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탈퇴 … 거래부진·부실기업 퇴출 이어져
금투협, 원점에서 다시 검토 … 폐지 가능성 커
"프리보드 시장에 계속 있으면 소액주주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주게 되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했다." 올해 초 프리보드 시장에서 자진 탈퇴한 기업 IR(기업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프리보드에서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소액주주들에게 항의를 많이 받았다"며 "코스닥에 가기 전까지는 앞으로 만들어질 코넥스에서 기관투자자들과 자금조달을 계획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프리보드 기업들이 자진탈퇴, 거래실적부진과 불성실, 부실기업 등의 이유로 퇴출되면서 점점 감소하고 있다. 남아있는 기업들도 거래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 프리보드와 비슷한 성격의 제3주식시장, 코넥스의 등장이 가시화되면서 프리보드의 폐지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프리보드는 사실상 실패한 시장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들어오는 기업보다 나가는 기업이 더 많아 = 지난해 프리보드시장에 신규로 들어온 기업은 11개사였고 지정해제기업은 19개사였다. 이탈한 기업 중 10개사의 지정해제 사유는 공시미제출이나 영업정지, 부도 등이었다. 8개사는 거래실적부진으로 탈퇴됐고 1개사는 자진해서 지정취소신청을 했다. 올해도 17일 현재 3개의 기업이 들어왔지만 3개의 기업이 이탈했다. 2개사는 자진해서 나갔고 1개사는 거래실적부진으로 지정해제됐다.

프리보드시장이 2005년 초 69개사로 출범한 이후 2012년 4월 현재 기업수는 63개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동안 총 93개사가 신규로 들어왔지만 99개사가 퇴출 또는 자진취소로 시장을 이탈했다. 이 중 유가시장이나 코스닥시장으로 간 기업은 2개사에 불과했다.
◆거래부진 악순환 반복 = 프리보드의 지난 3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억1,630만원이었다. 매매체결률은 25%로 4건 중 1건만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
프리보드를 운영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월 조직개편 당시 프리보드부의 시장제도팀과 시장운영팀을 프리보드 관리실로 통합·축소하기도 했다. 실제 업무량이 많지 않아서다.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된 프리보드는 현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부실기업도 많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은 프리보드를 찾지 않고 이제 성장해야 할 중소·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계속 유지해야 하나 고민 = 프리보드시장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금투협 프리보드 관계자는 "프리보드시장의 존속여부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며 "프리보드의 폐지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보드는 경영적으로 나쁜 부실기업들도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단점이 있어 투자자보호가 사실상 어렵다"라며 "권하고 싶지 않은 기업들로 프리보드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거래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유지해야 할지 솔직히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송승한 프리보드기업협회 회장은 "프리보드는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소액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기능과 유통기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리보드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장외시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에서 그동안 프리보드 활성화방안을 논의하다가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다른 시장개설을 얘기하는 것은 좀 황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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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원점에서 다시 검토 … 폐지 가능성 커
"프리보드 시장에 계속 있으면 소액주주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주게 되어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했다." 올해 초 프리보드 시장에서 자진 탈퇴한 기업 IR(기업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프리보드에서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소액주주들에게 항의를 많이 받았다"며 "코스닥에 가기 전까지는 앞으로 만들어질 코넥스에서 기관투자자들과 자금조달을 계획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프리보드 기업들이 자진탈퇴, 거래실적부진과 불성실, 부실기업 등의 이유로 퇴출되면서 점점 감소하고 있다. 남아있는 기업들도 거래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 프리보드와 비슷한 성격의 제3주식시장, 코넥스의 등장이 가시화되면서 프리보드의 폐지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프리보드는 사실상 실패한 시장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들어오는 기업보다 나가는 기업이 더 많아 = 지난해 프리보드시장에 신규로 들어온 기업은 11개사였고 지정해제기업은 19개사였다. 이탈한 기업 중 10개사의 지정해제 사유는 공시미제출이나 영업정지, 부도 등이었다. 8개사는 거래실적부진으로 탈퇴됐고 1개사는 자진해서 지정취소신청을 했다. 올해도 17일 현재 3개의 기업이 들어왔지만 3개의 기업이 이탈했다. 2개사는 자진해서 나갔고 1개사는 거래실적부진으로 지정해제됐다.

프리보드시장이 2005년 초 69개사로 출범한 이후 2012년 4월 현재 기업수는 63개사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동안 총 93개사가 신규로 들어왔지만 99개사가 퇴출 또는 자진취소로 시장을 이탈했다. 이 중 유가시장이나 코스닥시장으로 간 기업은 2개사에 불과했다.
◆거래부진 악순환 반복 = 프리보드의 지난 3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억1,630만원이었다. 매매체결률은 25%로 4건 중 1건만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
프리보드를 운영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월 조직개편 당시 프리보드부의 시장제도팀과 시장운영팀을 프리보드 관리실로 통합·축소하기도 했다. 실제 업무량이 많지 않아서다.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된 프리보드는 현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부실기업도 많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제도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은 프리보드를 찾지 않고 이제 성장해야 할 중소·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계속 유지해야 하나 고민 = 프리보드시장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금투협 프리보드 관계자는 "프리보드시장의 존속여부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며 "프리보드의 폐지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보드는 경영적으로 나쁜 부실기업들도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단점이 있어 투자자보호가 사실상 어렵다"라며 "권하고 싶지 않은 기업들로 프리보드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거래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유지해야 할지 솔직히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송승한 프리보드기업협회 회장은 "프리보드는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소액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기능과 유통기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리보드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들에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장외시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에서 그동안 프리보드 활성화방안을 논의하다가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다른 시장개설을 얘기하는 것은 좀 황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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