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10년만에 ‘반토막’

지역내일 2012-03-28
제조업비중 줄어 창업 질도 하락 … 정부 혜택 1%도 못받아

충북지역 한 대학의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해온 박 모(3학년)씨는 최근 창업에 대한 꿈을 접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창직경연대회'의 유력 우승후보까지 올랐던 그의 창업아이템은 '멀티미디어 북 사업'. 전문가들로부터 기술적 가능성과 사업타당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졸업 선배들은 "제품·기술시장까지 대기업이 모두 쥐고 있다. 아이디어만으로는 안된다"며 그의 창업을 말렸다. 그는 "취업이 어려운 때문인지 창업을 시도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며 "열정과 끈기만 있으면 모험적인 사업을 시도해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인식돼온 청년창업이 10년새 절반 이하으로 줄었다. 창업분야도 제조업 비중은 낮아지고, 방문과외나 학습지교사 등 교육서비스업은 높아져 창업의 질도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7일 펴낸 'HRD리뷰' 최근호에 따르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2001년 87만7000여명이었던 청년층(15~34세)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42만6000여명으로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 중에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취업자 775만2000명) 11.3%에서, 2011년(취업자 659만7000명) 6.5%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중 자영업자 비중이 28.5%에서 23.1%로 완만하게 낮아진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창업의 질이 낮다는 점. 직종별로 보면 청년층 자영업자의 제조업 비중은 2001년 12.9%에서 2011년 4.8%로 8.1%p 감소했고, 도·소매업은 같은 기간 38.2%에서 22.1%로 16.1%p 줄었다. 반면 교육서비스업은 10년간 8%에서 19.1%로 11.1%p 증가했다.

청년층 자영업자가 자신의 최종학교 전공에 따라 창업한 비중은 41.3%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는 임금근로자의 전공일치 비중 51.9%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전문대졸 이상 청년층을 전공별로 보면 예술체육계열은 전공일치 비중은 71.8%였으나, 공학계열은 45.7%에 머물렀다.


지식서비스 창업대전에 등장한 뽀로로 지난해 지식서비스 창업대전에서 여고생들이 애니메이션 뽀로로 제작사인 오콘 부스에서 3D 애니메이션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청년층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도 취약했다. 이들의 42.6%는 국민연금 미가입 상태에 놓여 있다. 가입자조차 대부분 사업장 가입자가 아니라 지역가입자다. 이처럼 낮은 사회보험 가입률은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해 재기를 어렵게 만든다.

정부가 그동안 청년창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실제로 정부의 보조나 지원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받는 청년층 자영업자는 0.4%에 불과했다. 청년층은 담보능력이 취약해 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을 받는 비중도 8.7%였다. 청년층 자영업자의 64.3%는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목돈으로 사업자금을 조달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재호 전문연구원은 "청년층의 도소매업 창업비중이 줄어든 것은 대기업 진출 때문이고, 교육서비스업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과외를 지속하는 때문일 수 있다"며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청년창업정책이 실효를 얻으려면 청년창업 감소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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