "아버지의 진노"를 주장하며 탈당했던 김현철씨마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불출마에 대한 이유로 보수세력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회견 날 아침까지만 해도 탈당을 말했던 이들이 갑자기 보수의 분열을 막는다며 장렬히 전사한 이유는 뭘까?

두 번째 미스터리한 측면은 낙천자 대부분이 친이계 인사들인데 이들이 불출마를 했을 경우 친박이 주류인 당으로부터 또 다른 차원의 보상을 기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미스터리한 측면은 이렇다. 일반적으로 당내에 유력 대권 후보가 있을 경우 설사 그 후보에게 반기를 든 적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탈당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바로 이런 점을 들어 이들의 불출마선언을 해석하기도 한다.

박근혜 위원장이 그 정도로 위력적인 후보일까? 박 위원장의 지지층은 확고부동하지만 외연 확장성이 거의 없고 그나마 지지율도 35%언저리를 오락가락하는 상태다. 더욱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유일한 정치인이다보니 지지율의 확장성은 더욱 힘들어 보이는 상황이다. 유력 대선후보임은 분명하지만 이는 단지 현재 1등을 다투고 있다는 의미 정도라는 말이다. 이 정도라면 탈당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은 되지 못한다.

박근혜 위원장과 MB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런데도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것은 정말 미스테리하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이들을 설득했다는 말도 있지만 과연 MB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그랬을까 하는 것도 의문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지만 때로는 정권 재창출보다는 퇴임 후 본인의 안전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정권 재창출이 곧 퇴임 후의 안전장치라고 말하겠지만 한국의 현대 정치사를 보면 이는 잘못된 주장임이 금방 드러난다.

도대체 박근혜 위원장과 MB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부분이 미스테리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키라고 할 수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