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수 편집위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자료는 우리나라 공기업과 공기업에서 민영화 된 기업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일부 순환출자까지 동원한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재벌그룹들의 행태를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공기업과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이 고스란히 흉내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지정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63개인데 이 중에서 공기업집단은 12개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집단은 포스코, KT, KT&G가 있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출자전환 등으로 공기업화 한 기업집단으로는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이 포함된다.
공기업집단의 계열회사는 2011년 42개에서 올해 91개로 1년 만에 무려 49개나 늘어났다. 여기에다 부채비율은 158.8%로 민간기업집단 부채비율 98.8%보다 60%p나 높다.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기업집단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최근 5년간 계열사 증가속도가 재벌기업보다 2배 가까이 빠르다. 포스코는 2007년 23개에서 올해 4월 70개로 3배 넘게 치솟았다. KT는 같은 기간 19개에서 50개로 2.6배, KT&G는 6개에서 13개로 2배나 늘렸다. 이는 같은 기간 기업집단 전체 계열사 증가폭(2007년 1196개→1831개, 1.5배)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기업 행태 그대로 답습
이 과정에서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은 중소기업의 업종을 침범하거나 계열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하청 업체에 비용 떠넘기기 등 재벌기업들의 행태를 답습해 "재벌 뺨친다"는 비난여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다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기업 숫자를 늘려 쥐꼬리 만한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들의 수법까지 그대로 흉내를 내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 건설, 포스코 메이트, 포스코 에너지, 포스코 피엔에스 등을 동원해 순환출자 방식으로 계열기업을 늘렸다. KT는 비씨카드, 케이티 스카이라이프, 케이티 하이텔, 케이티 서브마린 등이 주요 순환출자 계열기업이다.
포스코는 주력인 철강 외에 자원개발, 소재산업, 신재생에너지 등에, KT는 통신분야 외에도 문화콘텐츠, 신용카드, 렌터카 등에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T&G는 계열사에 부동산 관련회사, 로제화장품, 소망화장품 등 화장품 회사에 이어 기업집단 공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본농원, 머젠스 등 농업회사법인도 있다. 게다가 이들 계열사에 대한 자금대여 및 차입, 채무보증이나 계약이행보증, 납세보증 등등 모범적인 출자구조와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행태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집단의 방만한 계열사 확장과 주력업종과 무관한 계열사들이 과연 공기업 민영화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공기업 시절 문제가 되었던 비효율성이 과연 없어져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낮아지고 품질은 좋아졌을까.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민영화 이후 이룩한 효율성의 과실을 국민들에게 얼마나 되돌려 주었는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과실을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와 임원들의 자리보전 등에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불편한 진실'의 확대경을 비춰보아야 할 것이다.
민영화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포스코의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약 9000만원, KT&G는 7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포스코의 사외이사 보수는 국내 주요 대기업 사외이사 보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벌체제 해소와 함께 공기업 지배구조 개선 이뤄져야
많은 국민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방만한 공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했던 공기업 민영화의 결과가 지금과 같은 재벌그룹 흉내내기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잘못된 것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미 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포스코나 KT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고 있는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우리경제가 건강한 체질로 세계화된 시장경제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벌체제의 해소와 함께 공공재를 담당하는 공기업 및 민영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역시 하루빨리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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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자료는 우리나라 공기업과 공기업에서 민영화 된 기업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일부 순환출자까지 동원한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재벌그룹들의 행태를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공기업과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이 고스란히 흉내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 지정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63개인데 이 중에서 공기업집단은 12개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집단은 포스코, KT, KT&G가 있고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출자전환 등으로 공기업화 한 기업집단으로는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이 포함된다.
공기업집단의 계열회사는 2011년 42개에서 올해 91개로 1년 만에 무려 49개나 늘어났다. 여기에다 부채비율은 158.8%로 민간기업집단 부채비율 98.8%보다 60%p나 높다.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기업집단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최근 5년간 계열사 증가속도가 재벌기업보다 2배 가까이 빠르다. 포스코는 2007년 23개에서 올해 4월 70개로 3배 넘게 치솟았다. KT는 같은 기간 19개에서 50개로 2.6배, KT&G는 6개에서 13개로 2배나 늘렸다. 이는 같은 기간 기업집단 전체 계열사 증가폭(2007년 1196개→1831개, 1.5배)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기업 행태 그대로 답습
이 과정에서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들은 중소기업의 업종을 침범하거나 계열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하청 업체에 비용 떠넘기기 등 재벌기업들의 행태를 답습해 "재벌 뺨친다"는 비난여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다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기업 숫자를 늘려 쥐꼬리 만한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들의 수법까지 그대로 흉내를 내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 건설, 포스코 메이트, 포스코 에너지, 포스코 피엔에스 등을 동원해 순환출자 방식으로 계열기업을 늘렸다. KT는 비씨카드, 케이티 스카이라이프, 케이티 하이텔, 케이티 서브마린 등이 주요 순환출자 계열기업이다.
포스코는 주력인 철강 외에 자원개발, 소재산업, 신재생에너지 등에, KT는 통신분야 외에도 문화콘텐츠, 신용카드, 렌터카 등에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T&G는 계열사에 부동산 관련회사, 로제화장품, 소망화장품 등 화장품 회사에 이어 기업집단 공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본농원, 머젠스 등 농업회사법인도 있다. 게다가 이들 계열사에 대한 자금대여 및 차입, 채무보증이나 계약이행보증, 납세보증 등등 모범적인 출자구조와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행태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집단의 방만한 계열사 확장과 주력업종과 무관한 계열사들이 과연 공기업 민영화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공기업 시절 문제가 되었던 비효율성이 과연 없어져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낮아지고 품질은 좋아졌을까.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민영화 이후 이룩한 효율성의 과실을 국민들에게 얼마나 되돌려 주었는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과실을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보수와 임원들의 자리보전 등에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불편한 진실'의 확대경을 비춰보아야 할 것이다.
민영화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포스코의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약 9000만원, KT&G는 7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포스코의 사외이사 보수는 국내 주요 대기업 사외이사 보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벌체제 해소와 함께 공기업 지배구조 개선 이뤄져야
많은 국민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방만한 공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택했던 공기업 민영화의 결과가 지금과 같은 재벌그룹 흉내내기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잘못된 것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미 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포스코나 KT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고 있는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우리경제가 건강한 체질로 세계화된 시장경제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벌체제의 해소와 함께 공공재를 담당하는 공기업 및 민영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역시 하루빨리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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