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신년계획을 세우기 위해 다들 어디론가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해맞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많이 알려진 곳은 동해안이나 정동진, 호미곶 등 많고 많지만 너도나도 한 곳으로 모이다 보니 교통체증으로 귀한 시간을 도로변에서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가까운 안동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숨겨진 비경을 볼 줄 아는 심미안을 가졌을 법한 몇몇 지인들에게 물어보았다. “안동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을 몇 군데 추천해달라”는 제안에 안상학 시인(시집 「안동소주」의 저자)은 “멀리 갈 것 없이 옥동 삼성아파트 옥상에서 보면 되지요”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답을 내놓았다.
뒤이어 작년 한해동안 안동지역의 산을 둘러보며 자신이 보아두었던 일출산과 학가산, 개목사를 추천하였다. 그는 작년 한해동안 안동지역의 산을 답산 하며 「사람과 문화」(안동문화지킴이 소식지)에 ‘안동의 산’이라는 기행문을 연재해오고 있다.
안동에서 십수년째 사진작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이운규씨(민예총 안동지부 사진분과장)도 “일출암도 좋고, 학가산도 뭐... 괜찮애요!”라며 작년에는 일출암에 올라 해돋이 광경을 보았던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었다.
올해 두 사람은 어디로 발길을 뗄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이 추천하는 일출암과 학가산에서 마음을 다잡아봄은 어떨지.
■일출암
안동인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일출암은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던 봉수산(녹전면 위치, 표고 570m) 9부 능선에서 동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다. 낮은 산에서 장쾌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신년벽두에 조용한 산사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일출암의 절집은 동향으로 앉아있고 종각과 대웅전 산신각과 요사체가 너른 터에 비해 올망졸망 배치되어 있다. 절집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눈을 동쪽으로 돌리면 전망이 자못 시원하게 트여있다. 발아래 연못이 가로 놓여있고 그 너머에는 커다란 집채만한 바위를 끌어안은 느티나무 세 그루가 엄청난 담장인 듯 절집의 허허로운 앞을 가려주고 있다.
밀레니엄 해맞이 특수를 타고 일출암이 세간에 알려지자 올해는 일출암에서도 ‘2002년 해맞이 등 불사’라는 행사를 준비하였다. 오는 31일 저녁부터 열리는 이 행사는 지역 국악인들의 놀이마당과 2002년 염원 횃불놀이 등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일출암 가는 길은 안동에서 영주로 가는 5번 국도에서 봉화로 갈라지는 915번 지방도가 시작되는 지점인 평은면 예고개에서 오르는 길이 일번적인 코스이며, 그 외에도 녹전면 소재지에서 원천리 사이의 방아재에서 임도를 따라 난 길이나 녹래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학가산
안동팔경을 읊은 시에는 산명으로 유일하게 학가산(예천군 보문면과 안동시 북후면·서후면의 경계에 위치, 표고 882m)이 올라있다. ‘학가산영조삼군(鶴駕山影照三郡)’이 그것이다. 학가산의 그림자는 삼 개 군에 드리운다는 뜻이다. 이 때 3개 군이란 안동과 영주, 예천을 이른다. 학가산은 이들 삼 개 행정구역을 나누는 분기점이 된다. 또한 사자(四字)시에 보면 학가귀운(鶴駕歸雲)이 뒤따른다. 학가산으로 구름이 돌아온다는 뜻이다.
학가산을 배경으로 서쪽에서 몰려오는, 그야말로 하늘을 가득 덮으며 몰려오는 구름을 보기라도 했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천변만화의 구름이 서녘하늘을 뒤덮으며 학가산을 향하여 파도처럼, 노도처럼 밀려오며 벌이는 한바탕 신명풀이를 보았다면 단 넉 자가 가지는 시의 감동을 이해할 것이다.
오죽하면 산의 이름이 ‘학이 끄는 수레(鶴駕)’일까.
학가산 정상에서 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학이 끄는 수레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감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학수레, 이 얼마나 멋진 풍류가 깃들여 있는 산 이름인가.
혹 그날 일기가 고르지 않아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해가 떠오를 무렵의 구름이 밀려오는 모습도 장관일 것이다.
학가산 가는 길은 명동 입구 삼거리에서 곧장 가면 서후면 소재지가 나오고 왼쪽 골짜기로 들어간 길을 따라 가면 이개리의 마당재를 넘어 자품리에 이른다. 여기서 광흥사, 애련사 가는 길을 가면 학가산에 오를 수 있다.
이향미 리포터 icebahpool@origo.net
가까운 안동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숨겨진 비경을 볼 줄 아는 심미안을 가졌을 법한 몇몇 지인들에게 물어보았다. “안동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을 몇 군데 추천해달라”는 제안에 안상학 시인(시집 「안동소주」의 저자)은 “멀리 갈 것 없이 옥동 삼성아파트 옥상에서 보면 되지요”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답을 내놓았다.
뒤이어 작년 한해동안 안동지역의 산을 둘러보며 자신이 보아두었던 일출산과 학가산, 개목사를 추천하였다. 그는 작년 한해동안 안동지역의 산을 답산 하며 「사람과 문화」(안동문화지킴이 소식지)에 ‘안동의 산’이라는 기행문을 연재해오고 있다.
안동에서 십수년째 사진작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이운규씨(민예총 안동지부 사진분과장)도 “일출암도 좋고, 학가산도 뭐... 괜찮애요!”라며 작년에는 일출암에 올라 해돋이 광경을 보았던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었다.
올해 두 사람은 어디로 발길을 뗄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이 추천하는 일출암과 학가산에서 마음을 다잡아봄은 어떨지.
■일출암
안동인근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일출암은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던 봉수산(녹전면 위치, 표고 570m) 9부 능선에서 동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다. 낮은 산에서 장쾌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신년벽두에 조용한 산사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일출암의 절집은 동향으로 앉아있고 종각과 대웅전 산신각과 요사체가 너른 터에 비해 올망졸망 배치되어 있다. 절집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눈을 동쪽으로 돌리면 전망이 자못 시원하게 트여있다. 발아래 연못이 가로 놓여있고 그 너머에는 커다란 집채만한 바위를 끌어안은 느티나무 세 그루가 엄청난 담장인 듯 절집의 허허로운 앞을 가려주고 있다.
밀레니엄 해맞이 특수를 타고 일출암이 세간에 알려지자 올해는 일출암에서도 ‘2002년 해맞이 등 불사’라는 행사를 준비하였다. 오는 31일 저녁부터 열리는 이 행사는 지역 국악인들의 놀이마당과 2002년 염원 횃불놀이 등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일출암 가는 길은 안동에서 영주로 가는 5번 국도에서 봉화로 갈라지는 915번 지방도가 시작되는 지점인 평은면 예고개에서 오르는 길이 일번적인 코스이며, 그 외에도 녹전면 소재지에서 원천리 사이의 방아재에서 임도를 따라 난 길이나 녹래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학가산
안동팔경을 읊은 시에는 산명으로 유일하게 학가산(예천군 보문면과 안동시 북후면·서후면의 경계에 위치, 표고 882m)이 올라있다. ‘학가산영조삼군(鶴駕山影照三郡)’이 그것이다. 학가산의 그림자는 삼 개 군에 드리운다는 뜻이다. 이 때 3개 군이란 안동과 영주, 예천을 이른다. 학가산은 이들 삼 개 행정구역을 나누는 분기점이 된다. 또한 사자(四字)시에 보면 학가귀운(鶴駕歸雲)이 뒤따른다. 학가산으로 구름이 돌아온다는 뜻이다.
학가산을 배경으로 서쪽에서 몰려오는, 그야말로 하늘을 가득 덮으며 몰려오는 구름을 보기라도 했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천변만화의 구름이 서녘하늘을 뒤덮으며 학가산을 향하여 파도처럼, 노도처럼 밀려오며 벌이는 한바탕 신명풀이를 보았다면 단 넉 자가 가지는 시의 감동을 이해할 것이다.
오죽하면 산의 이름이 ‘학이 끄는 수레(鶴駕)’일까.
학가산 정상에서 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학이 끄는 수레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감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학수레, 이 얼마나 멋진 풍류가 깃들여 있는 산 이름인가.
혹 그날 일기가 고르지 않아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해가 떠오를 무렵의 구름이 밀려오는 모습도 장관일 것이다.
학가산 가는 길은 명동 입구 삼거리에서 곧장 가면 서후면 소재지가 나오고 왼쪽 골짜기로 들어간 길을 따라 가면 이개리의 마당재를 넘어 자품리에 이른다. 여기서 광흥사, 애련사 가는 길을 가면 학가산에 오를 수 있다.
이향미 리포터 icebahpool@ori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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