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을”

서울 달동네 봉천동 ‘나눔의집’ 새해소망

지역내일 2001-12-31 (수정 2002-01-02 오후 2:54:57)
임오년 말띠해가 밝았다.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 관악구 봉천동도 새해 맞이에 분주하다.
지난 몇년간 봉천동만큼 큰 변화를 겪은 곳은 많지 않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지역 재개발로 슬라브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이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봉천동은 이제 수십년간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과 외지에서 입주한 이들이 함께 존재하는 ‘빈부격차’의 현장이 됐다. 부유한 상위 10%와 그렇지 못한 90%의 계층 분리가 선명히 나타나는 곳, 이 곳에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이 있다.
91년 나눔의 집(원장 송경용 신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이곳은 서울의 가난한 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이 상당부분 진행된 지금, 봉천동의 오늘은 예전보다 결코 낫지 않다. 94년부터 이 지역에서 봉사하고 있는 나눔의 집 남철관(32) 총무는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이 오히려 좋았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재개발이 시작된 후 예전엔 300만~500만원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던 이 곳에서 지하 월세방 구하기도 힘겨워졌죠.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자기 아이를 단층 슬라브집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근처 초등학교는 정원이 차지 않습니다.”
모든 이들이 ‘없이 살던’ 시절, 따뜻한 나눔이 있던 이 곳의 공동체도 상당부분 파괴됐다.
나눔의 집 고현정 간사는 “예전엔 이웃끼리 자연스레 주고받던 도움이 이제는 나눔의 집을 통해서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음식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분들 사이에서 ‘왜 네가 나보다 많이 받느냐’며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난과 부유함의 차이가 생기면서 더 나은 쪽으로 다가가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거죠.”
때문에 나눔의 집이 해야 할 역할은 아직도 많다. 대형 외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후원회를 조직, 가난한 독거 노인들에게 음식을 지원하고 일반 노숙자 보호시설에 입주하지 못하는 가족 노숙자들에게 삶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웃의 가난에서 한발짝 떨어져 ‘도움을 주는 것’은 진정한 나눔이 아닙니다. 가난을 나와 우리 가족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나눌 때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눔’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나눔의 집 김대술 신부는 새해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나눔’의 기쁨을 누리며 정신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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